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물이 흐르다가 완만하면 쌓이고 막이면 혼탁해지고 또한 썪게 됩니다. 물이 흐르다가 둑에 막히면 멈추고 그때 혼탁과 함께 썪기 시작합니다. 생수가 될 수 없으며 마실 수도 없습니다. 흐르기에 맑은 물이 되고 흐르기에 생명수가 됩니다.
한편 둑에 머물던 물, 비록 혼탁하여지고 썩은 물이라도 둑을 터뜨리고 흘려 보내기 시작하면 이미 정화가 시작되고 얼마있다가 그물을 생명수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둑이 막혀 있습니까? 둑을 터십시오. 장애물이 있습니까? 장애물을 건저 던져 버리십시오. 무엇인가 막혀 있습니까? 그것을 뚫으십시오. 장애물을 혼자 건저 낼 수 없다면 다른 이를, 또 더 많은 이와 함께 그 장애물을 걷어 내십시오. 그러면 흐르고 새롭게 될 것입니다.
용서는 그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것입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 걸림돌, 그 장애를 내가 걷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두터운 둑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가 무엇인가를 하기를 바라기 보다 내가 먼저 그 걸림돌, 장애를 털어 버려야 합니다. 걸림돌을 걷어내고, 장애를 털어버리면 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용서한다는 것은 장애를, 그 둑을 트고 털어버리는 것입니다. 그 둑이나 장애는 나의 삶에 생명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왜 그 둑과 장애를 껴안고 있는 것인가요? 왜 그 둑 속에 갇혀서 사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둔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나는 둑을 무너뜨릴 힘도 있고 걸림돌도 드러낼 힘이 있습니다. 둑을 바라보고 그 장애를 털어버리십시오. 바라보는 그것이 굳음으로 힘들어, 그리고 괴로워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용서는 흐르게 하는 것. 그것을 기꺼히 흘려 버리는 것입니다. 둑부터 장애부터 그리고 걸림돌을 치우는 것입니다. 그것을 치워버리십시오. 다른 곳으로 멀리 던져 버리기 바랍니다. 그리고 내 생명의 물의 원천이 흐르게 하기를 바랍니다. 그 둑을 터 버리고, 그 걸림돌 장애를 치우면 자연히 물을 흐르고 생명수가 됩니다.
용서. 무엇보다도 붙잡는 그 무엇, 그 대상, 그를 내게서 치우는 것입니다. 그것이 잘났든 못났든 필요 불요나, 가지고 싶던 아니던 그것을 털어버리고 그 장애를 벗어 던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히 용서의 흐름으로 나아갑니다.
용서는 흐름, 흘리는 것입니다. 어제 있던 것도 흘리기 바랍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도 결국 흘러 갈 것입니다. 기꺼이 흘러 보낼 수 있는 믿음과 용기, 실천 그것이 용서가 됩니다.
목요일 용서입니다. 어제의 좋은 것 싫은 것 불편한 것 원망스러운 것도 설령 나를 행복하게 했던 것까지 흘려 보내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 흘림에서 새로운 좋은 샘에서 생수가 흘러 나옵니다. 그렇게 생수가 흐를 때 우리는 모두 용서할 수 있습니다.
주님, 오늘 흘림에 마음을 두게 하소서. 그 흘림으로 시작하게 하소서. 그 흐름을 통해서 생명수를 얻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