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넘버원코리안-위대한 K-LEAGUE.swf
수요일, 리그컵 결승전이 있었습니다. 2009년 리그컵 준우승 이후 2년만이자, 작년의 FA컵 준우승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지라, 어렵게 시간을 내어 친구 하나랑 같이 경기를 보러 갔습니다.
마침 구단에서 원정버스를 운행해서 더욱 더 부담없이 갔다 올 수 있었습니다. 버스 동원댓수만 5대. 개인적으로 따로 오신분들까지 포함하면 5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번 부산의 우승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으로 갔습니다.
티켓 인증 겸, 문수구장 인근의 풋살장. 울산 문수 구장은 체육공원 내에 위치해서 축구장 외에도 실내수영장과 육상 보조경기장 같은 다양한 시설들을 구비하고 있었습니다. 풋살 경기장도 그중 하나인데, 인조잔디가 깔려있더군요.
뭐. 나름 부러웠습니다.ㅎ 이런 시설이 축구장 옆에 붙어있는건 상당히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경기장 바로 인근에 있는 편의점. 하지만 아시아드에 딸린 홈플러스보다야..ㅎㅎ 물가 또한 장난 아니더군요.
경기 시작 한시간도 더 전인데도 제법 들어가는 사람들은 많더군요. 특히 가족단위의 관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현대계열 사원들도 나중에 되니 좀 보이더군요.
문수경기장에서 본 저수지 한컷. 호수를 낀 경기장이라..ㅎㅎ 확실히 이 경기장이 왜 아름다운 경기장 중 하나로 꼽힐만한지 알거 같습니다.
몸을 풀고 있는 부산의 이범영과 전상욱 골키퍼. 오늘은 경험이 많은 전상욱이 선발출전했습니다. 다른 팀은 키퍼를 구해 삼만리이지만, 부산은 골키퍼만큼은 아무 걱정 없다죠.. 문제는 수비.......
에휴.
센터서클에 공을 아름답게(?)세팅하고 경기 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평일 7시 경기는 사람들이 제때 도착하기 힘들더군요.
미래의 울산 축구팬들... 생각보다 시끄럽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투.혼.
단 두글자로 설명이 가능한 안익수 감독의 눈물겨운 지휘모습입니다. 오늘 경기 끝날때까지 서서 지휘를 했습니다.. 이유는??
http://blog.naver.com/goalgoalsong/130113225018
이 주소로 들어가서 확인해보시길...
울산의 서포터즈 처용전사. 서산경기 파문이후 오랫동안 쉬었다가 다시 복귀했네요.
지금 제가 보는 장소는 2층인데, 여기는 과거 구덕운동장이 연상될만큼 먹을거리를 잔뜩 펼쳐보며 구수한 입담들을 펼치는 장소였습니다.
"승리하라! 아이파크. 오 부산 나의 바다여"
열심히 서포팅한 부산 서포터즈 P.O.P와 원정간 팬들입니다.
안익수 감독의 초상화 걸개가 인상적입니다.
하프타임에 뭔 경품 추첨쇼를 사다리 타기를 하대요?
아무튼 후반전은 S석으로 가서 보기로 하고 자리를 옮겼습니다. 여긴 문수구장 제일 꼭대기 시야입니다. 확실히 축구전용구장이 좋긴 좋습니다.
평소에나 이렇게들 중계해줄 것이지...
으흠. 왠지 구덕으로 돌아간듯한 아저씨들의 걸쭉한 입담들.
그리고 뮤직뱅크 저리가라의 열창을 보여주고 있는 일당백 여고생 서포터들..ㅎㅎ
교복 입고 학교 마치고 바로 달려오신 분들이 많더군요.
덕분에 요즘은 터치라인 가변석이 아닌 서포팅 가변석으로 가볼까라는 생각을 약간은 진지하게 하게 만듭니다.ㅎㅎ(농담)
경기 이야기를 너무 안했네요. 패인은 김한윤의 부상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주전 수비수들 이탈로 인해 수비진이 엷어진 상태서 그나마 버텨주던 김한윤까지 이탈해버리니 중앙 미들에서 백업을 뛸 선수가 없어 박희도가 다시 중앙미들로 가야하는 악순환...
거기다 경기는 내리 3골 먹혔죠. 분위기 참... 마지막 김신욱의 치달은 박태민(처음엔 추성호인줄 알았는데, 박태민이더군요)의 체력적 저하가 낳은 결과물이었습니다. 교체출전을 하며 체력을 안배한 김신욱과, 3주 동안 계속해서 주 3회 경기를 이어온 부산 선수들의 약점을 궤뚫은 김호곤 감독의 지략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통 같았으면 충분히 따라잡았을텐데도, 시즌 내도록 쉬지 못한 주전 윙백인 김창수와 박태민.... 아.. 눈물만..ㅜ.ㅜ
여담이지만, 김근철이 수원으로 간다는 말이 있는데, 중앙 미들도 여유가 사라진 이 상황에서 그게 과연 정상적인 판단일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벤치에도 없었는데, 한지호가 들어갔다 나오는 상황으로 갈 바엔 차라리 김근철 - 유호준 라인을 다시 보고 싶더군요.
급성 맹장염 수술 받고도 열심히 지휘하시는 분께 할 말은 아니겠지만.
울산의 축구열기는 후끈합니다. 20000명이 넘는 관중들이 오셨더군요. 특히 어디서 야유회 오신듯한 동원관중들이 아니라 소위 일반관중들이 대단히 많았다는점에서 울산도 충분히 과거의 명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양동현의 2골 만회로 경기는 막판까지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상황으로 갔습니다만..
결국 패했고, 부산은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쓰러지는 선수들과 낙담하는 부산팬들..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뭐.. 그래도 잘했습니다. 어차피 이까짓 대회, 그냥 울산 먹으라고 던져주죠. 아챔 출전권도 없는데.
아직 부산은 리그컵 경기외에도 FA컵 8강전과 리그 5위에 올라있습니다.
FA컵 8강전은 성남과 원정에서 치뤄야 하며 리그는 13위와도 승점차가 5점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그런만큼, 부산은 여러모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위치인 동시에 위태위태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축구를 보고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도, 오늘같이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아직 남아있기에, 그들의 땀과 노력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명가 부활이 올해 내에 이뤄지진 않을지라도, 그 시기는 멀지 않은듯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가긴 갔더군요. 한 장소에 카메라 3대가 한번에 돌아가는 모습을 보셨어야 하는건데.ㅎ
그런거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저 카메라들이 모두 HD급이라 각자 필요한 위치에 있다면 EPL급 중계가 가능할텐데'라는..
사랑해 부산 ㅠㅠ
요즘 부산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잇어서 부산팬분들은 좋으실 듯 싶네요. 비록 중앙수비수 4명이 한꺼번에 증발해버려 안타깝지만..
비록 준우승이었지만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뛰어줘서ㅠㅠ 아 이렇게 다시보니깐 감동이네요
아 그리고 이번에 영입한 수비수 이동원선수와 황재훈선수는 어떤선수인가요??
와;; 안익수감독님 ;;;; 글 블로그가서 읽었는데 완전 감동이네요...........ㅠㅠ..대박 완전호감..
그까짓 리그컵 ㅋㅋ 내년부턴 부산은 그까짓 리그컵 출전하지 마세요
이런식으로라도 위로해야죠.ㅎㅎ
사맛디님의 직관 사진 리뷰 간만에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