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사고에서 들어야 할 경고들
세월호사고로 온 국민이 큰 충격을 받고 대통령과 총리와 여러 매스컴이 총동원 되어 그 사건에 매달렸지만 안타깝게도 생존해 돌아온 이는 하나도 없다. 수많은 인파가 분향소를 찾고 노란 리본을 달고 성금을 모은다. 마치 대한민국 전체가 멈춘 듯한 기간이었다. 해양사고 전문가들이 백가쟁명(百家爭鳴)식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큰 사고가 생기면 반복되는 안타까운 장면들이다. 사고 원인에 대한 분석을 다각도로 해보아도 잊을만하면 또 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해서 우리 모두를 절망케 한다. 이러한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고 그 해결책은 정말로 찾을 수 없는 것인가. 조금은 다른 접근법으로 원인들을 찾아보고 해결책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혈연 지연 학연으로 묶이는 강력한 연대의식과 그것을 연결고리로 하여 공(公)적 영역까지 쉽게 파고드는 우리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 힘들여 노력해도 쉽게 해결할 수 없던 문제가 어떤 이의 전화 한통화로 너무도 쉽게 해결될 때 마치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것 같고 능력자를 만난 것 같은 경외감을 느낀다. 이러한 강력한 연대를 이루고 그 안에 들고 싶어 하는 것은 그렇게 함으로 자신의 일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일의 처리가 사적인 관계와 무관하게 공적(公的)으로 합리적이고 공평무사하게 되어 진다면, 어떤 일을 누가 요청을 하든 또 그 일을 누가 맡아서 처리를 해도 과정과 결과가 항상 같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그것을 믿거나 기대하는 이는 별반 없을 것이다. 그것은 공과 사가 심하게 섞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사적인 유대를 강화하려는 모든 노력이 시작되고 경조문화가 비뚤어지고 전관예우가 문제화된다. 사적으로 아무리 친해도 공적인 것을 정확하게 원칙대로 처리한다면 사적인 연결망과 그 필요성 그리고 사회적 비용과 부조리가 현격히 줄어들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일처리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법과 규정을 위반하는 것을 엄중히 처벌하는 것이다. 선거에 있어서 돈이나 향응을 주거나 받으면 오십 배로 벌금을 부과하여 효과를 본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과 그들에 대한 의식의 혁명적 전환이 있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높은 지식과 능력을 가진 이들이 공무원이 되고 그 과정이 대단히 어려우며 아직도 관존민비(官尊民卑)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합격하고 그 자리를 따낸 것으로 생각하여 스스로 대견하게 여기고 주위에서도 축하를 한다. 한번 공무원이 되면 실직의 염려가 없고 사회적으로 좋은 대우와 인정을 받는다. 그들이 근무하는 청사는 점점 더 커져가고 쾌적하며 화려해져 간다. 그들은 국민들을 지도하고 이끌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느낀다. 말로는 종이요 심부름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통제하고 규제하고 가르치려 한다. 허가사항이 있으면 자신들이 허가를 내준다고 여긴다. 공무원들이 정말로 국민의 공복이 되고 심부름꾼이 되려면 실직의 위험이 있어야하고 사회적 인정과 대우가 더 낮아져야 한다. 중간정도의 지성과 능력을 가진 이들이 공무원이 되고 청사가 위압적이지 않고 하루 스물네 시간까지는 아니라도 열여섯 시간은 열려 있어 국민들이 편하게 섬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들이 무언가를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법과 규정에 의해 주인으로부터 임금을 받고 주인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직위가 무엇이든 가르치고 통제하고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돕고 섬기는 것이 마땅하다. 공무원들은 자신의 일에 대하여 부단한 훈련을 통하여 약점과 단점들을 보완해 완벽해야 한다. 재난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실제와 같은 훈련을 매스컴과 외부 참관인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실시해 평가를 받음으로 지적과 보완을 거쳐야 한다. 참관인으로는 각 급 학교 학생들의 실제적인 직업체험과 이해의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적이고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하면 친분이나 신뢰를 저버린 것처럼 여기는 우리사회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형제사이에도 필요하면 차용증서를 주고받고 아무리 친하고 믿음직해도 서로의 일들을 문서화하고 증거물을 만들어 확실하게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사고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영수증을 쓰고 사진을 찍으면 누가 뇌물을 주고 받을 수 있을까. 서로 개인적인 친분과 신뢰가 있다면 더욱 법과 규정에 맞게 철저히 해서 사고의 가능성과 피해를 줄이는 일이 공적으로 가장 잘 도와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넘어 갈 뻔한 미비점을 챙겨주는 것이 정말 잘 해주는 것 아닌가.
우리의 사고(思考)가 경직성을 벗어나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 세월호 사고는 물리적 법칙에 의해 일어났다. 화물을 과적하고 복원력을 잃으면 배는 엎어지고 가라앉는다. 그것은 실무자의 잘못이지 대통령과 국무총리와 장관이 누구인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사고의 수습도 전문가가 아닌 대통령과 총리가 그곳에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것인가. 처리상황과 구조과정을 실종자 가족들이 상세히 제일 먼저 안다한들 무슨 큰 유익이 있을까. 전문가 아닌 이들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할수록 일이 복잡해지고 시행착오가 늘어날 수 있다. 그곳에 모든 눈과 귀가 집중되어 있어 대한민국 자체가 멈춰있는 듯하다. 물론 안타깝고 슬픈 사고지만 모두가 생업을 중단하고 그 일에 매달릴 수는 없다. 자신의 본분을 다함이 아름답고 자신의 방법대로 슬픔을 표현하며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유연한 사회다.
세월호 사고로 한 학기의 수학여행이 모두 취소되고 비슷한 행사가 없어지거나 미뤄진다. 올해를 관광 진흥의 해로 하려던 정부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러한 일들은 운송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의류산업과 숙박업 외식산업을 비롯해 연쇄효과로 사회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피해가 최소화되는 것이 아니라 확대된다. 매스컴들도 그 사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생방송으로 다루면서 중복되는 전달과 정확하지 못한 정보들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 본적도 없고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하는 이들을 전국적으로 추모하는 것은 어쩌면 매스컴에 의한 집단 최면이 아닐까. 마땅히 해야 할 바를 제쳐두고 너무 한곳으로만 휘몰려가는 것은 아닌가. 과연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나. 우리사회가 좀 더 유연하고 차분해지길 바란다.
일시적으로 흥분하고 얼마간의 세월이 지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우리의 잘못된 문화와 의식을 철저히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희생된 그 많은 청소년들을 생각해서라도 근본적인 폐단들을 확실히 고쳐야 한다.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해서 우리사회의 여러 가지 불필요하고 힘겨운 요소들을 제거하고 합리적으로 의식을 전환하여 위기에 처해도 유연함을 가지라는 것이 세월호사고의 경고이고 그것을 실천하여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희생된 이들에 대한 우리의 최소한의 할 일이고 그들을 영원히 기억하는 것이다.
첫댓글 "공무원들이 정말로 국민의 공복이 되고 심부름꾼이 되려면 실직의 위험이 있어야하고 사회적 인정과 대우가 더 낮아져야 한다. 중간정도의 지성과 능력을 가진 이들이 공무원이 되고 청사가 위압적이지 않고 하루 스물네 시간까지는 아니라도 열여섯 시간은 열려 있어 국민들이 편하게 섬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공무원들은 자신의 일에 대하여 부단한 훈련을 통하여 약점과 단점들을 보완해 완벽해야 한다. 재난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실제와 같은 훈련을 매스컴과 외부 참관인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실시해 평가를 받음으로 지적과 보완을 거쳐야 한다."
@덕유 "일시적으로 흥분하고 얼마간의 세월이 지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우리의 잘못된 문화와 의식을 철저히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희생된 그 많은 청소년들을 생각해서라도 근본적인 폐단들을 확실히 고쳐야 한다. "
살인자는 들어났다. 비리요, 허욕이며, 탈법에 재미보는 사회구조 속에 살인자는 양산되었단다. 맞는 말이다. 반성의 글 잘 읽었습니다. 사회공동체 모두는 부조리가 습관화 된 살인자요, 살인 방관자가 아닐까? 사회 정화의 혁명의 .....
"세월호 사고는 물리적 법칙에 의해 일어났다.
화물을 과적하고 복원력을 잃으면 배는 엎어지고 가라앉는다.
그것은 실무자의 잘못이지 대통령과 국무총리와 장관이 누구인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사고의 수습도 전문가가 아닌 대통령과 총리가 그곳에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것인가..."
이것이 우리사회 곳곳의 현재 모습이고 치부를 드러낸 것이라는데 더욱 허탈합니다. 감상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