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장 -[깨달음이 없으면 참맛도 없다]
栽花種竹 玩鶴觀魚 又要有段自得處
재화종죽 완학관어 우요유단자득처
若徒留連光景 玩弄物華 亦吾儒之口耳 釋氏之頑空而已
약도류련광경 완롱물화 역오유지구이 석씨지완공이이
有何佳趣
유하가취
꽃을 가꾸고 대나무를 심으며
학을 즐기고 물고기를 바라보는 데도,
그 가운데 일단의 스스로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헛되이 경치에만 탐닉하여
겉모습의 화려함만을 감상하고 즐긴다면
이는 우리 유가에서 말하는
입과 귀로 하는 학문(口耳之學)이요,
불가에서 말하는 완공(頑空)일 뿐이니,
무슨 아름다운 멋이 있겠는가.
[해설]
꽃과 대나무를 가꾸고
학과 물고기를 기르며 감상하는 것은 좋으나
그냥 좋아하지만 말고
수양하는데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구이지학(口耳之學)이란
양자(楊子)의 법언(法言)에 ..
小人之學也入乎耳出乎口 口耳之問則四寸耳 曷足以美七尺之軀乎
소인지학야입호이출호구 구이지간즉사촌이 갈족이미칠척지구호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 입으로 나간다.
입과 귀 사이에는 네 치일 뿐이니 어찌 족히 일곱 자의 몸을
아름답게 할 수 있으리요'란 구절이 있다.
또 완공(頑空)이라 함은
소승불교의 견해로 '만물은 일체의 공'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사람을 피하고 세상을 등짐으로써
홍익인간의 정신이 결여된 완고함을 뜻한다.
비록 세속을 떠나
은둔생활을 즐긴다 하더라도
자연속의 참진리를 터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 뜻이다.
*
구이지학(口耳之學) :
마음으로 깨닫지 못하고 귀로 들은 것을
그저 입으로만 주워 섬기는 학문
*
완공(頑空) :
세상만물을 일체 공으로 보는
소승불교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