한밤중에 도시락을 챙겨 떠나는 대간길에 바보는 광주까지 같이 가서
도시락을 챙기고 나를 비엔날레주차장까지 데려다 준다.
광주에서 할 일이 없는 그에게 미안하여 혼자 가겟다고 하지만 바보는 번번히 따라온다.
탐방금지구간을 만나 대간 팀의 산행도 고민이 많다.
나야 인증을 해도그만 안해도 그만이지만 인증을 꼭 해야 하는 이들이 잇어 집행부는 걱정이다.
올해는 1월만 하고 2,3월은 쉬고 4월에 다시 하기로 한단다.
비교적 거리가 짧은지 새벽 3시 출발이다.
도시락을 미리 준비해 주면 나 혼자 광주로 바로 가겠다고 한다.
12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하겠다고 하면서 내게는 얼른 자라고 한다.
침대에 눕지만 잠이 든건지 안든건지 비몽사몽이다.
두어번 일어나 확인하다 1시 10분이 안되어 집을 나선다.
2시가 막 지나 광주에 도착한다.
산에서나 산행 후나 술을 안 마실 자신이 없어 차를 아파트 앞에 차를 두고 카카오 택시를 부른다.
차는 금방 배치되어 서둘러 옹기집앞으로 뛰어간다.
2시 반이 안 되어 출발장소에 도착한다.
배낭을 두고 주차장을 두 바퀴 돈다.
커다란 트럭이 들어오기도 하고 가방을 든 이가 와 탑차에 시동을 걸고 한참 머물러 있다.
50분이 되어 배낭에 가니 여럿이 서 있다.
동양 처음 햇빛이 탄 15인승 솔라티도 금방 온다.
모두 왔는데 한 분이 안와 전화를 하고 금방 오겠다더니 더 기다린다.
차는 열심히 달린다. 난 한줄 의자에 앉아 잔다. 가끔 어깨가 아파 깬다.
안동휴게소에서 멈춰주는데 난 나가지 않는다.
풍기읍 김밥나라에서 된장찌개를 먹고 다시 40분 정도 고갯길을 오른다.
난 또 잔다.
7시 반이 다 되어 고치령에 닿는다.
돌표지를 보니 한번 와 본 곳이다.
바람이 차지 않아 여유를 부리며 짐을 단속하고 윤회악수도 하고 기념촬영도 한다.
정팀장이 앞서가니 편하다.
길도 편하다. 비탈에 눈이 보이기도 하지만 능선 등로는 눈이 없이 낙엽 만이다.
해는 오른쪽에서 떠 오르는 걸 보니 북진하는 모양이다.
남을 따라다니기만 하는 산행은 동서분간도 모르고 어느 땅인지도 잘 모르겠다.
어느 순간 처음이 치고 나간다. 잠깐 쉬는 사이 난 앞서 가 일을 본다.
밤중에 출발하는 산행의 고약한 점 중 하나가 배설이다.
한 시간 반쯤 걷다가 간식을 먹는다. 햇빛이 아로니아 빨간 술을 준다. 맛있다.
내가 연장자라고 더 따뤄준다.
눙이 듬성듬성 남아있는 능선을 빠르게 내려간다.
앞쪽에 덩치 큰 산봉우리가 버티고 서 있다.
오르기 전에 고개인데 마구령이다.
새로 조림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하얀 눈밭 위에 서 있다.
차가 넘어가는 고개였는데 숲으로 복원하는 것 같다한다.
아직 10시 반이 되지 않았는데 앞 봉우리만 오르면 오늘 길이 멀지 않으니 점심을 먹자한다.
사진을 찍고 바람없는 점심 자리를 찾아 왔다갔다 하다가 나무 사이에 길게 앉는다.
현무장의 정종이 아직도 따뜻하다. 바보의 김밥은 많다.
일어나 덩치 큰 산을 오른다.
다행이 오른 능선을 돌아가는 길은 그리 급하지 않다.
산이 높은지 눈이 남아있다.
몇번이나 오르고 오르다가 평지가 나타나 숨을 고른다.
정상이랄 것도 없고 표지석도 없다. 조망이 없는 산행이다.
다시 앞쪽으 작은 봉우리에 닿으니 갈곶산 이정목이 나무에 기대있다.
인증장소라고 바쁜 사이 이정목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난 이정목을 어깨에 기댄다.
누군가 십자가를 맨 듯하다고 한다.
(검은 옷에 웃는 모습의 난 십자가에 매달린 고통스런 모습이 아니다.)
20여분 바쁘게 눈과 낙엽이 쌓인 비탈을 내려가니 와 본 늦은목이이다.
먼저 차를 가지러 간 동양과 처음이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하여 상운사에
생달마을까지 걸어내려간다.
오전약수 이정표가 보인다. 가 보았던가?
민박이 있는 산촌마을을 지나는데 굴참나무보호수가 있다하여 멀리서만 본다.
2시 20분이 안 되어 저수지 끝 마을 입구에서 산행이 끝난다.
잠깐 기다리니 우리 솔라티가 온다. 맥주부터 마신다.
영주시에 가 목욕을 하고 또 맥주를 마시고 광주로 오면서 잠 잔다.
잠자는 사이사이 일정 속도로 달리는 운전기사 동양이 고맙고 대견하다.
용봉동 참숯총각집에 7시 반이 안되어 도착해 삼겹살에 술을 마신다.
사라님이 생일이라 하여 초코파이로 축하를 하고 몇이 대리비로 만원짜리를 낸다.
운동하고 식당 앞을 지나던 흥사단 간부 세명이 들어와 술 한잔 마시고 오만원짜리를 내고 간다.
버스를 타고 가려다가 취해 택시를 불러 집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