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 보물섬'…그 곳에 가고 싶다
지중해도 울고 갈 남국의 푸름이여… ◇ '남해 스포츠파크' 전경
'보물이 감춰진 그 섬에 가고 싶다.' 점점이 박혀 있는 남해안 다도해의 보물섬 남해. 푸른 바다의 한가운데 푸른 하늘을 이고 푸른 산을 품고 있는 그 곳에 가려거든 먼저 '푸르다'는 말의 차이를 가슴에 새길 일이다. 남해에 가거든, 여유를 가슴에 새기고 며칠쯤 묵고올 일이다. 해가 뜰 땐 금산에, 해가 질 땐 응봉산에 올라 뜨거운 태양을 맞이하고 보내야 하기 때문. 때론 지중해의 정취를, 때론 삶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남해의 쪽빛 바다를 보고올 일이다. 그래야 남해에 갔다 왔노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 이락사 입구 ◆보물 하나 - 비단을 두른 듯 우뚝 솟은 금산 전국 최고의 일출 명소 중 하나이자 영험한 기도처로 알려진 보리암이 있는 금산(錦山)은 이름 그대로 비단을 두른 듯한 형상이다. 집채만한 크기처럼 많은 사연을 담은 38경의 기암괴석은 한려해상의 절경과 어우러져 보기드문 장관을 연출한다. 금산의 매력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등산이 제격이다. 이동면 복곡저수지로부터 보리암 입구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거나 혹은 상주해수욕장 인근 상주매표소로부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있다. 전자의 경우 쉽게 정상(681m)까지 오를 수 있고 상주해수욕장을 바라보며 하산이 가능하다. 땀을 훔치며 진정한 등산의 묘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후자를 선택해야 할 듯. 상주매표소를 지나 봄 기운이 완연한 돌길을 50여분 오르면 두 눈이 뻥 뚫린 듯한 해골 모양의 쌍홍문이 나타난다. 조금만 더 올라치면 흔들바위, 양반집 규수를 사랑한 머슴의 전설이 담긴 상사바위 등이 왼쪽으로 떡하니 버티고 선다. 여기서부터 일월봉, 화엄봉, 대장봉, 태조 이성계가 백일기도를 드렸다는 이태조기단까지 기암괴석들이 병풍을 펼쳐놓은 듯 에둘러 서 있다. 얼레지꽃이 푸른 잎을 피우며 땅을 박차고 오르고 있는 정상에 서서 원형의 바다호수에 만들어진 상주해수욕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봄 기운이 가득한 아지랭이 때문인지, 절경 때문인지 그 기운에 취하게 된다. ◆보물 둘 - 삶의 치열함이 담겨진 다랭이 논과 죽방렴 해안 벼랑위로 이어지며 이국적인 풍치를 던지는 1024번 지방도를 따라 남면 가천리를 찾으면 거친 자연 조건을 탓하지 않고 가파른 경사를 따라 삶의 터전인 다랭이 논을 일군 남해 사람들의 억척스러움과 성실함을 만날 수 있다. 45~70도 정도의 비탈을 깎고 돌로 축대를 쌓아 한땀한땀 정성들여 일군 43㏊의 논과 밭에는 수확기를 한달여 앞둔 마늘이 남해의 푸른 바다빛을 받으며 또다른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다랭이 마을 안에는 남성의 성기와 여성의 임신한 모습을 닮은 암수바위가 있으며 마을 입구에는 지중해 바다와 어울린 파란 지붕이 유난히 아름다웠던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풍광을 연상시키는 펜션이 자리잡고 있다. 마을을 굽어보고 있는 응봉산과 설흘산은 최고의 일몰 산행지로 꼽힌다. 창선면과 삼동면을 잇는 창선교에는 원시어업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죽방렴이 있다. 참나무로 말뚝을 박고 대나무를 촘촘이 엮은 원통형의 불통을 설치한 후 밀물과 썰물의 조류를 이용해 고기를 잡는데, 주로 멸치가 많이 잡힌다. '죽방멸치'란 것도 여기서 유래한 말. 창선교 좌우에 설치한 죽방렴에서 멸치를 뜨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 ◇ 거북선과 남해대교
◇ 금산 중턱서 바라본 다도해
◆보물 셋 - 불멸의 영웅, 이 충무공 유허지 이 충무공이 노량해전을 벌이다 전사한 관음포에 이 충무공 유허지인 이락사가 자리잡고 있다. 비각 오른편에서 이락장곶의 끝 첨망대까지 바다를 볼 수 있는 운치있는 500m의 솔밭길이 이어진다. 남해대교 옆에는 이 충무공를 기리는 충렬사가 남해 바다를 굽어보고 있고, 내부를 살필 수 있는 실물 크기의 거북선도 띄워져 있다. ◇ 다랭이 마을에서 본 앵강만 ◇ 죽방렴
◆남해 사람들이 꼽는 숨겨진 보물 앵강만에 위치한 노도는 사씨남정기, 구운몽 등을 쓴 조선 시대 문필 서포 김만중 선생의 유배지이자 유허지이다. 호구산에 위치한 용문사는 우리나라 3대 지장도량 중 하나로, 규모는 작지만 많은 문화재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절 뒤쪽 차밭에서 바라보는 다도해도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 ◆여행메모 ▶가는 길=대진고속도로 이용시 사천을 지나 창선-삼천포대교를 넘으면 되고, 남해고속도로로는 진교IC에서 빠져 남해대교를 건너면 된다.
발췌;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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