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백후조(松柏後凋)
소나무와 잣나무는 나중에 시든다는 뜻으로, 선비의 곧은 지조를 말한다.
松 : 소나무 송(木/4)
柏 : 잣나무 백(木/5)
後 : 뒤 후(彳/6)
凋 : 시들 조(冫/8)
출전 : 논어(論語) 자한(子罕) 第九
이 성어는 논어(論語) 자한(子罕)편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추운 겨울이 된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子曰:歲寒, 然後知松柏之後彫也。
(論語 子罕第九 二八 范祖禹)
[논어집주]
범씨(范氏; 范祖禹)가 말하였다. “소인이 치세(治世; 태평성세)에 있어서는 군자와 다를 것이 없으나, 오직 이해를 당하고 사변(事變)을 만난 뒤에야 군자의 지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范氏曰:小人之在治世, 或與君子無異, 惟臨利害遇事變, 然後君子之所守可見也。
사씨(謝氏; 謝良佐)가 말하였다. “선비가 궁할 때에 절의(節義)를 볼 수 있고, 세상이 어지러울 때에 충신을 알 수 있는 것이니, 배우는 자들이 반드시 덕을 갖추게 하고자 한 것이다.”
謝氏曰:士窮見節義, 世亂識忠臣, 欲學者必周於德。
(論語集注 卷五)
또한 사기(史記) 卷061 백이열전(伯夷列傳)에도 나온다.
공자가 이르시기를, “사람은 추구하는 도가 같지 않으면 서로 꾀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이 말은 또한 각자 자신의 의지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子曰 : 道不同不相為謀, 亦各從其志也。
그래서 이르시기를, “만약 부귀가 구할 수 있다면 비록 비천한 견마잡이라도 나도 그것을 할 것이니라. 만약에 구할 수 없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라 하리라.“고 하셨다.
故曰 : 富貴如可求, 雖執鞭之士, 吾亦為之。如不可求, 從吾所好。
또한 “날씨가 차가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뒤에 시든다는 것을 안다.”고 하셨다.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凋。
세상이 모두 혼탁하면 청렴한 사람이 드러나니, 어찌 사람이 중히 여기는 것이 저들과 같으며, 그들이 가벼이 여기는 것이 이와 같겠는가? 군자는 세상에서 죽고 나서 이름이 불리워지지 않는 것을 싫어한다.
舉世混濁, 清士乃見, 豈以其重若彼, 其輕若此哉? 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
(史記/卷061 伯夷列傳)
⏹ 이하는 황종택의 송백후조(松柏後凋) 글이다
숲의 이로움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숲은 자연 자원의 곳간이자 맑은 산소를 공급하는 공장이다.
물을 저장해 둘 수 있는 거대한 녹색 댐이고, 소음과 바람을 막아주는 방음 방풍의 역할과 여러 재해를 방지해주며,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다. 그러하기에 숲은 미래의 우리 후손들에게 고이 전해줘야 할 고귀한 유산이다.
국어(國語) 주어(周語)는 “만약 나무가 다 베어지면 수풀이 없어지고 연못이 마르며, 백성들의 노력이 시들어, 논밭마저 황폐해진다”며 “자원이 결핍되면, 군자가 어찌 즐거워하며 편안할 수 있겠는가(資用乏匱, 君子何樂)”라고 반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숲을 이루는 나무 중 가장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나무는 무엇일까. 소나무다.
소나무로 기둥하고 대들보 올린 집에서 태어나고 태어난 아기를 위해 솔가지를 매단 금줄을 쳐서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걸 막았다. 소나무 장작불로 지은 밥을 해 먹었으며 그 불로 온돌을 따뜻하게 해서 살았다.
송판(松板)으로 가구를 만들었으며, 송편을 해 먹었고 솔잎주와 꽃가루로 빚은 송화주(松花酒)를 즐겼다.
구황이 들 때는 소나무 속껍질 송기(松肌)를 벗겨 떡을 만들고 죽도 쑤어 먹었다. 그러다, 생을 마친 뒤 소나무로 짠 관에 묻혀 자연으로 돌아감으로써 마지막 순간까지도 소나무에게 신세를 졌다.
한편 선비들은 소나무의 푸른 빛깔 송취(松翠)와 소나무 그림 병풍을 펼쳐 두고 즐겼다.
윤선도는 ‘오우가(五友歌)’에서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고 소나무의 곧은 절개를 선비정신에 빗대었다.
이에 앞서 공자는 “날이 차가워진 연후에 소나무와 잣나무가 나중에 시듦을 안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고 칭송한 바 있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머잖아 국내 소나무가 멸종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충격적이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우리 민족의 기상을 드높이기 위해서 소나무 살리기에 온 힘을 쏟아야겠다.
▶️ 松(소나무 송/더벅머리 송, 따를 종)은 형성문자로 鬆(송)의 간자(簡字), 枀(송), 枩(송), 柗(송)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公(공, 송)으로 이루어졌다. 잎의 색깔이 언제나 변치 않는 상록수(常綠樹)의 뜻이다. 소나무를 그 대표적인 것으로 삼았다. 그래서 松(송, 종)은 성(姓)의 하나로 ①소나무 ②더벅머리(더부룩하게 난 머리털) ③성(姓)의 하나 ④느슨하다 ⑤헐겁다 ⑥긴장(緊張)이 풀리다 ⑦기분(氣分)이 가볍다 ⑧여유(餘裕)가 있다 ⑨풀다 ⑩해이(解弛)하다 ⑪게으르다 ⑫거칠다 ⑬놓다 ⑭헝클어지다 그리고 ⓐ따르다(종) ⓑ좇다(종)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소나무와 잣나무를 송백(松柏), 소나무나 잣나무 따위의 줄기에서 내솟는 끈끈한 액체를 송진(松津), 소나무의 꽃 또는 그 꽃가루를 송화(松花), 소나무와 대나무를 송죽(松竹), 소나무 숲을 송림(松林), 소나무 사이를 송간(松間), 소나무의 잎을 송엽(松葉), 소나무를 켜서 만든 널빤지를 송판(松板), 송충이로 솔나방의 애벌레를 송충(松蟲), 소나무 숲 속으로 나 있는 좁은 길을 송경(松徑), 큰 소나무를 거송(巨松), 노송나무의 준말로 늙은 소나무를 노송(老松), 오래 된 소나무를 고송(古松), 외따로 서 있는 소나무를 고송(孤松), 키가 작고 가지가 뻗어서 퍼진 소나무를 반송(盤松), 푸른 소나무를 창송(蒼松), 헌출하게 자란 큰 소나무를 장송(長松), 말라죽은 소나무를 고송(枯松), 소나무를 매우 얇게 켜서 만든 널을 박송(薄松), 소나무 베기 금지령을 어김을 범송(犯松),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송무백열(松茂柏悅), 소나무와 잣나무는 서리를 맞고 더욱더 무성해진다는 뜻으로 건강한 체질을 이르는 말을 송백지질(松栢之質), 가지가 아래로 축축 늘어진 키 큰 소나무를 낙락장송(落落長松), 솔을 심어 정자를 삼는다라는 뜻으로 바라는 일이 까마득한 것을 가리킴을 식송망정(植松望亭), 깨끗한 땅에는 소나무를 심고 지저분한 땅에는 대나무를 심음을 정송오죽(淨松汚竹) 등에 쓰인다.
▶️ 柏(잣나무 백)은 형성문자로 栢(백)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白(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柏(백)은 ①측백, 측백나무 ②측백나무의 잎 ③잣, 잣나무 ④가까워지다, 다가오다 ⑤크다 ⑥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소나무과에 딸린 늘푸른 바늘잎 큰키나무를 백목(柏木), 잣나무의 열매를 백자(柏子), 동백기름을 백유(柏油), 측백나무의 어린 잎을 말려서 달인 차를 백탕(柏湯), 소나무와 잣나무를 송백(松柏), 동백나무의 열매를 동백(冬柏), 노송나무틀 혈백(血柏), 측백나무를 즙백(汁柏), 황벽나무를 황백(黃柏), 동백나무를 총백(叢柏), 봄에 꽃이 피는 동백나무를 춘백(春柏),
원백노송을 달리 이르는 말을 원백(圓柏), 추운 계절에도 소나무와 잣나무는 잎이 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역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굳은 절개를 의미하는 말을 세한송백(歲寒松柏),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송무백열(松茂柏悅), 눈 속의 송백이라는 뜻으로 소나무와 잣나무는 눈 속에서도 그 색이 변치 않는다 하여 절조가 굳은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설중송백(雪中松柏), 한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와 잣나무의 지조라는 뜻으로 굳은 절개를 이르는 말을 송백지조(松柏之操),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른빛이 변하지 않듯이 오래도록 영화를 누림을 이르는 말을 송백지무(松柏之茂) 등에 쓰인다.
▶️ 後(뒤 후/임금 후)는 ❶회의문자로 后(후)는 간자(簡字)이다. 발걸음(彳; 걷다, 자축거리다)을 조금씩(문자의 오른쪽 윗부분) 내딛으며 뒤처져(夂; 머뭇거림, 뒤져 옴) 오니 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後자는 '뒤'나 '뒤떨어지다', '뒤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後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幺(작을 요)자, 夂(뒤져서 올 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後자는 족쇄를 찬 노예가 길을 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後자를 보면 족쇄에 묶인 발과 彳자가 그려져 있었다. 발에 족쇄가 채워져 있으니 걸음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後자는 '뒤떨어지다'나 '뒤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後(후)는 (1)무슨 뒤, 또는 그 다음. 나중 (2)추후(追後) 등의 뜻으로 ①뒤 ②곁 ③딸림 ④아랫사람 ⑤뒤떨어지다 ⑥능력 따위가 뒤떨어지다 ⑦뒤지다 ⑧뒤서다 ⑨늦다 ⑩뒤로 미루다 ⑪뒤로 돌리다 ⑫뒤로 하다 ⑬임금 ⑭왕후(王后), 후비(后妃) ⑮신령(神靈)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먼저 선(先), 앞 전(前), 맏 곤(昆)이다. 용례로는 뒤를 이어 계속 됨을 후속(後續), 이후에 태어나는 자손들을 후손(後孫), 뒤로 물러남을 후퇴(後退), 일이 지난 뒤에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을 후회(後悔), 같은 학교를 나중에 나온 사람을 후배(後輩), 반반씩 둘로 나눈 것의 뒷부분을 후반(後半), 핏줄을 이은 먼 후손을 후예(後裔), 뒷 세상이나 뒤의 자손을 후세(後世), 뒤에서 도와줌을 후원(後援), 뒤의 시기 또는 뒤의 기간을 후기(後期), 중심의 뒤쪽 또는 전선에서 뒤로 떨어져 있는 곳을 후방(後方), 뒤지거나 뒤떨어짐 또는 그런 사람을 후진(後進), 맨 마지막을 최후(最後), 일이 끝난 뒤를 사후(事後),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오후(午後), 바로 뒤나 그 후 곧 즉후를 직후(直後), 그 뒤에 곧 잇따라 오는 때나 자리를 향후(向後), 앞과 뒤나 먼저와 나중을 전후(前後), 후배 중의 뛰어난 인물을 이르는 말을 후기지수(後起之秀), 젊은 후학들을 두려워할 만하다는 뜻으로 후진들이 선배들보다 젊고 기력이 좋아 학문을 닦음에 따라 큰 인물이 될 수 있으므로 가히 두렵다는 말을 후생가외(後生可畏), 때 늦은 한탄을 이르는 말을 후시지탄(後時之嘆), 뒤에 난 뿔이 우뚝하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뛰어날 때 이르는 말을 후생각고(後生角高), 내세에서의 안락을 가장 소중히 여겨 믿는 마음으로 선행을 쌓음을 이르는 말을 후생대사(後生大事),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이나 일이 잘못된 뒤라 아무리 뉘우쳐도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후회막급(後悔莫及) 등에 쓰인다.
▶️ 凋(시들 조)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이수변(冫; 고드름, 얼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周(주, 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凋(조)는 ①시들다, 이울다 ②느른하다(맥이 풀리거나 고단하여 몹시 기운이 없다) ③여위다 ④슬퍼하다, 아파하다 ⑤새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시들 위(萎)이다. 용례로는 시들어 없어짐 또는 쇠약하여 해짐을 조폐(凋弊), 초목의 잎이 시들어 떨어짐 또는 어떤 형상이나 또는 경제적인 형편이 차차 쇠하여 보잘것없이 됨을 조락(凋落), 풀이나 나무에 물기가 모자라 시듦을 조위(凋萎), 조잔하고 쇠모함을 조모(凋耗), 조잔하고 황폐함을 조폐(凋廢), 피로하여 지쳐 버린 병사를 조병(凋兵), 시들어 상함을 조상(凋傷), 시들어 없어짐이나 시들어 버림을 조진(凋盡), 풀 따위가 시들어 마름을 조고(凋枯), 빼빼 말라 시들어 떨어짐을 조잔(凋殘), 마르고 시듦 또는 사물이 쇠퇴함을 고조(枯凋), 뒤 늦게 시듦 또는 간난에 견뎌 굳게 절조를 지킴을 후조(後凋), 쇠약하여 마름 또는 식물체의 수분이 결핍하여 시듦을 위조(萎凋), 말라서 시듦이나 오므라듦을 영조(零凋), 오동잎은 가을이면 다른 나무보다 먼저 마른다는 말을 오동조조(梧桐早凋), 소나무와 잣나무는 나중에 시든다는 뜻으로 선비의 곧은 지조를 이르는 말을 송백후조(松柏後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