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산선원의 넉넉함 (2016. 01. 09)
감을 뭇날짐승들의 겨울먹이를 위하여 수확치 않으시고
그대로 두신 스님의 따스한 자비가 느껴지는 정경입니다.
子曰(자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出則事公卿(출즉사공경),
“나가서는 公卿(공경)을 섬기고,
入則事父兄(입즉사부형),
들어와서는 父兄(부형)을 섬기며,
喪事 不敢不勉(상사 불감불면),
喪事(상사)시 에는 감히 힘쓰지 않음이 없으며,
不爲酒困(불위주곤),
<그리고> 술에 곤함을 당하지 않는 것,
何有於我哉(하유어아재)?”
이중에 어느 것이 나에게 있겠는가?”
-논어 자한 15-
今釋(茶山의 해석)
공자께서는“밖에 나가 조정에서 벼슬을 할 때는 충심과 정성을 다하여 公卿(공경)을 받들어 섬기고, 들어와서 집에 있을 때는 효도와 우애를 다하여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들을 존경하며, 친척이 喪(상)을 당했을 때는 마음을 다해 장례를 치르고, 잔치하는 마당에서는 술을 과하게 마셔서 술에 취해 실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런 일이 나로서는 어려울 것이 없으나 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여, 충성과 孝悌(효제)를 다할 것. 禮(예)를 다할 것. 그리고 술을 마시는데 신중할 것을 격려하고 있다.
朱註(朱子의 집주)
① 주자
說見第七篇이라 然이나 此則其事 愈卑而意愈切矣라
이 내용에 대한 해설(何有於我哉)은 제7편 (술이편 2장)에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자한편 15장) 곧 그 일이 더욱 낮으면서도 뜻은 더욱 간결하다.
② 慶源輔氏
此章은 所以 警學者使自察於踐履之間이오 不忽於卑近이오 不違於微小之意이니 益深切矣이라
이 장은, 배우는 자가 스스로 실천하여 행하는 사이에 살피게 하고, 낮고 가까운 것을 소홀하게 여기지 말고, 작고 미미한 일이라도 어기지 말라는 뜻을 깨닫게 함이니, (그 뜻이) 더욱 깊고도 간절하다.
家苑 註(가원 이윤숙 선생의 집주)
<家苑 註 1>
당시 제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공자를 특출난 성인과 같은 존재로 보고 그 도를 실현한다는 것은 넘기 어려운 산과 건너기 어려운 바다처럼 여긴 듯했다. 그리고 아예 접근조차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어 ‘나라고 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들처럼 섬길 줄 알고, 힘쓸 줄 알고, 술에 실수가 없도록 노력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다.
술이 편 2장의 “黙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묵이식지 학이불염 회인불권 하유어아재 : 묵묵히 하여 기록하며, 배우되 싫증내지 아니하며, 사람을 가르침에 게을리하지 않음이니, 무엇이 나에게 있으리오!)”가 제자들을 향해 하신 말씀이라면, 윗 글은 초학자와 일반인들을 위해 하신 말씀으로 여겨진다.
孝(효)와 弟(제)로 상징되는 恭敬(공경)의 禮(예)는 당시 신분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가문과 국가의 기강과 질서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또한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늘 일상적으로 접하는 인륜의 도리이다.
위 문장에서 ‘出則事(출즉사)’는 弟(제)에 해당하고, 入則事(입즉사)는 孝(효)에 해당한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늘 강조하고 있는 것이 효제인데(학이편 6장), 유가에서는 孝弟(효제)를 仁(인)의 근본으로 보았다(학이편 2장).
喪事(상사)는 사람이 처하는 가장 슬픈 일 중의 하나로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고, 祭祀(제사)와 더불어 愼終追遠(신종추원 : 삼가 초상을 치루고 멀리 조상을 추모함.:학이 편 9장)과 追遠報本(추원보본 : 멀리 조상을 추모하여 근본에 보답함)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시되는 의례였다.
또한 술은 천지자연의 기운이 담긴 곡물의 精華(정화)이기에, 정화된 술향으로 귀신을 불러 흠향하면 곧 인간과 神(신) 사이가 연결된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제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고, 제를 마친 뒤에 함께 모여 飮福(음복)함은 귀신의 음덕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이때 지나치게 술을 마셔 취하게 되면 오히려 귀신의 음덕을 흩어버리게 된다. 위에서 ‘不爲酒困(불위주곤)’은 요즘처럼 아무 때나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燕饗禮(연향례)에 마시므로 곤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주역 끝 괘인 64번째 火水未濟(화수미제)괘 마지막에서 ‘술을 마심에 머리 꼭대기까지 적시는 것은 또한 절도를 알지 못하는 것(飮酒漏首음주루수 亦不知節也역부지절야)’이라고 경계하였다.
맹자는 ‘禹(우)임금이 맛좋은 술을 미워하셨다(惡旨酒악지주 :<맹자>이루하편 20장)’고 하였는데, '전국'책에는 儀狄(의적)이 술을 만들어 우임금에게 드렸더니, 우임금이 맛을 보고는 “후세에 반드시 술로써 나라를 망하게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後世후세, 必有以酒필유이주,亡其國者망기국자)”라며 의적을 멀리하고 술을 끊었다고 한다.
<시경> 소아편의 賓之初筵(빈지초연)에는 연향례에 술마시는 광경이 잘 그려져 있다(아래 참조). 다음은 3장부터 5장까지의 내용이다.
<家苑 註 2>賓之初筵(빈지초연)
손님이 처음 자리에 나아갈 때에는 온온히 공순하도다. 그 취하지 아니했을 때에는 위의가 진중하더니 이미 술이 취해서는 위의가 경망스러우니라. 그 앉은 자리를 놓고 옮겨가서 자주 춤을 추기를 너울너울 하도다. 그 취하지 아니했을 때에는 위의를 삼가더니, 이미 취하여서는 위의가 추잡하니 이를 일러 이미 취했도다. 그 차례를 알지 못하도다.
(賓之初筵앤 溫溫其恭이로다 其未醉止앤 威儀反反이러니 曰旣醉止란 威儀幡幡이라 舍其坐遷하야 屢舞僊僊하나다 其未醉止앤 威儀抑抑이러니 曰旣醉止란 威儀怭怭하니 是曰旣醉라 不知其秩이로다)
손님이 이미 취했느니라. 곧 큰소리 치고 곧 꾸짖으면서 우리 제사를 어지럽게 하여 자주 춤추기를 비틀비틀하니 이에 가로대 이미 취했음이라. 그 허물을 아지 못하도다. 기울어진 고깔이 삐딱하여 자주 춤을 추어 그치지 않도다. 이미 취하고 나가면 아울러 그 복을 받거늘 취하고도 나가지 아니하니 이를 일러 덕을 해침이로다. 술 마시기를 심히 아름답게 함은 오직 그 어진 위의니라.
(賓旣醉止라 載號載呶하야 亂我籩豆하야 屢舞僛僛하니 是曰旣醉라 不知其郵로다 側弁之俄하야 屢舞傞傞로다 旣醉而出하면 並受其福이어늘 醉而不出하니 是謂伐德이로다 飮酒孔嘉는 維其令儀니라)
무릇 이 술을 마심에 혹 취하기도 하고 혹 취하지 않기도 하는데 이미 감독관을 세우고 혹 사관으로 보좌하니, 저 취하여 어질지 못함을, 취하지 않은 이가 도리어 부끄러워하니라. 곧 따라가서 너무 게을리 말라고 못하는가. 말이 아닌 것은 말하지 말며, 따르지 못할 것은 말하지 말라. 취함으로 말미암아 말함을 뿔 없는 염소를 내놓으라 하리라. 석잔 술에도 전혀 기억을 못하거니 하물며 감히 더 많이 마시랴.
(凡此飮酒에 或醉或否일새 旣立之監이오 或佐之史하나니 彼醉不臧을 不醉反恥하나니라 式勿從謂하야 無俾大怠아 匪言으란 勿言하며 匪由란 勿語하라 由醉之言을 俾出童羖호리라 三爵不識어니 矧敢多又아)
*何有於我(하유어아) : 보통 다음의 두 가지로 해석한다. 하나는 '나로서는 어려울 것이 없다'. 다른 하나는 '어찌 나에게 있겠느냐'. 그러나 다산은 "내가 그 방면에 약간 능하지만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오늘도 고운 날 되시고 행복하십시오.~
-碧 松-
행복하십시오!
첫댓글고맙습니다반갑습니다*^^**^^**^^* 더욱 건강 다복하시길 축원하며*^^* *^^*<> 고창 고창 고창"고창" "고창" "고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