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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리항 / 이순규 가을부터 풍어를 꿈꾸는 마을은 모조리 항구가 인접한 해안가로 몰려들었다 가뜩이나 짠 바람을 피해야했던 산기슭 둔덕을 파고 살아온 사람들은 이제 갈수록 늘어나는 외지인들 차지로 밀려 바닷가 방파제 끝까지 세간을 끌고 내려와 임시비닐과 그들이 내주는 입장료로 살았다 겨울에도 항구에는 천막이 올려지고 십일월 늦게까지 살 오른 대하를 낚아 올리면 껍질은 모진 해풍을 단단히 막아내느라 자정을 넘긴 심야까지 벌겋게 달아오른다 동이 트는 항구는 닫힌 비닐천막을 열어 밤새 묶여 꼼짝도 못한 만선의 부스러기와 까맣게 그을린 껍질을 바다에 탁탁 털어 날리고 한나절 이슥해진 바닷물에 태양이 던져주는 입질로 멀리까지 튀기는 물살을 끈질기게 끌어올린다 남당리 사람들은 멀리 떠났다가도 물때에 맞춰 그물에 끌리듯 돌아와 더는 나갈 수 없는 바닷가 밀물로 씻겨져 천막속 연기와 함께 누릇하게 타고 있었다 * 남당리항 : 충남 홍성군 서부면 소재 항구(포구) |
첫댓글 많은 시간 좀 더 함께 하지못함을 관용하여 주심을 바랍니다. 새해와 함께 개편된 아름다운 공간에 늘 시와 향기로 가득 차이길 기도하겠습니다.
고마워 ... 그동안 수고 많았어... 카페지기는 혼자 하는것이 아니니까... 새해에도 늘 건필하고 좋은 글에 머물고 간다... 행복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