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발어선에 팔려간 지적장애인, 그들의 인권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성명]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9월 27일)
2024년 9월 26일, 【통영해경, 지적장애 선원 임금착취·폭행한 4명 검거】라는 언론기사가 나왔다. 통영에서 무등록 선원소개업자가 지적장애인을 서해안 통발어선에 팔아넘기고 3년 3개월간 약 1억3000만의 임금 착취와 폭행을 했다는 내용이였다. 상당히 충격적이였다.
2019년, 통영에서는 지적장애인을 19년 동안 노예처럼 노동력을 착취하고 학대한 혐의로 통영 모 양식장 업주가 구속되고 같은 마을에 사는 정치망어업 선주와 이웃주민을 상습 폭행과 장애인수당 착복 혐의 불구속 입건된 사건이 있었다. 이 역시 통영이였다. 이 사건은 사회적인 큰 반향을 일으키며 경남도, 통영시, 경찰 등이 떠들썩하게 대책마련에 분주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었다.
참혹한 인권유린과 극한 노동강도로 비장애인조차도 꺼리는 어업분야, 특히 선원이라는 직종에 발달장애인들이 타겟이 되고 있다는 것은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였다. 추측건데, 지금 이시간에도 수 많은 어업 현장에서 인신매매, 노동착취, 임금착취, 인권유린에 발달장애인들이 고통스러워 하며 우리사회를 향해 절규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부모들도 그 절규가 가슴을 후벼파고 있어 같이 절규하고 있지만 우리사회는 귀를 막아버리고 눈을 막아버리고 외면하기 바쁘다. 일이 터지면 그제서야 대책을 마련하기에 바쁘다. 제발 이러한 사건을 우리사회의 일부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라 치부하지 말라.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한 사건을 접해야 하는 지, 지자체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왜 그리 힘든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은 경악과 분노를 넘어 삶에 대한 좌절감, 무기력함, 무감각으로 우리사회에 대한 증오와 불신으로 대립각을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부모들은 강력히 요구한다. 통영해경의 적극적인 관심과 발빠른 행동으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이와 더불어 한번 더 경찰 등 사법기관에서는 피해 발달장애인의 정확한 인권침해 실태, 주변인들의 관련성 여부, 금전 착취여부 등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조사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과정에 드러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
우리 부모들은 한번더 강력히 요구한다. 경남도, 통영시 등 행정기관에서는 행정 편의적으로 접근해서 축소 은폐시키려고 하는 구태의연하게 태도는 버려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업, 특히 선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발달장애인의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유관 기관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피해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기를 촉구한다.
이번 사건의 추이와 지자체의 대응, 재발방지 대책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우리가 머뭇거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발달장애인의 인권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9월 27일
(사)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 통영지회/(사)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