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 처럼 멀리 외곽 공제선을 형성하고
군데군데 크고 작은섬이 흩어져 있는 남해 바다
백조때와 같은 양식장의 부표와 그것들을 헤치며
빠르게 지나가는 한척의 뱃길이
하얀 물거품의 신작로를 만들어 내곤한다
가까운 섬 사이에 우뚝 우뚝 솟아있는 크고작은
바위에 찰랑거리는 부딪침이 햇살과 어우러져
무지개 생성의 장관을 이룰 때면 감탄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조화와 창조주의
신묘막측에 감사 뿐이다
멀리 펼쳐진 뻘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섬그늘에 굴 따러간 엄마와
파도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스르르 잠이든
아기 영상이 그려지고
정박된 수 척의 고기배가 파도의 찰랑거림에
꿈꾸는 그곳에 갈메기의 금빛을 보게 한다
별빛이 밝은 포구의 밤,
보이는 별들의 수 만큼이나
바다에 떠 있는 부표들의 반짝거림은 하늘에
별이 투영 된 듯 서로가 속삭임을 갖는다
하루를 마감하는 어부들의 지친 구리빛 얼굴이
건강함 보다는 무겁게 느껴짐은
식당에서 마주친 다문화 부부의 투영일까?
관광의 거리라 명명한 그곳 에서도 자주 마주친
허름한 차림의 이국 사람들,
오늘 우리 사회의 변해가는 현실에서
아~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재 인식케 한다
불현듯 50여년 전의 그 때가 파노라마 처럼 스치는
과거를 새김질 하는 하루가 왜 오늘 이었을까 하는
자신에 대한 물음에
여천군 삼일면 호남정유 해안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예하 중대를 방문 하는 대대장 수행 참모의
그때 그 시절이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다
호로도 없는 전투 찦 뒷자리
광주에서 여수 까지 비포장 도로를 질주하여
목적지에 도착 할 때면 먼지로 뒤덮인 얼굴에
까만 눈의 반짝임이 거울 앞에서 내가 보아도
우주인 같은 웃기는 모양새에 파안대소가 지금도
생생하다
호남 정유시설 중대장 안내시
회사 관계자들의 관심과 배려에 수행 참모인 나는
덩달아 어깨가 으쓱할 정도였다고 기억된다
당시 호남정유 내부의 귀빈 숙소는 호텔 수준의 정갈함과 아침에 제공되는 양식은 내가 .처
음 대했던
귀한 음식으로 잊혀지지 않는다
나이프 포크등을 멍하게 바라보는 나에게 촌뜨기
행세하지 말구 날 따라 해 하는 대대장님의 호의가
당황해 하는 나의 심중을 꿰뚫고 학생 지도 하는 선생님 처럼 웃음 가득히 머금고 차근차근 했던 배려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자상한 상괸으로 새겨지고 있다
저녁에 안내된 방에서 침구를 늧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대대장님께서 내 방에 들려 왜 아직껏 자지 않느냐고 묻기에 침구를 기다린다는 나의 대답에
나의 침대 앞으로 오셔서 얇디얇은 하얀 시트와 부드러운 파란 얇은 한장의 담요를 들쳐 보이며
김중위 ! 방이 추운가? 덥기까지 하구만,
잘 자게 좋은꿈 꾸게나 하시던 그때의 모습이
그렇게 의연하고 존경스러윘던지?
배 ㅇ ㅇ 중령님!
대대장님 !
감사했습니다.
장교의 품위 교양 부족을 절감 했던 반성의 밤이
되었고 부하에 대한 자상한 배려가 나에게 현장
지휘 교육의 장이 됨에 감사했다
여수에서의 3박4일의 가족여행
50여년 전의 새록한 기억들이 투영되며
세태의 삶들을 행복의 잣대에 맞춰 볼 때
기성복 으로 너무 많이 변해 버린
헐렁하고
박제된 인스턴트의 삶으로 굳어져 가고 있지 않는가
하는 아쉬움을 숨길 수 없을듯 하다
긴 인생 여정의 뒤안길에서
격세지감의 되 돌릴 수 없는 변화와
그 변화에 동화 하려는 몸부림이
메마른 우리네 인생의 사는 맛을
삶속에서 생성됨이 아니라
기계 소리에서 제작된
로봇의 삶이 되고 있는건 아닌지?
나의 잘못된 착각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