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설레고 심란했던 이사날, 네비따라 집을 찾아가는 길. 너무도 아름답고.. 이사짐센터
두 총각직원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도착. 하타는 이미 도착해 있고.. 황토집은 펜션 부럽지
않을만큼 아름다웠다. 주인 내외가 발코니에 식탁세트를 선물해주었다. 다행히
냉장고도 그 날 배달이 왔고, 케이블이 들어오지 않는 이 곳. 스카이라이프를 신청했는데
두시에 방문하겠노라 해서 세시쯤 와야 티비가 짐에서 빠져나오리라 했더니 너무 늦어서
세시에는 방문할 수 없겠노라 한다. 이런 자연에서 티비가 없은 들 문제 될 건 없지만
시골이라 너무 일을 안하는건 아닌가싶었다. 더 웃긴건 냉장고 배달오신 삼성직원이
현관문이 작아도 지펠도 분해해서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해서, 아니 돈이 없어서 지펠
못 샀어요 라고 했더니.. 이런 좋은 집에 사시면서 돈이 없다는게 말이 되냐고 한다.
하긴 대부분 시골이란 집을 사서 오거나 지어서 오니 이게 우리집이라고 생각하셨을게다.
집안에서 큰 창문을 통해서 보는 경치도 아름답지만, 발코니에 앉아 있으면 하루가 지겨
운지 모르고 지나가게 마련이다. 아마 시골 살면서 가장 아름다운 건 소음 제로..
물론 닭울음 소리나 새소리 소울음 소리를 듣게 되지만 서울에서 듣게 되는 사람들의
소란과 차 소리에 비하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물론 불편한 점들도 있다. 쓰레기 처리. 그냥 봉투에 담아서 쉽게 집앞에 내어놓던
서울 생활과는 달리, 쓰레기 버릴데는 어디메오.. 재활용 쓰레기는 일주일에 한번
마을에 들어온대는데 들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라.. 집에 쓰레기는 쌓여가고
교통이 안 좋아서 아무래도 거의 모든 걸 인터넷쇼핑에 의지하다보니 박스는 더욱더 쌓여
가고.. 음식물 쓰레기는 텃밭에 파서 묻어야 한단다.. ㅠㅠ 그래서 옥션에서 수박을 시켜
먹어보고선.. 올해 수박은 이게 끝이구나 하고 예감을 했다 수박 한 통 먹으면 땅을 얼마나
파야 하는가 ㅡㅡ; 며칠 전엔 급기야 참외를 시켰는데 오면서 열개가 넘게 깨지고
상해서 오늘 해가 지고 나면 참외 무덤을 파줘야 한다. 과일 없이 못 사는 나로서는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해먹 설치 완료. 태국이나 인도를 가게 되면 늘 집에 해먹을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었는데 드뎌 발코니에 설치. 일인용을 샀더니 나한테 좀 작다 ㅠㅠ
황토와 원목으로만 지어진 집이라 당근 건강에 좋을터.. 이사오기 전 목감기에 걸렸는데
새집 증후군이랑 가구- 가구에서 엄청나게 해로운 독성물질이 나오는지 아시는가.
그래서 요즘 대부분 원목으로 가구를 사고 있다 ..- 땜에 밤에 기침하느라 잠자기 괴로웠는
데 여기선 멀쩡. 단 파리 xx 들이 넘쳐나서 지금은 모기장을 설치해서 덜하긴 하지만
그전에는 파리와의 전쟁이었다. 나야 인도에서 파리와 친숙한 생활을 해서 그러려니 했지만
음식할때 들러붙는 파리는 정말 나의 살인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놈들이다..
특히 그제밤 이틀동안 새벽 5시가 조금 넘는 시간에 ADHD ?를 가진 놈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파리 한 놈이 미친듯이 방을 날라다니기 시작했다. 졸려서 잡을 힘도 없어서 힘껏
이불-겨울 이불을 다시 꺼냈다 밤에 추움 -을 뒤집어 쓰고 자려고 했지만 귀에 들어갔다
심지어 나중에 내 입술에 앉았다. 아 용서할 수 없다. 감히 내 입술을 뺏어가다니..
거실로 나와 전기파리채를 들고 방안을 허우적 거렸다. 하지만 잡히지 않았다.. 한동안은
집안으로 나비들도 돌아다녔다.. ^-^ 장수하늘소인가도 봤는데 요즘 천연기념물인가 그래서
그거 잡으면 2-3만원에 팔수 있다고 해서.. 아 저걸로 부업을 해볼까 생각을 하다가
그 이후론 볼 수가 없었다..
오자 마자 파프리카- 피망인지 파프리카 인지 아직 알수 없다- 가지 꽈리고추 깻잎 등등의
모종을 심었으니 너무 늦었다고 해서 먹을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파프리카인지 피망인지는
조그만 열매가 열렸다.
시장을 마음대로 볼 수 없다는 정신적 빈곤감이 하루종일 나의 배를 고프게 하고, 어느
하루는 우울하게도 만들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5일장에 나가봤는데, 버스에 스맛폰을
쓰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성공!! ㅋㅋ
저녁에 산책하던 하루, 집에서 2키로 정도의 지점에 식당 하나 발견.. 야후!! 그런데
오리집이다. ㅠㅠ 나 고기 못 묵는다 ㅠㅠ 그래도 된장찌게랑 냉면도 판다. 오다 보니
조그마한 가게도 하나 보인다 야후!! 우유가 안 판다. 우유는 요거트와 짜이때문에 필수
품이다. 그냥 담배랑 맥주 소주 막걸리 과자 조금 아이스크림 이게 다다.
어제 산책 갔다와서 집에 오니 목이 너무 말랐다. 맥주가 한 캔 땡겼다. 하지만 또 왕복
50분 정도 되는 거리를 맥주 한캔 사러 갈수는 없었다 그리고 웬지 그 집 비싸 보인다 ㅋㅋ
너무 길구나 죄송 ㅋㅋㅋㅋ
첫댓글 ㅎㅎㅎ
재미있네...^^
신선이 따로 없구먼..공기 좋은 곳이니, 건강해지고..행복하게 ^^.
ㅎㅎ 신선 맞는 것 같음
건강^^행복^^하게 지내삼^^ㅎ
자유도 새로운 곳에서 정착 잘하삼. 아마 서울이 낯설어서 첨에는 좀 힘들거예요.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도 있을거예요. 전 19살이었고 첫날밤 하숙집에서 많이 울었어요. 나 서울 괜히 왔나봐 이럼서 ㅋㅋ 여튼 변화 자체가 두려운것 같아요 이집 이사올때도 두려웠는데 와보니 무지 좋더라는 ^-^ 나만 두려운가 ㅋㅋ
고마워요^^사실, 낯설고...기대보다는 걱정, 두려움~ㅎㅎㅎ
요코님뿐만아니라...변화는 모두에게 두려운거 같아요~공감해요~
전원생활~쭉~~정착 잘하삼^^저도 시간이 되면 함 놀러가고파요^^
자주 써주세요. 재밌네요. "^
시골이라 뭐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네요 ㅋㅋ 평화로운 일상이 지속되겠죠.. ^-^
나두 엊그제 놀러가서 신선 놀음 하고 옴~ㅋㅋ
그러게 참외 묻게 땅굴 파준대더니 잠만 자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피로가 풀렸대니 다행 ^-^
요하네 집 앞 파란지붕 집 뒤뜰에 여러개의 삽이 쫘~~악 걸려 있는 걸 봤어...
그 댁에 가서 큰 삽 하나 빌려놔~
담번엔 필히 땅굴 파 줄께...ㅋㅋㅋㅋㅋ
손바닥만 한 모종삽 들고 땅굴 팔 순 없잖아~ㅋㅋㅋㅋㅋ
옆에서 다 보고 있었는데, 글로 보니 또 재밌당 ㅋㅋ
정말 재밌당~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