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부터 생중계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봤다.
'기생충'이 수상할 거라는 예상은 했었지만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수상했을 때도 "그 정도는 주겠지." 했고
감독상을 발표할 때는 손바닥이 아프도록 뜨거운 박수를 쳤다.
시상식 가장 마지막에 발표하는 작품상은 "아마도 '1917'이 받겠지" 지례짐작 했는데
'PARASITE'라 부를 땐 소름이 돋으며
" 우와아! 대단하다." 소리를 질렀다.
그동안 백인들의 영화만을 우선시하고 외국영화는 들러리 정도로만 세우는 정도였기에 "이제부터는
아카데미도 새로운 인식으로 바뀌어지는가"생각했다.
회원의 대부분이 백인으로 채워져 있어 외국 영화에 대한 편견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발표에서 자신이 영화공부를 할 때 롤 모델이 되어준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경의를 표했고 많은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흐뭇한 장면도 보였다.
남우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홉킨스가 받았다.
수상소감에서 채식의 필요성을 말하며
"모든 사람에게 교육과 기회를 주는 것이 인류애" 라며 자신의 철학이 담긴 소감을 발표했다.
주제가상은 엘톤 존이 수상했는데 축하공연도 남달라 보였다.
한, 두명이 나와 공연을 한 것에 비해 많은 뮤지선들을 세우고 화려한 의상에 멋진 안경을 끼고 피아노를 치며 노래부르는 관록을 보였다.
배경 영상도 파워풀했다.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영화상은 무대장치도 멋졌다.
지금까지 보아온 어떤 무대보다도 세련되고 아름다웠다.
시시각각 변하는 영상에 매료되어 수상자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아하고 환상적으로 빛나는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했다.
추모공연도 이어졌는데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과 공헌자들의 얼굴이 스쳐가는데 피터 폰다와 커크 더글러스의 얼굴도 보였다.
헐리우드의 황금기를 보냈던 커크 더글러스가 103세로 백수를 누렸다는 사실도, 아들 마이클 더글러스가 벌써 76세가 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최우수 작품상을 발표하러 나온 제인 폰다는
멋진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과 당당함을 보였는데
모든 배우들과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아버지인 헨리 폰다를 일찍 여의고
작년에 폐암으로 동생 피터 폰다의 별세에 상심이 큰 제인 폰다를 위로하는 모습이었다.
헐리우드 영화계에 큰 발자취를 남기고 헌신해 온 영화인 가족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보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작품상을 발표하고 봉준호 감독과 포옹하는 장면도 보였다.
작품상 수상 소감으로 이미경 CJ 부회장이 나오자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키 큰 사람들 속에서 워낙 단신인 이 부회장이 헤어 스타일을 크게 부풀린 모습으로
등장하자 사람들이 웃었고 시상식 후 소감을 미처 끝내지 못한 채 조명이 꺼쳐가자 조명을 올리라는 아우성과 여배우들이 두 손을 위로 올리며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리 매끄러운 영어는 아니었지만 끝까지 영어로 소감을 발표하는 모습은 역시 여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세월,영화를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조력자가 있었기에 한국 영화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 '기생충'의 작품상도 미국 영화산업의 비지니스에 영향을 주는 원인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수상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영화인 '1917'보다는 상업적으로는 '기생충' 이 더 팔릴 수 있는 상품이다.
이미 미국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발표되었고 CJ ENM 이 참여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어떻든 영화도 흥행성과 이익창출의 시너지 효과가 있어야 팔린다.
미국 영화계 제작자들의 보이지 않는 뒷심이 이번에도 있었으리라 보는 것은
나 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첫댓글 기생충 영화 재미있게 보았었는데
봉준호 감독 4관왕 씩이나 하고 정말 대단하네요 ~
중 3 때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했답니다.
대단하죠.
영화보고난 우울했는데~4관왕이라니 대단혀유~한국영화핫/팅입니다~~
빈익빈 부익부.
그대로이지요.
그래서 우울해지는....
책도 영화에도 모든것에 해박하심에 놀라움 금치 못하겠습니다
101년만에 어쩌구
하여간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단한것 같아 온나라가 축제를 해야할 정도의 쾌거지요
그래서 저도 좀전까지 기생충 영화 한편 보았습니다 생각하게 하는 영화네요
원래는 6개 부분까지도 예상했었다고 하네요.
'조커' 는 11개 부분까지 이름을 올렸었는데도
남우주연상과 음악상만 탄 것에 비하면
'기생충' 은 상복이 터진거죠.
이 시국에 승전보였네요~^^
위로가되구
오늘만큼
봉준호감독이랑 같은민족이란게 자랑스러웠네요~ㅎ
기생충
시나리오가 흔할 수있는 사회적배경에
생각조차할 수 없었던
스토리전개가
저렇게 재수가좋을수도있구나
라고 생각했지요~ㅎㅎ
결국은 내것이아닌거에
욕심을버리라는 꾀죄죄한 교훈도 있었지만은요~ㅋ
한국영화역사의 기록으로 남을날이지요~^^
우한 폐렴으로 우울한 시국에
그나마 기쁜 소식입니다.
미국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이런 블랙 코미디는 좋은 상품성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마더 라는 봉준호 감독 영화보고 나니 지금 2시 반이네요 ㅎㅎ 또 살인의 추억 봐야지 ㅎ
'마더'는 오직 김혜자님을 보고
만든 영화라네요.
김혜자님이 연기의 혼을 빚다보니
눈에서 광기가 넘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