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흔히 음식이 변질, 부패되기 쉬운 여름에 잘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노로바이러스 균으로 인한 식중독은 여름보다 겨울에 더 자주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최근 5주간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5주간 증가하고 있다며 예방 수칙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
겨울이 제철인 굴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의 주원인이 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겨울 제철 ‘굴’ 먹고 갑자기 설사, 구토한다면…‘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노로바이러스 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위장관염이다.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 등을 섭취할 경우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키는데,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을 만큼 추위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겨울철에는 여름에 비해 식재료나 조리도구의 위생 관리에 소홀하기 쉬운 만큼 노로바이러스 균에 감염될 확률도 높아지게 된다.
노로바이러스 균에 감염되면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되며, 사람에 따라서는 복통과 오한, 발열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증상은 2~3일간 이어지면서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로 11월에서 4월 사이 많이 발생하는데, 개인위생이 취약하고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영유아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특성을 보인다.
지난 3일 질병관리청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신고 환자 수가 한 달 새 약 2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5~21일 29명, 10월 22~28일 31명, 10월 29~11월 4일 41명, 11월 5~11일 49명, 11월 12~18일 57명으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신고 환자 수가 5주간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0~6세 영유아 환자가 전체의 38.6%를 차지하는 등 영유아 감염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 밖에도 65세 이상에서 20.3%, 7~18세에서 15.9%, 19~49세 및 50~64세에서 12.6%의 발병률을 보였다.
노로바이러스 균은 적은 양으로도 쉽게 전파된다. 따라서 주변에 노로바이러스 균에 감염된 사람이 있으면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균을 예방하는 백신이 없는 상황인 데다, 면역 기간도 아주 짧은 편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한번 감염됐던 사람도 언제든지 재감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방과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영유아가 많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장난감 등의 물건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단체생활을 하기 때문에 균이 전염되기 쉬운 환경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집단시설에서는 개인용 물건을 사용하는 등 위생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또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익히지 않은 채소류와 어패류를 먹었을 때도 감염되기 쉽다. 특히 굴, 조개, 생선 같은 수산물은 노로바이러스 균이 자주 검출되는 식품이다. 굴과 조개 등 어패류를 섭취할 때는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완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의 주원인이 되는 굴은 생으로 먹기보다는 국밥이나 찜, 전 등으로 요리해 익혀 먹는 것이 좋다.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송슬기 원장(신세계항의원)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나이와 관계없이 감염될 수 있으며 노로바이러스 균에 감염된 사람이 요리한 음식을 먹거나, 접촉한 물건을 만져도 감염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고의 예방은 손 씻기, 증상 사라져도 48시간 이상 외출은 자제해야
예방의 기본은 손 씻기이다. 특히 화장실 사용 후와 식사, 음식 준비 전 꼼꼼하게 손을 씻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균에 대한 특수한 항바이러스제가 현재까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증상의 진행 기간은 길지 않은데, 대부분의 증상이 48~72시간 동안 지속되다 별다른 치료 없이도 회복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의 흔한 증상으로는 구토와 설사가 있다. 그러나 설사 증상이 심하다고 해서 지사제를 사용하게 되면, 장 속에 있는 독소와 세균의 배출이 늦어지면서 오히려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설사 증상은 탈수를 부르는데, 이때 탈수를 막기 위해서는 이온 음료가 도움이 된다. 이온 음료는 수분을 공급하고 전해질 균형을 되돌리는 역할을 한다. 설탕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와 과일 주스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 환자가 있다면 생활공간을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구토물 등을 처리할 때는 반드시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오물은 비닐봉지에 넣고 밀봉해서 버려야 한다. 오염된 표면은 락스와 같은 염소계 소독제를 활용해 소독해야 하는데, 락스 1: 물 50 비율로 희석해서 소독하면 된다. 노로바이러스 균에 오염된 이불이나 의류는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이나 락스 1:물 330 비율로 섞은 락스 희석액을 사용해 세탁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렸다면 증상이 사라졌을지라도 48시간 이상 등원이나 등교, 출근 등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증상이 없더라도 3일에서 2주까지도 전염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송슬기 원장 (신세계항의원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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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