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손자가 사과를 따고, 할아버지가 캔 감자를 손녀가 줍는 풍경. 붓꽃섬 체험장에서 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이다. 가을은 금세 지나간다. 아이 손잡고 휴식과 다양한 체험을 즐기는 붓꽃섬으로 가보자.
붓꽃섬관광펜션에서 진행하는 자연 농법 감자 수확 체험
작은 섬에서 만나는 큰 산, 붓꽃섬관광펜션
봉평면 원길리에 가면 흥정천과 무이천이 만나는 지점에 작은 섬이 있다. 자연, 문화, 체험 관광에 적합한 시설을 갖춘 붓꽃섬이다. 이곳에 방문하는 이들과 함께 자연과 문화를 나누는 체험공간, 붓꽃섬관광펜션이 있다.
[왼쪽/오른쪽]붓꽃섬으로 들어서는 흥정천 다리/울창한 숲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펜션에 들어가려면 흥정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박정희 대표가 10여 년 전 섬을 관광펜션으로 조성할 때 놓은 다리다. 섬에는 잣나무가 빼곡한데, 박 대표의 할아버지 대부터 심은 나무는 수령 90년이 훌쩍 넘었다. 소나무와 도토리나무, 단풍나무 등 자생하는 나무도 많다. 가을이면 사방으로 떨어지는 잣과 도토리는 다람쥐와 나눠 먹어도 될 만큼 풍부하다.
외지에 사는 박 대표의 자녀들도 틈나는 대로 섬에 방문해 일손을 거드니, 붓꽃섬관광펜션은 4대에 걸쳐 가꾸고 지키는 숲이다. 박 대표가 대를 이어 산과 숲, 섬을 지키고자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에서 사람도 잘 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풍요로운 자연에게 받는 건강한 행복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관광펜션 단지를 조성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박 대표의 철학을 아는 이들이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붓꽃섬을 함께 지켜간다.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 자연 체험
[왼쪽/오른쪽]사유지에서 진행되는 ‘해설이 있는 숲’ 체험/숲 체험 중에 줍는 커다란 잣송이 버섯을 따는 아이와 엄마
봄이면 보랏빛 붓꽃이 만발하는 붓꽃섬관광펜션의 체험프로그램은 섬 부근 텃밭에서 각종 채소를 따서 가져갈 수 있는 텃밭체험과 부근 야산에서 숲길을 걸으며 잣을 줍는 잣숲 체험, 자연농법으로 키워진 감자나 버섯 등을 수확하는 수확 체험이다. 체험 내용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일주일 전에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참가비는 5천원(1인)부터. 관광펜션 숙박 이용객은 무료다.
숲 속 이야기와 함께 산길을 걷는 숲 체험은 연중 진행된다. 섬에서 개별 차량으로 3분 정도 이동하면 체험 장소에 다다른다. 계절별 식물이 만드는 열매도 주워보고, 산야초와 야생화를 만나는 시간이다. 산 중턱의 잣나무 군락에는 표고버섯이 재배된다. 펜션을 찾는 이들을 위한 버섯으로, 숲 체험을 하다가 발견하는 사람이 임자다.
흥정천에서 즐기는 송어 낚시
섬을 둘러 흐르는 흥정천의 풍광도 빼어나다. 박 대표는 분기별로 섬 주변 흥정천에 송어 100마리를 방사한다. 여름이면 낮은 물에서 맨손으로 송어를 잡고, 가을이면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다. 겨울에는 얼음낚시도 가능하니 아이들과 체험하기 더없이 좋다. 송어 잡기 역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한 팀이 한 마리만 잡도록 제한한다.
흙과 물, 바람의 기운, 수확 체험
[왼쪽/오른쪽]텃밭에서 캐내는 야콘/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하는 감자 캐기 체험 [왼쪽/오른쪽]감자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주먹만 한 자연 농법 감자 [왼쪽/오른쪽]바로 딴 사과 시식/11월까지 체험할 수 있는 사과 수확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흙을 갈거나 잡초를 제거하지 않고 파종해서 자연의 힘으로 키운 작물을 수확하는 것을 자연 농법이라 한다. 자칫 ‘아무것도 하지 않는 농사법’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자연 생태계의 올바른 순환을 위한 농법으로 알려졌다. 잡초 하나도 각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두 해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자연 농법으로 자란 작물은 생존을 위해 더 단단히 자신을 키워낸다.
붓꽃섬에서 진행되는 농사 체험은 자연 농법 작물을 수확하는 체험이다. 짧아도 50여 년은 농약을 친 적이 없는 땅에서 감자며 옥수수, 버섯이 자란다. 첫눈이 오기 전에 참여 가능한 수확 작물은 감자와 버섯이다. 섬 입구 펜션 앞에 자리한 텃밭에서는 원하는 채소를 직접 거둬 먹을 수 있다. 양배추와 고추, 호박, 야콘, 토마토, 깻잎 등 종류도 다양하다. 수풀을 뒤져 열매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역민의 농장에서 진행되는 사과 수확은 11월까지 가능하지만 별도 비용(1만 원)을 내야 한다. 사과와 함께 농장 주변에 자생하는 산야초들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관광펜션 단지 안에는 매점이나 식당이 없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 부근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관광펜션 단지 부근에 직접 키운 한우를 파는 식당이 두 곳이다. ‘대관령한우프라자’와 ‘우촌정육식당’으로, 대관령한우프라자는 오후 3시까지 불고기 1인분을 5000원에 판매한다.
[왼쪽/오른쪽]붓꽃섬관광펜션 야경/잘 자란 나무 사이로 햇살이 비추는 붓꽃섬
체험 후 숙박을 원하면 예약을 해야 한다. 붓꽃섬관광펜션은 ‘아트 인 아일랜드’라는 별칭이 있다. 나무와 돌 하나하나 박 대표와 지인들이 합심해서 만든 펜션 내부는 각기 다른 콘셉트로 디자인되었기 때문이다. 펜션은 총 11개 동으로,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가족형 복층 구조 독채 펜션 4개 동은 섬에 자리하고, 연인과 친구를 위한 원룸 구조 펜션 7개 동은 다리를 건너기 전 입구에 있다. 비용은 비수기 평일 기준 복층 17만원, 원룸 11만원부터다.
여행정보
붓꽃섬관광농원
- 주소 :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봉평북로 193-28
- 문의 : 070-4639-6317
주변 여행지
주변 음식점
- 대관령한우프라자
- 우촌정육식당 : 소고기구이 /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기풍로 202 / 033-335-8888
- 진미식당
첫댓글 함 가고싶다
아름답고,소중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가족과 같이 다녀오고 싶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