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로 만나는 우리 땅 이야기>가 열한 권으로 출판됩니다.
나의 전 생애를 오랫동안 관통했던, <택리지>가
새로운 출판사와 인연을 맺어서
새로운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판됩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펴낸
<쌤앤파커스>와 같은 회사인 <박하>에서
<두발로 만나는 우리 땅 이야기> <서울> <경기도>를 필두로
11권으로 출판됩니다.
서울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땅에 얽히고설킨 사연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책의 표지와 본문을 마지막으로 살펴보는 심사가
그냥 무덤덤한 것 같으면서도, 왠지 모를 허전함이
파도가 밀려오듯 밀려오는 시간이 지금 바로 이 시간입니다.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제 이번 주말에 책으로 탄생하여
내 곁과 출판사의 곁을 떠나서 또 다른 인연을 찾아서 이 세상을 주유하겠지요,
그리고 어느 날, 이 책은 나도 모르는 어느 길을 헤매고 헤매다가,
누군가의 어느 책꽂이에 꽂히겠지요,
책이 나올 때마다 이 땅의 여인들이 아이를 출산하듯, 산고産苦의 고통을 겪는 작가의 운명,
나 역시 그렇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책들을 출판
(이번 까지 내 이름으로 나온 책이 84권 째)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이 나올 무렵에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쓸쓸함이 교차하는 것은
아직도 내 삶의 무게가 무겁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종로의뒷골목피맛골에얽힌사연
종로구종로1가에서종로6가까지큰길양쪽으로집한두채건너마다
좁다란골목길이형성되었는데이길을피맛골이라고한다.
조선시대에는신분이낮은사람이말을타고큰길을가다가고관대작
을만나면말에서내려길가에엎드려있는것이관례였다.고관대작이
지나간후에야다시말을타고가던길을갈수있었던것이다.피맛골을
한자로피마동避馬洞이라고한것은이처럼종로를행차하는양반을피
하기위해서민들이쓰던길이었던데서유래되었다.
주로서민들이다녔던피맛골에는그들을상대하는장국밥’이나목로
주점과내외술집같은허름한가게들이들어서이일대를찾는사람들이
많았다.
내외술집은주로남편이죽은과수댁이호구지책으로운영하는술집
이었다.겉으로보아서는보통가정집이지만대문옆에‘내외주가內外酒
家’라고써서술병모양의테를둘러붙여두면지나가는사람들이그모
양을보고술집으로알고들어왔다.손님과주모가내외하여한번도얼
굴을맞대지않고술을팔고마신다하여내외술집이라고불렀고,팔만
보인다하여‘팔뚝집’이라고도불렀다.내외술집이번성했을때에청진
동일대에는열집건너한집꼴로내외술집이있었다고한다.
조선시대에서현대까지우리나라도처에있던목로주점은목로木壚를
차려놓고술을파는집을말했다.목로는주로선술집에서술잔을놓기
위하여쓰는널빤지로좁고기다랗게만든상을말하는데,목로주점은현
대의포장마차나막걸리집비슷한곳이었다.
“언제라도그곳으로찾아오라던이왕이면더큰잔에술을따르고이
왕이면마주앉아마시자그랬지.”이연실의노래<목로주점>속에남아
있는그런술집들이역사속에서자꾸사라져가고있다.‘
이렇게 서울의 역사와 문화,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가
실려 있는 이 책의 뒤를 이어,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 제주도,
북한, 우리 산하, 살고 싶은 곳과, 완역본 택리지가
<문화사학자 신정일의 도보답사기,>
<숨겨진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찾아서>라는 부제를 달고
연달아 출간될 것입니다.
책이 나올 때마다 대표적인 지역을 찾아가는 역사 문화답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마지막 교정을 보는 한밤에 신정일 드림,
2018년 5월 21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