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oman.chosun.com/mobile/news/view.asp?nNewsNumb=20201272045
유퀴즈 출연한다는 소식 듣고 찾아봤는데
너무 좋은 인터뷰라 가져왔어!
발자국 하나 없는 땅을 밟은 쾌감이 들었다. 내가 지나온 길이 다음 누군가의 통로가 될 것이란 설렘.
길잡이의 부재가 불안한 적도 있다.
그 모든 때를 겪어봤기에 말할 수 있다.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고.
LG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는 ‘우아하게’ 이겨왔다.
“나이가 많아서 박사학위가 있으면 오히려 취업하기 힘들다.” “대학에서도 나이 많은 여자 교수는 채용하지 않는다.”
언젠가 주변에서 고한 충고는 틀리지 않았다. 시간강사를 해야만 했다. 기회는 그 후에야 찾아왔다. 모토로라대학교에서 6개월짜리 프로젝트를 수행해줄, 학위를 갓 끝낸 박사를 구하고 있었다. LG인화원(LG그룹 교육기관) 임원이 그의 프로젝트 결과를 지켜보곤 명함을 건넸다. 1995년, 마흔 살 윤 전 대표는 LG인화원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여성 부장은커녕 여성 과장도 몇 안 되던 시절이다. 그는 자신이 “달갑지 않은 외계인, 그것도 여자 외계인이었다”고 회상했다. 희귀종이 아님을 증명하려면 반드시 성과를 내보여야 했다. 업계 최초의 직원 대상 온라인 교육 인프라 ‘사이버 아카데미’를 개발했다. 그 일을 계기로 2000년 상무를 달고, 2010년 전무를 거쳐 2011년 LG아트센터 대표가 됐다. “21세기가 됐는데 어떻게 그룹에 여성 임원 하나 없느냐”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지시도 큰 몫을 했다.
‘윤여순 전무’의 수명이 2년도 채 되지 못할 것이란 예단이 지배적이었다. 한 원로 임원은 리더십 워크숍을 진행한 윤 전무를 불러 “여자가 아침부터 웬 목청이 그리 크고 높냐”고 소리쳤을 정도다. 외계인은 보란 듯이 20년 가까이 이겨냈다.
윤여순 전 대표가 이 모든 이야기를 담아 최근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를 출간했다. 그는 “우아하단 표현은 퇴임할 무렵 듣게 된 형용사”라고 했다.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를 읽고 있는데 옆에서 친구가 그래요. 넌 뭘 그렇게 이겨 먹으려고 이걸 읽느냐고.
아하하하. 상대를 이겨 먹으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네 자신의 꿈과 싸우고 이겨내 더 큰 꿈을 이루라는 거예요.(웃음)
환경이 척박하면 그걸 이겨내려 하고 감정에 휘둘리게 돼요. 그럼 힘들어요.
그걸 넘어서 자기만의 페이스를 갖고 나를 지켜나가야 해요.
일하는 여성의 고민은 왜 시대가 변해도 여전할까요?
여성의 사무직 비율은 늘었어요. 하지만 여성 임원이 3%도 안 돼요. 아직도 너무 적고, 별로 늘지 않은 거죠.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과 어떻게 같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부족한 것 같아요.
8년 전 인터뷰에서 “일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때 언론에 목소리를 내는 게 순리인 것 같다”는 답변을 읽었어요.
첫 여성 임원이 됐을 때 여성잡지 17군데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어요.
이미 신문에 ‘여성이 임원이 됐다’고 짧게 기사가 나갔잖아요. 근데 여성지에선 몇 페이지를 쓰겠다고 해요.
내가 일한 게 없는데 쓸 얘기가 뭐가 있어요. 일 좀 하고 성과를 인정받으면 취재해달란 의미였어요.
여자가 아침부터 큰 목소리를 낸다고 혼난 일화는 황당했어요.
실은 그보단 더한 얘기도 많아요.(웃음)
그 말을 딱 듣고 뭐라도 (반격)하고 싶은데 최초 여성 임원이고 모든 남성, 여성 후배들이 지켜보는 거예요.
너무 어린 여성들의 시선이 느껴지니까 어깨가 무거웠고 섣불리 행동하고 싶지 않았어요.
오래 임원할 거라곤 꿈도 못 꿨어요. 제 존재가 상징적인 의미로 만들어졌음을 너무 잘 알고 있었어요.
길어도 4년 하면 끝나겠구나, 근데 1년이든 4년이든 이왕 하는 거 제대로 성과를 내보자 싶었죠.
화가 쌓였을 것 같아요.
그럼요.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어요.
분명히 부당한 차별이니까 내가 외치고 싸울까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마이너스에요.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말해봤자 받아들여질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그리고 가만 보니 이 사람들이 내게 의도적으로 대하는 것도 아녜요.
그냥 몰라요. 여성을 상사로 모신 적이 없었던 거예요.
‘당신은 별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이겠지만 동료 여성은 이렇게 느낄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겠더라고요.
한 발 물러서 얘기를 하고 오히려 제가 놀란 게 “뭐라고?” 하는 반응일 줄 알았는데, “아~ 그래요?” 하는 사람이 더 많았어요.
훌륭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딸도 성인의 딸을 두고 있어요. 엄마가 필요하다고 울던 딸은 이제 뭐라고 해요?
‘퀄리티 톡’을 하면서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고서 잘 자라줬어요.
애하고 진하게 제대로 대화를 나누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낼 수 있을 것 같단 확신이 있었어요.
애가 중고등학생 땐 엄마가 일하는 걸 너무 행복해 했어요.
친구들이 너만이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서(웃음) 부러워했대요.
잘 자라서 프리랜서 그래픽디자이너가 됐어요. 일을 아주 즐겁게 잘하고 있어요. 우리 딸 결정이라면 다 믿어요.
내 딸에게 나는 어떤 엄마로 기억될까요?
확실한 건 딸이 일하는 엄마를 굉장히 자랑스러워해요.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엄마 얘기를 많이 떠올린대요.
나중에 어떻게 기억될지는 뭐, 아휴, 민망하네요.(웃음) 제가 한 만큼이겠죠.
올해로 예순여섯,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일은요?
저를 찾는 후배 여성들이 있다면 어디든 가겠어요. 도움만 될 수 있다면 그게 여생의 보람이에요.
첫댓글 너무 멋지시다... 고생하셨던 분들은 항상 후배들에게는 같은 고생하지 않길 바라시네ㅠ
너무 멋지시다ㅠㅠㅠ진짜 기업문화 뭐같아서 여자가 살아남기 너무 힘든데.. 존경합ㄴ다
와 인터뷰 너무 멋있으시다
너무 멋있어 ㅠㅠ 나도 존버한다 진짜
진짜 멋지셔...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윤여정님 동생이시자너 어쩜 자매가 이렇게 다 멋져
어제 유퀴즈보고 진짜 저런 멋진여성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함 ... ㅠㅠ
너무 멋지시다 저렇게 살아야지
진짜 멋지다 미래의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열심히 해야지
따님이 하고싶은일 하는것도 정말 멋졌어
진짜멋있다..
와 진짜 너무 멋있으시다 더 높이높이올라가시고 하고싶은거 다하세요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이따 유퀴즈봐야지 꼭..넘 멋지다
우와
저를 찾는 후배 여성들이 있다면 어디든 가겠어요. 도움만 될 수 있다면 그게 여생의 보람이에요.
마지막줄 너무좋다..
마지막줄 소름돋았어 나도 본받고싶다
지금 보는중 ㅎ
짧은 인터뷰인데도 우아함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저 자리까지 가려면 강인함이 필요했을거고...
대박,,, 언니가 윤여정 배우님이샤!!!! 나만 이거첨앎??
허얼!!!!!!!!!!!!!!!!!!!,,,,,,,,,
저기까지 올라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부당한 일을 겪어오셨을까..
정말 멋지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