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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좀 우습고 황당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는 프랑스 영화 한편을 보았다.
작년에 이웃이신 아카시아향님의 소개글을 읽고 궁금해져서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챙겨봐야지 마음먹고 있었는데,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이 영화 팸플릿을 보는 순간, 마치 향님을 만난 듯 반가운 마음이 되어
막 개봉한 영화를 서둘러 보았다.
영화의 원제는 'Un Baiser S'il Vous Plait'로,
불어를 모르지만 사전을 찾아보니, '부디 제발 키스 한번 만~'의 의미가 된다. ^^
영화는 제목에서 말하는 단 한 번의 키스로 인해 남녀 간의 운명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를
코믹한 유머와 세심한 연출로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다.
업무차 낭트에 갔던 디자이너 에밀리는 택시도 없는 한적한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가브리엘의 도움을 받아
그의 차를 얻어타고 숙소로 오게 되어 그것을 계기로 그와 함께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낸다.
아쉬운 마음으로 헤어지려는 순간, 가브리엘이 가볍게 굿바이 키스를 하려하자
에밀리는 자신도 키스를 하고싶지만 안하는 것이 좋겠다며 애써 사양한다.
그 이유로 키스에 얽힌 에밀리 친구의 특별한 사연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가브리엘은 호기심이 생겨 간단하게만 그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고,
결국 에밀리는 밤이 깊도록 그 친구의 사연을 이야기해주게 된다.
그 친구, 주디트(비르지니 르도엥 扮)는 남편과도 사이가 좋고,
서로의 연애 상담까지 솔직하게 해줄 수 있는 동성 친구같은 남자 친구 니콜라(엠마뉴엘 무레 扮)가 있다.
어느날 애인과 헤어진 니콜라가 애정 결핍을 호소하며 주디트에게 도움을 청하자
친구끼리 돕고 살아야지, 친구 좋다는 게 뭐냐며 주디트가 허락한 둘 사이의 가벼운 키스를 시작으로
두 사람의 관계와 생활은 걷잡을 수 없이 큰 변화를 겪게 되는데....

위 포스터 장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야기 속 이야기의 남녀 주인공 주디트와 니콜라가 처하는 상황 자체도 참 엉뚱하고 황당해서
실소를 머금게 하지만
그 어처구니 없는 상황 속에서
머뭇머뭇 무척 어색하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천연덕스럽게 할 일(?)은 다하고 마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 상태가 무척 코믹하게 그려져,
영화를 보는 동안 계속해서 피식피식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
주,조연을 떠나 각자의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좋고,
단순하지만 깔끔,명쾌한 감각적 대사도
니콜라 역의 연기와 각본까지 담당한 팔방미인 엠마뉴엘 무레 감독의 섬세한 손길로
이 유쾌한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해 꼭 포스팅하고싶게 만들어버린,
장면마다 조화롭게 흐르는 멋진 클래식 음악들이다.
오프닝에 나오는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을 시작으로,
주디트 남편이 열렬히 좋아하는 음악가로 등장하는 슈베르트,
모짜르트의 터키 행진곡,
또 특히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 '스쿠프(Scoop, 2006)'에서도 메인 테마곡으로 조화로왔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中 '작은 백조의 춤'이 주디트와 니콜라의 主 테마곡으로 등장하며
적재적소에서 분위기를 살린다.
이 탁월한 선택의 음악들은 영화를 더욱 생동감 있고 풍성하게 만들며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코믹 로맨스 영화의 무게 중심을 적절하게 조절해주고 있다.
그리고..
"키스를 나누기 전에는 가벼울지 무거울지 아무도 모르쟎아요."라는 에밀리의 대사와 함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키스신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진지한(?) 마지막 에밀리와 가브리엘의 키스신은 인상적으로 긴 여운을 남기며
영화를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요즈음 젊은 청춘들이 보여주는 키스의 남발에 경종(?)을 울릴 수도 있겠다는 뜬금없는 생각과 함께,
가벼운 듯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 영화를
특히 젊은 연인들에게 추천하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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