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낮 길이가 짧아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적고,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서 사소한 동작에도 근육 경직, 관절통 등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특히 연령층에 따라 겨울철 근골격계 질환이 나타나는 원인 역시 다른데, 어떻게 다른지 살펴본다.
노인은 젊은 층에 비해 빙판길에 넘어지기 쉬워 골절 질환을 겪을 위험이 크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골밀도 저하된 고령층, 빙판길 골절 질환 주의해야
겨울철 근골격계 질환에 취약한 연령대는 고연령층이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이 계절에 따른 연령별·원인별 사망자 수 차이를 분석한 결과 고연령일수록 겨울에, 저연령일수록 여름에 사망 비중이 높았다.
노인은 젊은 층에 비해 균형 감각이 떨어져 빙판길에 넘어지기도 쉬울 뿐 아니라 넘어졌을 경우 뼈가 부러지는 증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특히 노화에 따라 골밀도가 저하된 노인들은 낙상으로 인한 충격을 이기지 못해 손목이나 엉덩이뼈 등에 골절과 치명상을 입기 쉽다. 엉덩이뼈인 대퇴부에 골절을 입는 경우에는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령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겨울철 근골격계 질환은 대부분 골절상이다. 미끄러운 빙판길을 걷다가 넘어지면 뼈가 쉽게 부러진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어 충격이 그대로 뼈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낙상사고로 인한 골절상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높게 발생하며, 특히 50대 이상 여성이 전체 골절 환자의 54%를 차지할 정도로 중년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다.
골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요골(손목), 발목, 요추(허리), 대퇴골(엉덩이) 순이다. 손목, 엉덩이는 넘어지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손목을 짚거나 엉덩방아를 찧어 골절을 당하기 쉽고, 여성의 경우 하이힐로 인해 발목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추울수록 퇴행성 관절염 증상 악화돼
노인의 경우 낙상사고로 인한 골절뿐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도 주의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구성 요소 중에서 연골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면서 생긴다.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관절인 무릎과 엉덩이 관절 등에 심한 통증과 운동 장애가 나타난다. 장기간 방치하면 관절의 변형까지 초래하는, 흔하지만 위험한 질환인 셈. 이러한 퇴행성 관절염은 낮은 기온과 관련이 깊다.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 활동이 줄면서 근육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순환이 적어지는데, 이때 근육 자체의 신진대사도 줄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하이닥 정형외과 상담의사 김상범 원장(선수촌병원)은 “퇴행성 관절염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체중관리와 규칙적인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초기에는 약물이나 도수치료,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통증이 계속되면 약물 및 주사치료가 필요하다. 주사치료까지 진행한 상황이라면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다. 통증 완화 치료를 하면서 어느 정도 통증이 잡히면 무릎과 주변의 근력을 꾸준히 강화해 주는 것이 좋다. 회복 기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꾸준히 치료하면서 운동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겨울 스포츠 즐기는 젊은 층, 무릎·손목 부상 조심해야
물론 고령층뿐 아니라 젊은 층도 겨울철 근골격계 질환에서 자유롭지 않다. 겨울은 스키, 스노보드 등 겨울철 익사이팅 스포츠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으로 인해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하여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겨울철 익사이팅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 층에서 이와 같은 부상이 쉽게 발생한다.
이들이 주로 겪는 부상은 근골격계 질환이다. 충분한 준비 운동 없이 스키를 타면 낙상, 충돌 등으로 부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스키는 다리의 힘을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이다 보니, 무리한 활동이나 눈 위로 착지할 때 힘이 가해진 하체의 무릎 관절이 꺾이면서 전방십자인대가 손상될 위험이 높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주로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잘못된 착지 동작, 충돌 등으로 발생하는데, 스키를 탈 때 무릎 아래가 스키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무릎이 과도하게 꺾이며 손상이 발생한다.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은 손목 골절을 주의해야 한다. 스노보드는 스키와 달리 스키 폴과 같은 지지대가 없어 넘어질 때 손을 바닥에 짚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손목을 짚고 넘어지면 체중의 약 2~10배 정도의 힘이 손목에 가해지는데, 이로 인해 손목에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스노보드를 탈 때는 속도가 빨라 골절 정도가 심한 경우가 많다.
스키나 스노보드와 같은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준비 운동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이 큰 허리, 무릎, 손목의 근육을 충분히 풀어야 한다.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이완시켜 가동 범위를 늘려주는 준비 운동은 부상의 위험을 확실하게 줄이는 기본 중 기본이다. 또한 헬멧, 손목과 무릎 보호대 등 자신에게 맞는 보호 장비를 착용해 혹시 모를 충돌과 낙상 등에 대비해야 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상범 원장 (선수촌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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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