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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NOMO)족(族)으로 살고 있는 가?]
‘나 할배(할멈)아니거든’(No More Older)신드롬! 요새 노인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호칭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지하철 안에서나 공공장소에서 할아버지, 할머니하며 특별한 관심을 보여주는것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중장년의 사람들은 늙어 보이는 모습이 싫어서 나이보다 어리게 입고 가꾸는 다운 에이징(down aging)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필자가 처음 사용하는 노모족(NOMO:No More Older, 나 할아버지 아니거든)이라는 용어가 있다.
늙어가면서 사회는 물론 아내들이 남편을 조롱하는 말투로 “근심덩어리, 짐 덩어리, 걱정덩어리, 원수덩어리”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는 자기성찰의 의미가 있다.
100세 장수시대를 살아가는 노신사의 품격을 나타내는 말로서 “나 아직 늙은이 아니야!”하며 할아버지의 티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의 신조어이다.
부유하고 윤택함, 생산적 활동, 독립적, 미래지향적 젊음, 건강, 적극적인 사회참여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개념이다.
신 노년층은 나이를 잊고 건강하게 노후를 즐기고 싶다는 동기가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이상의 표현들은 경제적 여유와 소비의 즐거움으로 모아지는 업계의 판촉활동과 무관치 않다.
은퇴로 여유로워진 시간을 새로 경험하고 감동하고 추억을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이다.
소비생활과 여가취미활동, 문화활동을 활기차게 벌리며 즐기려는 노인세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신조어들이다. 그 만큼 중년. 노년층들의 생활모습이 변하는 것이다.
사실 필자가 미국, 캐나다, 일본 등지를 여행하다 보면서 느낀 점은 노년기 사람들의 활기찬 생활 모습들이었다.
그들이 즐기는 스포츠, 패션, 여행, 여가생활 모습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듯하였다.
후기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선진국 사람들은 결혼, 교육, 취업, 여가 등 인생의 중요한 일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가족 중심, 개인 중심의 생활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면 노모족들은 어떤 라이프스타일과 생활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노년기에 인간의 행위, 사회구조 속에서 노인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생존해가는 가를 신 노년입장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와관련해 미국, 영국, 일본의 신 노년들이 소극적 삶을 벗어나서 적극적으로 제2의 삶을 개척해가는 모습으로
(1)노화 및 생명 관, (2)건강 및 몸 관리, (3)나이에 대한 인식, (4)경제활동과 소비생활, (5)노후설계 및 준비,
(6)생활의식과 태도, (7)가족관계, (8)사회관계, (9)교육. 문화,(10)레저 활동 및 취미생활, (11)유행에 대한 인식 등 창조적 삶의 모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노화 및 생명 관
과거의 노년기는 노화 자체를 막을 수 없는 비가역적 대상으로 여겨왔다. 운명적생명 관, 아니면 수명의 제한성속에서 막연한 수복강령을 갈망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요새 신노인들 즉 노모족들은 노화를 가역적 혹은 억제 가능한 상태로 받아들이며 능동적이며 도전적으로 건강하게 보내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조 되어온 단순한 장수가아니라 건강하게 행복하게 사회활동하면서 살아가는 생명관이 자리 잡고 있다.
잘사는 것, 웰빙의 개념이 작용하면서 건강한 생명연장의 기대감속에 삶의 질을 추구하고 있다.
평생 늙지 않고 아름답게 살아간다는 어모털(amortality)족으로 살아가려는 욕망을 보인다.
2. 건강 및 몸 관리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건강유지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거나 질병에 대한 두려움, 병약한 신체 등을 떠올리며 살아왔다.
하지만 노모족들은 다차원적인 ‘생물심리사회-영성’차원의 건강한노후를 추구하고 있다.
자연히 젊어지려는 욕망 속에 안티에이징(anti-aging) 혹은 노화 감추기 시장도 형성되고 있다. 즉 자기 몸을 깎고 넣고 빼는 ‘내 몸 공사’ 혹은 얼굴재건 수술을 마다하지 않는다.
피부 주름을 방지하는 자외선 차단제, 스킨파워, 세포재생, 피부탄력 등의 피부 노화를 방지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
힐링 열풍 속에서 자기만의 건강한 신체, 몸관리를 해가는 건강 제일주의로 살아가고 있다.
몸은 노동력으로서의 존재뿐만 아니라 자기를 평가하는 ‘상징적 자본’으로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3. 나이(년령)에 대한 인식
늙어가지만 달력(햇수) 나이가 아니라 생체나이(bio-age) 혹은 건강나이와 사회적 나이를 확대유지하려고 한다.
가능한 나이를 잊고 살려는 욕망이 강한 가운데 나이 어려보이기, 동안(童顔)의 모습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동안에 열광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젊어 보이기 열풍은 매우 뜨겁다.
몸 관리에 따라 동갑나이라도 30년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면서 나이 감추기에 열중이다.
어떤 노인은 70을 넘었지만 너무나 젊어서 나이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청년인 듯한 몸매를 자랑한다.
그 만큼 나이의 의미는 점점 정의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모족들은 단순한 연령은 의미가 없다면서 된장독 할배, 할멈의 모습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4. 경제활동과 소비생활
과거에는 일벌레 혹은 평생직장에서 탈 없이 근무하는 것이 제일목표이고 은퇴는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 했다. 또 대부분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생활이었다.
그러나 노모족은 일과 삶의 균형, 경제적 여유, 소비의 즐거움, 생산적 노년생활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승자독식 사회에서는 경제력이 좌우한다는 철저한 경제관을 가지고 자급자족 정신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제력에 따라 맛있는 음식, 옷 입는 수준이 과거 세대와 많이 다르다. 소비의 즐거움을 통해 자기 충족감,
자기욕구의 실현 등 화끈하게 입고 먹는 것을 즐긴다. 소비주도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노년 소비층을 ‘네오 실버 소비자’라고 말한다. 네오 실버(neo silver)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며 소비에도 적극적인 신세대와 장․노년층을 일컫는 말이다.
청바지를 착용하고 입맛 살려 주는 음식점도 점찍어 놓고 다니는 노년층이다. 노모족들 역시 어느 정도의 재산을 확보하고 있어 고급 브랜드와 소비생활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계층이다.
5. 노후설계 및 준비
인간의 소유욕과 물질적 욕구는 끝이 없는 일이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가족경제 한계 내에서 자녀를 부양하는 자세로 살아왔고 또 그로 인해 노후 준비를할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노모족들은 노후 문제는 자신이 책임진다는 의식을 지니고 있다. 경제력이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으로 여기며
노후생활에 대비하고 있다. 노후자금 준비는 물론 생애주기별 노후설계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독립적 생활의식이 강하다.
그 예로서 자식들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 생계를 꾸려가는 노인이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자식들에 의존한다는 비율이 72.4%였으나 이제는 30%로 이하고 크게 줄고 있다.
이는 부모 부양 형태가 서구식으로 변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돈방석 깔고앉아 늙어가는 것보다 더 건강하게 가치 있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데 관심이 높은 것이다.
노인이 돼서는 지갑 속에 황금색 지폐(5만원권) 몇 장이 있어야 사람대접 받는다는 의식이강한 노인층이다.
6. 생활의식과 태도
구시대 노인들은 보수적인 의식과 행동, 몸에 밴 검소한 생활, 가정과 사회에 대한 의존적인 노후생활이었다. 하지만 노모족들은 적극적으로 자기삶을 개척하는 자율 자립심이 강한 편이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도 자기 만족감 충족, 품격 있는 삶의 질 을 추구하는등 열린 시각을 가지고 있다.
노년기에 찾아오는 고독감, 외로움, 그리고 슬퍼도 힘들어도 괜찮아 하는 자기암시 속에 훈남 노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내 취향에 맞게 슈퍼마켓, 백화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고, 먹고 또 그것을 즐기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다.
개인주의 경향 속에 ‘자기애적인 내향성 보다는 ’외적인 자기 역량’을 중시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자유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 삶의 태도를 보인다.
7. 가족관계
전통적 가족 형태는 부모-자식 간의 수직적 관계의 ‘경노효친’ 사상이 지배해 왔다. 혈연적, 씨족적, 대가족 형태의 가정문화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부부중심의 가족, 수평적 가족관계의 형성, 핵가족화 되는 가정변화를 맞고 있다.
사회문화적으로 혈연 지역 중심에서 이제는 동호회, 사교중심으로 네트워크화되고 있으며 취미,
여가 활동은 주로 인터넷 가입 동호회원들과 즐기는 등 많은 노인들이 홀로 살아가기가 대세를 이룬다.
과거처럼 부모로서 자식에게 모든 것을 물려주고 돌봐줘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위한 투자와 소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른바 ‘통큰족’(TONK: Two Only, No Kids)이라는 말이 이를 반영한다. 통큰족은 자식들에게 기대하지않고 부부만의 새로운 인생을 추구하려는 신세대 노인층을 의미한다.
자녀 없이 부부끼리 살거나 홀로 사는 독거노인 숫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힘들 때 햇살 같은 따뜻함과 사랑을 나누는 가족관계가 요즘 들어와 크게 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8. 사회관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30대 전후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직장 및 직업의 위계적 구조 속에서 살아왔다. 지연, 학연 등 연줄관계속에서 사회적 파워를 유지하는 ‘관계지향형’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노모족들은 은퇴 후 자연히 엄격한 지위와 역할에서 벗어나 비구속적 자유함을 추구하고 있다.
수평적 인간관계를 중시하며 동호인 활동 등 주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사회적 자본을 확대 해 간다.
젊어서 매진하던 ‘경쟁우위’ 자세에서 은퇴 후는 자기중심의 ‘적응우위’의 삶으로 바꿔가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살아온 생업과 경험으로 특정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며 사회적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인들 손에 우주와 연결되는 스마트 폰을 끼고 세상과 소통하거나 노인 단체들과 함께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사회적 발언도 높여가고 있다.
9. 교육. 문화
일반적으로 배움에는 일정한 단계가 있어서 30대 이전까지는 공부하기를 끝내야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문화예술에 대한 소비수준 역시 제한적이고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학문적 비판의식이나 두뇌활동이 약해진다는 의식이 강하였다.
인간의 지능지수(IQ), 감성지수(EQ), 호기심 지수(CQ: curiosity quotient)도 떨어진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노모족들은 공부의 신(神)이 되어 뇌가 없는 노인은 되지 말아야 한다는 평생교육의식이 강하다.
인생의 모든 순간을 학습하는 자세로 높은 창의적인 활동을 추구하고있다. 뇌의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외국어 배우기, 그림그리기, 강좌듣기 등 평생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노래 교실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에도 참가한다.
뇌가 건강해야 치매도 걸리지 않는다면서 컴퓨터 앞에서 자료 검색을 마다하지 않는다. 아니면 발레 ‘지젤’이나 ‘호두까기 인형’을 즐기고
아니면 헨델의 ‘메시아’ 노래에 심취하기도 한다. 사실 뇌를 자극하는 일은 젊어지는 비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10. 레저 활동 및 취미생활
과거 사람들은 여가와 취미생활이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있다면 일하는 재미로 처자식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생활이었다.
그러나 노모족은 노년기를 황금기로 생각하고 어디서나 살아있는 기쁨,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가는 여가와 취미생활을 추구한다.
시간을 내서 노래 배우기, 도자기 굽기, 조각, 그림그리기 등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70대이지만 주어진 보너스 시간을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노년층들이다.
11. 유행에 대한 인식
젊은이들은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늙어서는 추하게 보일 수 있다. 구시대 사람들은 유행에 둔감하거나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아니면 유행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삶이었다.
하지만 노모족들은 늙었지만 타인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며 관심을 끄는 유행에 매우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
인기 있는 패션스타일로 의류, 신발, 악세사리, 메이크 업 또는 패션스타일의 독특함을 추구한다.
특히 여성들은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에 마음이 쏠리기도한다. 외양이 곧 인격이라며 작은 것 하나라도 남들과 차별화하려 예술 감각을 보인다.
60대 노인들이지만 옛날 유행하던 20대 후랏바 처럼 입고 머리를 염색하고 놀기를 좋아하며 개방적인 사고로 살아가는
‘후랏바’(flapper: 1920년대의 신여성, 말괄량이, 왈가닥) 같은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유행의 초기 수용자로서 나만의 캐릭터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다.
결론적으로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기존의생활 스타일에 변화는 물론 정치경제 사회 모든 영역의 패러다임 전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나이든 신체를 극복하면서 또 다른 나를 찾아나서는 신노인들의 변신이 아름답다.
노인들 대부분이 질병, 빈곤, 고독과 소외 등으로 ‘황혼 병’에 걸려 있는 상태지만 신노인들은
주어진 러닝타임 안에서 자기만의 삶을 재구성하며 참을 수없는 무의미한 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바꿔가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노모족들은 생산적 노년, 사회적 파워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노년의 삶이 성공적인지 실패한 것인지의 여부는 어떻게 건강하게 즐거움을 창조해 가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사람은 생긴 대로 노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노는 대로 운명이 결정된다는 사실에서 노모족의 생활태도와 의식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에게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우 정 著>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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