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윌리엄 워즈워드
골짜기와 언덕 위를 하늘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가
문득 나는 보았네, 수없이 많은
황금빛 수선화가 무리지어
호숫가 나무 밑에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추는 것을
은하수를 타고 흐르는
반짝이는 별들처럼
수선화는 호수의 물가에
끝없이 줄지어 줄지어 있었네
나는 한눈에 보았네, 흥겨운 춤추며
고개를 살랑대는 무수한 수선화를
호숫물이 꽃 주위에서 춤추었지만
반짝이는 물결보다 더욱 흥겹던 수선화
이토록 즐거운 벗과 어울릴 때
즐겁지 않을 시인이 있을건가
나는 보고 또 보았다, 그러나 그 광경이
얼마나 값진 재물을 내게 주었는지 나는
미처 몰랐었다.
이따금 하염없이, 혹은 수심에 잠겨
자리에 누워있으면
수선화는 내 마음 속 눈 앞에서 반짝이는
고독의 축복
내 가슴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춤을 춘다.
[작가소개]
윌리엄 워즈워드(1770~1850)
영국 시인
대표작 <서곡>
낭만파 시인, 영국 최초의 낭만주의 문학 선구자로 ‘가난한 시골 사람들의 감정의 발로만이
진실 된 것이며, 그들이 사용하는 소박하고 친근한 언어야멀러 시에 알맞은 언어’라고 하여
18세기 식 기교적 시어를 배척했다. 그는 영문학에만 그치지 않고 유럽 문화의 역사상 커다
란 뜻을 지녔다.
『향기가 묻어나는 세계명시 150』
뜻있는 사람들
문영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