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를 하기로 작정하고부터
... 2021년 2월 4일 일기 참조
참으로 신기한 것은
유튜브로 즐겨 듣던 정치 평론이나
심지어 목사님들의 말씀 또한 더는 내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침마다 깨우치시되 나의 귀를 깨우치사 학자들 같이 알아듣게 하시도다
주 여호와께서 나의 귀를 여셨으므로
내가 거역하지도 아니하며 뒤로 물러가지도 아니하며"(사 50:4~5)
맛있는 것들과 빛난 것들이(계 18:14) 가득한
유튜브 영상 속에서 나의 관심사는 오직 영어 강의뿐이었기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다엘이가 보던
영어 교재로 공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시로 강의를 들으며 따라 하고 귀로 새기는 내 모습에
진작 이렇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이렇게 한 두 해가 지나면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상상하며 미소지어 본다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롬 15:13)
이럴 때마다 예수님 믿기를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껄끄러운 기억이지만
미스터리의 그녀가 내게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 참조
지금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모르긴 몰라도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평소 음주가무를 즐겼으니
살아 있다면 성인병 약을 달고 사는 중년의 모습일 것이고
결혼을 했다면 바람기 때문에 가정은 파탄이 된 형국일 것이다
그렇게 인생의 낙을 음주가무로 보내고
매주 로또 복권을 사서
한 주를 당첨될 희망으로 보내고 있을 내 인생을
기묘한 방법으로 주님을 만나게 하시고
이십 년을 지하철 전도자로 살아오게끔 하신 주님의 역사.
이제 주님께서는 나를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답게
당신께서 쓰시기에 더 좋은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뒤늦게 공부까지 하게 하시고 그 소망으로 살게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특히 요즘같이 코로나로 전 세계가
팬데믹에 허덕이고 있을 때
생계에 얽매이기보다는 그보다 차원 높은 소망으로 살게 하신다는 것은
분명 예수님을 잘 믿고 있다는 증거요 십자가의 능력이라는 것을 알도록 한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강북 미아동에 있는 수유 시장은
내 생애 가장 힘겨울 때 살았던 곳이요
그때 겪은 힘겨움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마사지 사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70일간의 광야 생활 참조
요즘 아내는 또(?) 이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근린 시설이 없는 동네에서 사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고
언제까지 남의집살이 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이사를 생각하게 한 것이다
마땅히 갈 곳도 없으면서
이사를 계획한 아내가 무모해 보이긴 했지만
지금까지 아내가 계획한 것은
모든 것이 합력하듯 이루어졌기에 나는 그저 순종할 뿐이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온 가족이
예전 살던 동네를 돌아다니며
수락산역을 거쳐 가장 힘든 기억이 있었던 미아동으로 향했다
고마웠다! 상계동아... 참조
당시 아내의 동의 없이
나는 단지 교회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살 집을 계약했는데
그것이 내 인생 가장 힘든 시기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매우 가파른 미아동 고바위 길을
마을버스 비용 아낀다고 밤낮으로 걸어 다녀야 했고
아내는 아내대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어린 두 아이를 키워야 했다
당신 나는 카드 배송으로 벌어오는 수입이 고작 40~50만 원이 전부였는데
생계를 위해 아내는 돌도 지나지 않은 사랑이를 어린이집에 맡겨두고 일을 다녀야만 했다
그렇게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가 부담 없이 다니던 것이 수유시장이었던 것이다
감회가 새로워 그곳에 들러
아이들에게 당시 이런 일이 있었다면서 추억을 이야기해 주었다
"내 고초와 재난 곧 쑥과 담즙을 기억하소서
내 마음이 그것을 기억하고 내가 낙심이 되오나
이것을 내가 내 마음에 담아 두었더니 그것이 오히려 나의 소망이 되었사옴은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애 3:19~22)
사실 지금 상황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와 비교하면 나는 지금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를 알아야 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대학 과정을 밟고 있지..
평생 써먹을 수 있는 마사지 기술을 소유했지..
내 매장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번듯한 사업장이 있지..
"사람은 젊었을 때에 멍에를 메는 것이 좋으니
혼자 앉아서 잠잠할 것은 주께서 그것을 그에게 메우셨음이라"(애 3:27~28)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처럼
그런 고생이 있었으니
지금처럼 없는 가운데서도 웃고 지낼 수 있는 여유가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