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단테, 몽테뉴, 괴테, 그리고 보부아르처럼 중년을 살아가기
“문학과 예술이 바라본 중년, 나이듦에 대한 성찰”
인생에서 중년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에서 희곡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은 우리 인간이 중년을 통과하면서 어떻게 해야 창의적 인생을 살 수 있을지 끊임없이 성찰해왔다. 우리 인류가 과거에 중년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오늘날을 사는 우리는 중년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그리고 어찌해야 중년의 미래에 되도록 풍부한 보상을 안겨줄 수 있을지,『미드라이프 마인드』는 단테와 몽테뉴, 괴테, 보부아르 그리고 베케트의 면면을 살피며 중년의 의미를 찾는 여정을 펼쳐 보인다. 이 책은 해박하면서도 쉽고 즐겁게 읽히는 글로 늙어감이라는 과정, 누구도 예외 없이 늙기에 가장 냉혹하기만 한 과정을 인간을 바라보는 애정을 듬뿍 담은 방식으로 접근한다.
👨🏫 저자 소개
벤 허친슨
벤 허친슨은 켄트 대학교 유럽 문학 교수이다. 필립 리버흄 Philip Leverhulme 상을 수상했으며 ‘유럽 아카데미’ 회원인 허친슨은 옥스퍼드, 하이델베르크, 하버드, 예루살렘, 파리 고등사범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21년에는 현대 언어 포럼 Forum for Modern Language 상을 받았다. 허친슨은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서 문학상 심사위원과 프로그램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다. 그 밖에도 《타임》 문학 증보판의 편집자, ‘영국 비교문학 학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영국에서 최초로 비교문학 서머스쿨을 개설했다. 2019년에서 2020년까지는 ‘파리 예술 문화 스쿨 대학교’(The University’s Paris School of Arts and Culture)의 학장으로 재직했다.
유럽 문학을 폭넓게 다루며 특히 독일 문학에 정통한 그는 대표적 저서로 『릴케, 되어감의 시학』 『W. G. 제발트. 변증법적 상상력』 『모더니즘과 스타일』 『늦음과 현대 유럽 문학』 『비교문학. 아주 짧은 입문서』 등을 썼다.
📜 목차
프롤로그 : 늘어나는 뱃살
제1장 위기와 슬픔 - 만들어진 중년
제2장 인생 한복판의 돼지 - 중년의 철학
제3장 산에 오르는 중간 지점 - 중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제4장 가게 뒤에 붙은 방 - 중년의 겸손
제5장 올라타기 - 중년의 희비극
제6장 영원한 초심 - 중년에 맞이하는 안식년
제7장 리얼리즘과 현실 - ‘중년의 세월’
제8장 ‘가운데 끼어 걷는 세월’ - 중년의 전향
제9장 겸손함의 교훈 - 중년의 미니멀리즘
제10장 인생의 정점에서 노년으로 - 갱년기에 살아남는 법
제11장 의식의 흐름 - 새천년의 중년
에필로그 : 중년의 끝
주석
추천 도서
감사의 말
사진 출처
옮기고 나서
색인
📖 책 속으로
주요 작가들은 어디서, 어떻게 인생을 찾아낼 수 있는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늙는구나 하는 느낌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늙는다는 의식으로부터 달아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어찌해야 잘 늙어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다. 성찰이 없는 중년은 살 가치가 없다.
--- p.17
왜 우리는 인생의 정점에서 불행해야만 할까? 물론 그 답은 이 정점이 이제 끝을 향한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이제 이 정점이 끝을 향한 이정표임을 ‘깨닫기’ 때문이다.
--- p.30
우리는 기뻐 날뛰어서도 슬프다고 비탄에 빠져서도 안 되며,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도 그렇다고 너무 풀이 죽어서도 안 된다. 장인과 예술가가 작업을 하며 균형을 추구하듯, 도덕적 존재인 우리는 중용의 자세를 키워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는 덕성은 중심을 잡는 것, 곧 모든 일에 절제하는 것이다.
--- p.65
부단한 의미 탐색은 간간이 일어나는 실패와 피할 수 없이 맞닥뜨린다. 중년의 겸손은 이런 실패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우리가 품을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인 야망은 갈수록 더 잘 실패하는 일이다.
--- p.138
글쓰기라는 강은 평생 우리와 함께 더불어 흐르며 우리의 변화하는 관심사, 나이를 먹어가며 우리를 사로잡는 다양한 종류의 관심사를 포착해 늘 더불어 흐르게 만드는 힘을 자랑한다. 이렇게 포착된 관심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월과 함께 갈수록 더 선명해질 뿐만 아니라, 더욱 더 농밀해진다.
--- p.194
문학을 거울에 빗대는 비유는 사실 적절하지 않다. 거울은 그 자체로 변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거울을 들여다보는 우리 자신이 변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변함없이 우리를 지켜봐주는 바로 그 역할로 문학은 우리의 이상적인 동반자이자 치료사이다.
--- p.234
제임스의 중년 위기는 자아 초월의 위기,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나를 초월해 나의 자아를 더 낫게 만들 가능성이 이제는 닫혀버렸다는, 성큼 찾아온 깨달음의 위기이다.
--- p.273
‘중년’은 갈수록 더 시간을 의식하며 ‘변화’와 ‘부정’의 구분에 매달릴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그 답을 알아내기 위한 인식의 도구를 찾아야 하는 인생 단계이기도 하다.
--- p.321
우리가 사뮈엘 베케트의 인생과 작품으로부터 배울 교훈은 중년에 이르러 다시 시작해보라는, 다시 실패해보라는, 더 낫지는 않을지라도 최소한 좀 더 원숙한 자세로 실패해보라는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 p.366
우리가 정작 주목해야 할 핵심은, 오히려 성숙함은 자신의 의견과 입장이 어디까지나 불완전한 것임을 인정할 줄 아는 자세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성숙함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자세를 의미한다. 성숙한 중년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세상을 볼 줄 안다.
--- p.406
우리가 인생은 하나의 처방으로 다스려질 수 없다는 이치를 받아들인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인생과 문학의 궁극적인 차이, 직선형의 인생과 순환형의 문학은 원칙적으로 서로 비교 불가능하다는 점이야말로 예술이라는 문학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순환하는 힘으로 영원함을 자랑하는 예술과 다르게, 우리의 직선형 인생은 언젠가 반드시 죽음으로 끝을 맞는다. 그러나 또한 우리의 중년 인생이 갖춰야 하는 핵심 본질은 이 끝남을 맞이할 감각을 키우는 자세이다.
--- p.426
🖋 출판사 서평
‘넬 메조 델 캄민(nel mezzo del cammin)’,
곧 ‘인생의 한복판에서’.
중년.
인생에서 중년은 무슨 의미일까? 중년은 늘어나는 뱃살, 젊음과 노망의 사이, 노화와 죽음, 위기 등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묘사된다. 하지만 중년의 시작은 전례 없는 수준의 창의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박차일 수도 있다. 예술과 문학의 몇몇 위대한 작품은 불현듯 인생의 행로 한복판에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열망으로 탄생하곤 했다.
이 책은 문학사의 위대한 작가들의 중년의 삶과 작품을 분석하고 고찰하여 과거에는 중년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현재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미래에 중년이 생산적이 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저자는 회고록, 역사, 비평, 에세이 등 모든 장르를 살펴가며 지성과 감정, 생각과 느낌을 뒤섞어 하나의 구조물을 빚어낸다.
위대한 작가들은 중년이, 그 모든 부정적 진부함과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인생의 가장 생산적인 시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40 너머에도 인생은 있다. 늙는구나 하는 느낌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늙는다는 의식으로부터 달아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어찌해야 잘 늙어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다. 성찰이 없는 중년은 살 가치가 없다.
주요 작가들은 어디서, 어떻게 인생을 찾아낼 수 있는지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중년은 (단테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몽테뉴처럼) 새롭게 발견한 겸손을 키울 수 있음을, 또는 (셰익스피어처럼) 우리의 실존이 가지는 희비극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중년은 (괴테처럼) 1년 정도 휴식을 가져볼 수 있음을, (빅토리아 시대의 작가들처럼) 나이 먹음을 좀 더 사실적으로 보는 관점을 얻을 수 있음을, (T. S. 엘리엇처럼) 완전히 새롭게 정비한 믿음으로 전향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또한 (사뮈엘 베케트처럼) 비워내고 내려놓는 덜함이 사실은 더 풍부함일 수 있음을, (시몬 드 보부아르처럼) 갱년기가 사실은 해방일 수 있음을,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 실천되었어야 마땅한 페미니즘의 관점처럼) 중년이 사실은 새천년을 맞아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중년의 비결은, 좋은 인생의 비결과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켄트 대학교 유럽 문학 교수인 저자 벤 허친슨은 코로나19 팬데믹의 대감금 동안 격리의 위기와 본인이 중년의 위기를 겪는 시기에 이 책 『미드라이프 마인드』를 집필하였다. 요컨대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얻은 깨달음은, 중년은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