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탄고도 1330, 강원을 걷다]
강원도가 명품 둘레길로 개발한 ,영월,정선,태백,삼척을 아우르는 폐광지역을 걷는 길, 운탄고도1330. 최고 높이 1330미터의 정선 만항재를포함하여,1900년대 초반까지 번성하였던 탄광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광부들의 길이다.총길이 173 km 로서 1길부터 9길까지 있다.
70대 후반의 젊은(?) 할배3명이 오지 탐광촌길을 도전하기로 하고, 4월13-14일 1박2일 다녀 오기로 했다.
사람이 잘 닳지 않는 산골 외지의 길, 원시적인 냄새가 풍부한 강원도 영월에서 시작한다.
동강 줄기를 따라 유서 깊은 수억년의 역사를 간직한 산과 강과 숲을 따라가는 1길은 15.6Km 길이 로서, 소요시간이 330분, 고도는186~638미터를 오르 내리는 코스다.
1길은 '성찰과 여유,이해와 치유의 걷는 길'로 되어 있다.열일곱 어린 나이로 비운의 생을 마감한 단종의 넋이 서린 청룡포에서 시작한다.
동강을 따라 4억년전 자연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고씨 동굴에 닿는 길로서 과거에 대한 성찰을 통해, 동강 주변을 걷는다.
겨우 내내 눈이 많이 내린 탓인지,동강의 수량은 풍부하다. 숲 길은 낙엽이 푹신하게 길을 덮어 준다.눈과 얼음이 녹으면서,작년부터 쌓였던 낙엽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어,발자국을 낼때마다 수북히 낙엽이 묻어난다.
가을 보다도 봄에 두툼한 낙엽 쿠션을 느끼는 신비한 경이로움이 있다.
개나리도 만개하고,산 벚꽃도 활짝 피어나고, 야생화도 여러 종류가 저마다의 색갈로 숲을 만들고 있다.
길을 조성한 지 오래되지 않아,투박하고 , 잘 다듬지 않은 곳도 많아서,원시적인 체취가 더 풍긴다.
자연 감상도 하며,신비한 역사도 생각하며 걷다가 1길 마지막에 도착 시점이 오후 5시 반경이다 (10시반에 출발했으니,8시간 소비했다)
민박 팬션에 도착하니,기력도 소진하고 모두가 knock down 되었다.안나 푸르나를 2주전에 다녀 온 친구 왈,'히말라야 걷기 보다 힘들다~!!'
다리에 쥐도 나고,잠자리에서 경련도 났지만 하루 쉬니까,다시 원기 회복하고 운탄고도 2길에 도전한다.
이른 아침, 7시 반에 출정을 한다.2길은 20 km 로서,173~643 m 고도를 오르 내리는 7시간 코스다.
김삿갓이 살았다는 '방랑 삼천리' 의 거점을 지나(김삿갓 면이 있다)대야산성을 향한다. 동강과 서강이 마주치는 요지에 성을짓 좌우가 보이는 위치에서,백제, 고구려가 침투하는 것을 감지하는 대야산성에서 1,000년전 역사를 돌아보게 된다.
만경대산 자락 700 m .구름이 모여 든다는 모운동 까지 굽이굽이 가파른 길을 오른다.
삭도 (석탄을 나르는 하늘길)의 흔적이 있고,저지에서 고도까지 케이블 카 같이 석탄을 나르던 흔적이 있다.750 m 고지에서 산과 산이 중첩되어 있는 깊은 외지 마을,중간 중간 햇살이 드는 협곡에는 민가가 들어서고,십여 가구가 논과 밭을 갈구고,주거 군락을 만들고 있다.
깊고 깊은 산속 마을,그 안에도 삶의 터전을 만들고 사는 주민들,초가 삼간은 찿을 수없고,아름다운 펜션 같은 농가 가구가 들어서고 집집마다 두세 대의 차량이 보인다.그림같은 풍치도 많다.
외지 중에 외지, 고립된 마을 에도 부유한 낭만이 깃든다.
동강과 서강,그리고 한강이 교차하기도 한다.한강으로 이어져,제천, 단양, 충주를 거쳐 양주를 지나, 큰 한강과 만나서 서해까지 합류하는 상류이기도 하다.
물과 산,숲과 야생화,구름과 하늘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운탄고도 2길
첫날 8시간, 둘째날 9시간,이틀간 17시간 산길 35 km,운탄고도 1길과 2길에 펼쳐 진 동강 주변을 걸으며 자연의 위대한 모습도 보며,원시의 숲과 천년 역사의 현장을 밟아도 보고 산골 외지의 탄광촌의 길을 되돌아 보기도 했다.
이틀간 오가는 길목에서 다른 일행을 접하지 못하고,우리들 할배 3인 만이 35 km를 호젓하고,오붓하게 즐긴 꼴이다.
다음 코스를 기약하며,서울행 버스에 오른다.
(산불 방지 조치로 3길 이후는 5월15일 이후에나 탐방이 가능하다고한다.)
(2024.4.14)-페이스북에서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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