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관문을 통과한 고교와 대학야구는 이제 제 2라운드에 돌입했습니다.
전반기 주말리그를 마친 고교야구는 12일부터 제 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 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치르고 있고 남해에서 제 69회 전국대학 야구 선수권대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 팀의 전력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서 드래프트 대상자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kt가 가장 먼저 2명의 선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선지명 날짜는 6월 9일. 한 달 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각 구단들은 kt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혹여 지역 연고 선수가 대상자가 될 수 도 있다는 가정 하에 대안을 짜느라 분주합니다.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고 있는 kt wiz 선수들
그렇다면 과연 kt가 주목하고 있는 이는 누구일까요?
현재까지 후보는 6명으로 압축된 상태입니다. 물론 갑작스레 치고 올라오는 경우도 배제 할 수 없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6명은 김민우(마산 용마고. 우완) 박효준(야탑고. 내야수) 이민우(경성대. 우완) 주권(청주고. 우완) 최원태(서울고. 우완) 홍성무(동의대. 우완) 등 총 5명의 투수와 한 명의 야수입니다.(이상 가나다순)
이 가운데 박효준. 최원태는 해외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어 이것이 2015 드래프트 전체 판도에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해외진출이냐 국내냐
박효준, 최원태
고등학생은 대학 선수들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은 편입니다. 군 입대에 다소 여유가 있기 때문이죠. 올해 시즌 시작 전부터 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대상자를 물색했습니다. 그 중엔 박효준. 최원태도 포함 되었죠. 특히 이들은 몇 몇 구단으로부터 구체적인 계약금을 제시받는 등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는 상황입니다.
야탑고 박효준
박효준은 내야 어디든 소화 가능한 성장 가능성 높은 야수로 몇 개 구단으로부터 이미 계약금 100만 달러를 제시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정영일(LA 에인절스),이학주(탬파베이) 이후 가장 높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박효준 부모님은 두 배 정도 높은 금액을 요구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야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협상이 성사 될 지는 반반입니다.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건 그만큼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고 한 편으로 국내 잔류도 염두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지난해 야탑고는 동계훈련을 미국으로 다녀왔습니다. 이것 또한 변수입니다. 아예 모르고 가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현지 분위기를 경험해 봤기에 도전 의욕이 더 강렬할 것입니다.
고교 진학하자마자 전국대회에 모습을 보였던 박효준은 지난해엔 주전 유격수로 27경기에 출전 타율3할7푼1리 OPS 1.032 1홈런.18타점,12도루를 기록하며 단숨에 유망주로 시선을 끌었습니다. 뜨래 야수 가운데 공수주 기본기가 잘 다듬어졌다는 평입니다.
180cm 72kg으로 체구는 큰 편이 아니지만 장타력도 있고 발도 빠르고 수비 역시 탄탄합니다. 올해 주말리그에서는 6경기에서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1홈런 8타점 8도루를 기록하며 경기권 최다도루상을 받았습니다.
서울고 최원태
해외진출의 향내를 뿜는 또 한 명의 유망주는 서울고 최원태(우완)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까지 포수를 하다 경원중학교 때 본격적으로 투수로 나선 최원태는 올해 147km를 찍으며 고교 최고의 구속을 기록했습니다. 185cm90kg의 좋은 체격조건까지 갖춰 시즌 전부터 미국 스카우트의 표적이 됐습니다.
올해 주말리그에서는 거의 마무리로 나섰는데 마지막 게임이었던 라이벌 경기고전 선발 출격, 6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2피안타 5사사구 1실점(1자책) 승리투수가 되어 서울권 A조 MVP를 차지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최원태는 100개 이상의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찾았습니다. 직구 이외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볼을 던질 줄은 알지만 아직 가다듬어야 한다는 것이 스카우트의 공통된 평가. 그래도 장차 파이어볼러로 성장 할 수 있는 재목감이 라는 건 분명합니다. 모 구단으로부터 50만 달러를 제안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액수가 기대보다는 만족스러운 편은 아닙니다.
최원태는 ‘우선 황금사자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입니다. 팀 우승이 먼저라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슬쩍 ‘기회가 되면 가고 싶다’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인천 아시안게임 티켓 노리는
홍성무, 이민우
kt는 지난해 고졸 투수를 우선지명 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내년엔 퓨처스가 아닌 1군 리그에서 뛰어야 합니다. 대졸 선수 한 명 정도는 낙점 하는 것이 수순이겠죠. 그 대상자로 홍성무. 이민우가 거론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통파 우완 투수라는 점 이외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강력히’희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동의대 홍성무
작년까지만 해도 홍성무의 kt행은‘당연’하다고 여길 정도로 좋았습니다. 키와 체중이 훌쩍 성장한 대학 2학년 때 이미 150km대의 빠른 볼을 선보였고 이후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올해 동계 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춘계리그에서 부진했습니다.
“확실히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온몸으로 퍼진 듯 했다. 아픈 곳도 없고 페이스도 좋았는데 왠지 모르게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다.”
홍성무는 춘계리그에서 4경기(12.1이닝) 1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년간 1점 대 평균 자책점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입니다. 선수권대회에서 세한대를 상대로 8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마수걸이 승을 챙기긴 했지만 여전히 슬럼프 탈출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구속이 줄었습니다.
“불펜에선 147km까지 찍었는데 이상하게 실전에만 가면 안 되네요. 스피드야 좀 더 내면 되는데 코너웍이 되지 않아 고민입니다. 그래도 계속 게임을 치를 수 있어 다행이에요.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요.”
동의대는 연세대를 2-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한 반면 이민우가 이끄는 경성대는 첫 상대 홍익대에게 5-6으로 덜미를 잡히고 말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큰 건 이민우입니다.
경성대 이민우
효천고 시절까지 포수로 뛰다 경성대 진학 후 1학년 때 투수로 전업,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마운드에 선 이민우는 대학 최고의 고무팔로 통합니다. 186cm 90kg 군살 하나 없는 이상적인 체격에 작년엔 152km까지 찍는 등 경성대경기가 있는 날이면 늘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입니다.
작년엔 19경기(128.1이닝)에서 2000개가 넘는 투구수를 기록하는 등 혹사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죠.
윤영환(경성대)감독 믿는 투수. 오로지 한 명만 뚝심있게(?) 기용하는 스타일로 2012년부터 이민우가 그 역할을 담당했던 겁니다.
“투수를 시작할 때만 해도 등판 기회가 온 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았죠. 그런데 매 대회 전경기를 던지다 보니 전력을 다하기엔 벅찼어요. 타순에 따라 힘을 빼고 던지기도 하고(웃음). 최대한 길게 던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죠.”
많은 이닝을 던지다보니 자연스레 강약 조절만큼은 프로 10년차 못지않은 노하우를 갖고 있죠. 대신 몸 상태에 대해 스카우트들은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분명 이상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죠. 이에 대해 이민우는 '전혀’라고 부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방어율이 3점대로 높은 편입니다. 스스로 강약조절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결과겠죠.
이민우도 홍성무처럼 구위,구속 모두 전성기 때 보다 못합니다. 그나마 홍익대전에서 조금 괜찮아졌지만 팀이 막판 역전패를 당해 더 이상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하게 됐습니다.
홍성무 - 이민우는 아마추어에게 주어지는 한 장의 인천 아시안 게임 출전 티켓을 노리고 있습니다.
외면 할 수 없는 똘똘한 고졸 우완
주권,김민우
청주고 주권
지난해 한화는 유희운(북일고.우완)을 kt에게 빼앗기고 참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또다시 그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처지에 몰려 있습니다. 바로 청주고 우완 주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조선족출신 주권은 중국에서 초등학교 때 축구를 하다 한국에 정착한 이후 좋은 체격 조건이 눈에 띄어 야구로 전업했습니다. 청주중학교를 거쳐 청주고에 진학하며 한국 국적을 획득. 더 이상 조선족이라는 꼬리표는 과거형이 된 지 오래입니다.
140대 중반의 구속과 안정된 구위로 지난해 좌완 황영국(한화 1차지명)과 함께 전국대회 준우승 2번을 이끌며 차세대 에이스로 일찌감치 예약을 했습니다. 주권의 최대장점은 차분함입니다.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은 마운드에서 빛을 발합니다.
“감독님. 코치님이 항상 컨디션 잘 유지 할 수 있도록 관리해 주신 덕분이죠. 우선지명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제 할 일만 잘하고 있으면 좋은 결과 맺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주말리그에서 최고구속 148km까지 찍는 등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주권은 작년에 배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낙차 큰 커브까지 겸비, 자신감에 차있습니다. 제구도 한결같아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점도 장점입니다.
“고등학교 1년 1년이 다 다른 것 같아요. 1학년 땐 못 모르고 했고 2학년 땐 조금 긴장되면서도 재미있게 던졌던 거 같은데 3학년 되고 보니 아무래도 지명에 대한 긴장감이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편하게 던지려고 노력합니다.”
부상.수술 경력이 없다는 점도 매력적인 주권은 작년에 아쉽게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모교를 우승시키고 말겠다는 각오입니다.
지난해 화려한 비상을 예고한 주권과 달리 수술과 재활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이가 있습니다. 바로 마산용마고 김민우입니다.
“작년 1년을 통째로 까먹었죠. 재활 하며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 보상을 받는 걸까요? 올해는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잘 되고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마산 용마고 김민우
작년 시즌 시작하자마자 팔꿈치 이상을 발견 수술대에 올랐던 김민우는 1년을 유급하고 다시 올해 3학년으로 시즌을 시작 3월 30일 울산공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해 시선을 끌었습니다. 28명의 타자를 상대해 볼넷 2개 탈삼진 9개를 솎아내며 147km까지 찍어 개인 최고 구속을 다시 썼습니다.
제주고 출신으로 LG 1차 지명을 받은 임지섭과 친구이기도 한 김민우 187cm 99kg의 좋은 체격조건과 부상 부위를 깔끔히 해결했다는 점에서 kt 스카우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대신 유급 경력 때문에 NC의 1차 지명권에서는 제외가 되어 있습니다. kt 직행이 아니면 2차 드래프트에 나서야 하는 상황.
김민우는 욕심을 앞세우기 보다는 그저 아프지 않고 내 맘대로 볼을 던질 수 있다는 점에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4경기 총 26.2이닝을 던지며 2번의 완봉을 포함 4승 방어율 0을 기록하며 모교 전승을 이끌었을 뿐 만 아니라 남부권 MVP, 우수투수상. 그리고 노히트노런 특별상까지 수상하는 등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목표는 황금사자기.
14일 첫 경기(광주동성고전)를 앞두고 무조건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토너먼트 대회고 목동구장이라 낯설고 힘들 거 같아요. 그래도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죽기 살기로 던질 겁니다.”
후보 리스트를 압축하고 압축한 끝에 kt는 위의 6명을 놓고 저울질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선택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kt 스카우트라면 어떤 선수로 결정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