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식초 음료인 ‘미초’를 마신다. 그 다음에는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햇반’과 ‘백설 북어국’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예전에는 출근 시간에 쫓겨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건강을 생각해서 꼭 챙겨 먹는다.
출근 후 매일 갖는 회의 시간에는 ‘백설 설탕’이 들어간 커피를 마신다. 퇴근 후에도 ‘백설 밀가루’로 만든 칼국수를 먹은 뒤 이어지는 술자리를 대비해 숙취해소음료인 ‘컨디션’을 마셔둔다.
직장인 백모(32·여) 씨가 얼마 전 겪은 하루 일과이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처럼 CJ㈜는 한국인에게 ‘생활 속의 기업’이다. 1953년 8월 제일제당으로 출발해 설탕, 밀가루, 조미료 등으로 반세기 이상 한국인의 식탁을 주름잡고 있다. 한국에서 살면서 CJ제품을 접하지 않고 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1] 삼성 ‘제일주의’의 원조… 시장 1위 제품 20여 개
CJ㈜는 삼성그룹 최초의 제조업체였던 ‘제일제당’이 전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삼성’이라는 이름 대신 ‘제일’을 붙인 것은 다른 기업이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1등을 해야 한다는 ‘제일주의’ 성향 때문이었다. ‘1등 제품이나 1등 회사만 살아남을 수 있다’ ‘1등 인재를 잡아라’ ‘직원 대우도 1등으로 해 줘라’라는 삼성그룹의 창업 이념이 여기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CJ㈜는 일단 사업에 뛰어들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업계 1위에 올라선다. 1970년대 국내 조미료 시장을 석권하던 미원(현 대상)을 물리친 것이 대표적인 사례. 당시 CJ㈜는 발효조미료로는 도저히 미원을 따라잡기 힘들었다. 그래서 1975년부터 천연조미료 ‘다시다’를 선보였다. 인기 탤런트 김혜자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물량 공세를 펼쳐 1989년 조미료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CJ㈜가 생산하는 제품 중 국내 시장 점유율이 1위인 제품은 20여 개나 된다. 특히 ‘다시다’와 ‘햇반’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각각 82.9%와 65.8%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제일주의’가 지배하는 CJ㈜지만 무조건 물량 공세를 펼치지는 않는다. 1등이 될 가능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포기한다. 2001년 11월 음료사업을 롯데칠성음료에, 2004년 8월 생활용품 사업을 일본 라이온에 각각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2] 제일제당서 번 돈으로 삼성전자 등 키워
CJ㈜ 임직원은 자신의 기업이 국내 굴지의 삼성그룹과 CJ그룹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제일제당에서 번 돈이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쟁쟁한 회사를 키워 오늘날의 삼성그룹이 있게 한 밑거름이 됐다. CJ그룹이 1993년 7월 삼성에서 계열분리된 후에는 엔터테인먼트, 홈쇼핑 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틀이 됐다는 얘기다.
신동휘 CJ그룹 홍보담당 상무는 “두 그룹을 만드는 데 자금 외에 제일제당 출신 인재들이 큰 역할을 했다”며 “CJ그룹은 물론 현재 삼성그룹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최고경영자 중 상당수가 제일제당에서 잔뼈가 굵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이 CJ㈜의 전신인 제일제당 출신이다.
이들은 매년 6억 달러가량의 곡물을 수입해 국제 곡물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CJ㈜에서 무역과 재무 분야 등을 맡아 국제적 경영 감각을 키웠다.
[3] 새로운 키워드 ‘글로벌 기업’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국내에 고정된 안목과 시각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는 잘못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뻗어가는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를 위해 CJ㈜는 2013년 매출 목표 10조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효과적인 글로벌 경영을 위해 지난해 이미 해외사업부를 미국 본사, 중국 본사 등 각기 본사 체제로 개편하는 작업을 끝냈다. 또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필리핀, 터키 등 5개국에 흩어져 있는 해외 사료사업부문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지주회사도 홍콩에 세웠다.
특히 1989년 설립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PT. CJI’는 고부가가치 바이오 제품인 라이신(사료첨가제), 핵산 등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생산량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글로벌 경영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PT. CJI는 현재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 하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4] 빠르게 변신하지만…
CJ㈜는 빠른 속도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기 때문에 변신에 능한 기업으로 통한다.
설탕을 시작으로 밀가루, 조미료, 식용유, 햄, 김치, 두부 등 식품 분야에서는 손을 대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사료나 아미노산, 의약품 등 첨단 바이오산업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후에는 별도 법인을 만들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홈쇼핑이나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국내외 계열사가 120여 개에 이른다. 국내외 경영대학에서 ‘기업의 변신’이라는 주제로 강의할 때 단골로 소개될 정도다.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무리한 영토 확장’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위원은 “CJ㈜는 식품 분야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투자 성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사업 영역 확장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내시장 점유율 1위인 CJ㈜ 주요 제품
품목
브랜드
점유율(%)
설탕
백설 설탕
48.0
밀가루
백설 밀가루
25.0
조미료
다시다
82.9
식용유
백설 식용유
48.0
올리브유
백설 올리브유
38.9
포도씨유
백설 포도씨유
28.9
즉석 밥
햇반
65.8
캔햄
스팸
53.0
고기 양념장
백설 양념장
49.2
군만두
백설 군만두
35.8
냉장 우동
가쓰오 우동
55.8
저염 소금
팬솔트
60.8
쌈장
해찬들 쌈장
40.8
된장
해찬들 된장
43.7
액젓
하선정 액젓
50.0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56.3
베이컨
햄스빌 베이컨
70.2
디저트류
쁘띠첼
70.4
2006년 말 현재. 자료: CJ㈜
■ 경쟁 업체들이 보는 CJ
국내 최대 식품업체인 CJ㈜를 경쟁사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대다수 경쟁업체가 CJ㈜에 대해 내린 평가는 뛰어난 제품 개발력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기업이라는 것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히트 상품을 연이어 내놓는 순발력이나 세련된 광고로 소비자들의 눈을 끄는 마케팅 경쟁력은 동종업체들이 쉽게 따라가기 힘들 정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밥을 인스턴트 식품화한 ‘햇반’이나 체지방 분해 음료인 ‘팻다운’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심의 한 과장은 “CJ㈜는 식품업계에서 연구개발이 가장 강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연구와 마케팅이 조직적으로 강력하게 결합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좋은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평가도 많았다.
CJ㈜와 생산 제품이 가장 많이 겹치는 대상㈜의 한 차장급 인사는 “CJ㈜가 광고를 통해 세련된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대학생들에게 입사 선호 기업으로 자리 잡은 점은 솔직히 부럽다”고 말했다.
CJ㈜는 2002년 제일제당에서 CJ㈜로 이름을 바꾸며 ‘즐기세요, CJ’라는 광고 문구를 널리 퍼뜨렸다. 이 광고로 CJ㈜는 제일제당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현대적인 이미지로 변신했다.
중견 식품기업인 P사의 한 임원은 “CJ㈜가 역사는 오래됐지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젊고 밝은 이미지를 쌓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오리온의 차장급 인사는 “CJ㈜는 ‘식품업계의 삼성’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요즘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CJ㈜가 실제보다 외부에 알려진 이미지가 더 좋다는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동원F&B의 한 부장은 “CJ㈜는 ‘개인 플레이’ 문화가 있어 결속력이 낮아 능력 있는 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자랑하는 것도 좋지만 내부 결속력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1등 회사 자리를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을 대하는 임직원들의 태도에 알게 모르게 ‘거만함’이 묻어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사례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 Q&A/이런 게 궁금해요
인턴 90% 이상 정규직으로 채용
CJ㈜ 직원 연봉(단위: 원)
직급(근무 기간)
연봉
사원
3100만∼4500만
대리(약 5∼8년)
4100만∼5300만
과장(약 9∼12년)
4900만∼7600만
부장(약 13∼16년)
6100만∼1억1000만
세전 기준, 성과급 포함. 자료: CJ㈜
CJ㈜가 생산 판매하는 상품은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익숙하다. 하지만 기업 자체에 대해서는 덜 알려진 편이다. 특히 취업준비생이 CJ㈜에 대해 궁금해할 것 같은 내용을 모아봤다. 다음은 본보의 질문에 대한 CJ㈜의 답변이다.
Q. 올해 채용 계획은….
A. 매년 상·하반기 공채로 총 150명 정도 채용한다. 상반기 지원 기간은 끝났으며 하반기 공채로 9월에 80명을 뽑을 계획이다. 또 생산직을 포함해 연간 260여 명을 수시 채용한다. 매년 3월 중순엔 인턴사원을 뽑는데 이번 여름에 30여 명이 인턴십에 참여할 예정이다.
Q. 인턴십 수료 후 정규직원으로 채용될 확률은….
A. 인턴사원은 여름방학 때 6주 동안 일하는 과정에서 평가가 매겨지며 90% 이상이 공채와는 별도로 정규직원으로 채용된다.
Q. 입사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은….
A. 특별히 자격증을 요구하진 않지만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이 있으면 유리하다. 예를 들어 제약 연구개발 분야에는 약사 자격증, 재무 경리 분야에는 회계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유리하다.
Q. 입사 후 직무 배치는 어떻게 이뤄지나.
A. 입사 지원할 때 국내영업, 해외영업 식으로 구체적으로 본인의 희망 직군을 써낸다. 대부분 희망 직군에 맞춰 입사 후 직무 배치가 된다. 입사 후 해당 직군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직무 전환 신청을 할 수 있다.
Q. CJ가 내세울 만한 복리후생제도는….
A. CJ멤버스카드 제도. 임직원이면 누구나 발급받는 카드로 CGV 영화관, 베이커리 뚜레쥬르,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헬스 뷰티 전문 매장 올리브영 등 그룹 계열사 이용 시 35% 할인해 준다.
첫댓글 CJ관련해서 궁금한 점들 풀리셨나요? 즐감하세요^^
감사합니다.
cj정말 가고싶어요...
그렇지만, 직원들의 잦은 이탈은? 왜..ㅋㅋ
좋은 자료 담아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