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이 어중간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남자는 뻰지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지게 된다.
이 정도 추기까지 당한 수모가 얼만데
아직도 뻰지를 경험한다는 사실에
심한 수치심과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에 여자는 어중간한 수준에 올라서면서
상대방이 과연 나를 즐겁게 해줄 것인가에 대하여
끊임없이 의심하고 경계를 하게 된다.
어중간한 실력의 여자들은 자신의 보폭,
사용하는 손의 위치, 리듬감의 형태 등
습관적으로 형성된 자신의 스타일과
조금이라도 다르다고 판단되면 상대의 춤 실력을
초보급으로 인정하고 냉정하게 손을 놓고 나온다.
고수급 여자들은 무한대의 조합이 가능한
남자들의 춤사위를 다양하게 즐기는 반면에
어중간한 여자들은 오히려 편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일단 대외적으로 춤 잘 춘다고 검증된 남자에 대해서는
자기의 스타일과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손을 잡는다.
텍에서든 모임에서든 얼굴이 알려져 있고
평판이 고수라고 인정된 사람과는
몇곡이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춤을 춘다.
그러나 처음 잡은 사람에 대해서는
일단 의심부터 하고 시작한다.
사실 춤이라는 것이 보편성이 있는 것이긴 하나
사람에 따라 천차 만별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어중간한 실력의 여자들이 그 맛을 모두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살랑살랑 봄바람 같은 춤이 있고
탁탁 끊어지는 긴장감있는 춤이 있고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춤이 있고
폭풍처럼 휘몰아 치는 춤이 있는 것이다.
박력있게 밀고 빠지는 스타트가 있고
엇박으로 끊어서 시작하는 스타트,
미는 듯, 마는 듯한 스타트가 있다.
여기에는 지금 나의 춤에 딱 맞는
스타일이 분명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