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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8일 세월호 참사 9주기 앞두고 유족 방문
경기도, 비공식 일정으로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행
김 지사, 방명록에 "언제까지고 기억하겠습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치료의 첫 걸음"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8일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일주일 앞두고 유가족을 찾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날 방문에 대해 "정치적 목적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비공식 일정으로,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한 9~19일 예정된 해외 순방 일정으로, 세월호 참사 당일인 16일 추모식 참석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전에 직접 유가족들을 만나 진심으로 위로를 전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한 김 지사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세월호 9주기를 일주일 앞두고 유가족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경기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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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기억될 세월호 추모시설 건립에 최선 다할 것"
검정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4.16가족협의회를 찾은 김 지사는 간담회에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공감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 지사 역시 지난 2013년 급성 백혈병으로 큰 아들을 떠나보냈다.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4.16민주시민교육원의 기억교실을 찾았다. 전자방명록에는 "언제까지고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세월호 유가족 방문 일정을 마치고 나온 김 지사는 SNS에 짧은 글을 남겼다. 그는 "오늘 안산 4.16가족협의회와 단원고 4.16기억교실을 찾았다"며 "언젠가는 만날 그리운 가족을 위해 기운내시고 씩씩하게 사시도록 유가족들께 위로를 드렸다"고 썼다.
이어 "우리 1400만 경기도민 모두 별이 된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며 "영원히 기억될 추모시설 건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경기도지사 후보로 기억교실을 찾았던 김 지사는 단원고 희생 학생 중 한 명인 '도언에게' 편지글을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다.
"아저씨의 큰 아들도 하늘나라에 있단다. 도언이보다 1년 전 하늘나라에 갔단다. 27살 청년이었으니 도언이에겐 오빠겠지. 하늘나라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그 오빠도 착하고 꿈 많은 청년이었단다. 함께 만나 좋은 대화 나누고 이곳에 계신 엄마, 아빠 가족 이야기도 나누렴. 언젠가는 그곳에서 다 만나리라는 희망으로 아저씨도 기운낼께." (김 지사가 2022년 4월16일 남긴 방명록 내용)
8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세월호 9주기를 맞아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억교실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치료의 첫 걸음"앞서 지난 5일 김 지사는 경기도 수원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나 "부끄럽게 죄송하다"며 "진실 규명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겨냥해 "경기도는 참사 당일 밤과 새벽에 경기도 소방대원들이 이태원에 가도록 했고, 아침에는 (도지사로서)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진심어린 사과도 한 바 있다"며 "지금 정부나 관계 당국에서는 제대로 된 사과와 진상 규명, 책임지는 조치를 하지 않아 몹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이 피해자 또는 희생자 가족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역시 지난 8년간 9차례의 진상조사를 거쳤지만 유가족들이 만족할만한 책임자 처벌은 물론 사고 원인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