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의 여제(女帝) - 손미례 “손프로 뜨면 게임은 끝, 승부 즐기는 당찬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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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귀족 스포츠라고요. 그럼 스크린골프를 쳐보세요. 남편 술 한잔 마시는 가격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스크린 골프랍니다”
지난 2월15일 국내 최초로 개최된 `레저신문배 반도유보라팰리스 주부 스크린골프대회'에서 월등한 기량을 뽐내며 우승컵을 들어올린 손미례(42.여)씨.
6년 전 우연한 계기로 남편과 함께 골프를 시작해 이제는 스크린골프에 푹 빠져 산다는 그녀는 지난해 1월 열린 라이브 존 스크린골프대회에서는 17언더파를 몰아치는 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손 씨는 이제 스크린골퍼들 사이에서 스타배우 못지 않은 유명인이다.
각종 대회를 개최하려는 대회 관게자들의 모셔가기 경쟁도 치열하다. 지인들 사이에서 `스크린 지존'으로 통한다는 손씨를 만나 스크린골프에 대한 노하우와 나름의 생각에 대해 들어봤다.
■스크린골프-이것이 매력이다
“(골프)솔직히 경제적으로는 부담되는 운동이죠.
하지만 각자의 경제력에 맞게 수위만 조절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골프 아닐까요”손씨의 말처럼 그녀가 골프를 시작한 계기도 남들보다 여유 있어서가 아니었다.
“현재 살고있는 건물에 골프연습장이 오픈했고, 어느날 남편이 한번 가보자고 하더라고요. 제게 골프는 그렇게 우연히 찾아왔죠”
아마추어대회에서 만난 지인들과의 수다도 골프를 하는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귀띔한 손씨는 한달에 2∼3번 정도 필드에 나간다.
그것도 겨울철 등을 제외한 시즌 중에만 찾는다. 특히 손씨가 주로 찾는 때는 그린피가 저렴한 평일 시간대. `그린피 아끼기'는 손씨가 스크린골프를 하게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수도권 필드에 한번 나가려면 20만원 이상이 들잖아요.
스크린골프는 18홀을 도는데 1만3000원이면 되니까 결과적으로 필드에 나가는 비용으로 스크린골프는 15번 이상 할 수 있어 경제적이죠” 손씨가 `스크린골프 지존'이라는 타이틀을 갖게된 이유가 어찌 이것 뿐이겠는가.
취재진이 만난 손씨는 말한마디, 손짓 하나에서도 골프에 대한 철학을 느끼게 했다.
손씨가 말한 스크린골프의 매력은 이뿐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들에게 한번 나가면 하루가 다가는 필드보다는 스크린이 매력적이라는 것. 지난 레저신문배 왕중앙전이 있던 날도 딸의 졸업식이 겹쳐 식장을 찾지 못했다는 그녀는 “새벽에 필드에 나가기라도 하는 날이면 아이들 밥도 못 챙겨줘 미안할 때가 많았다”며 “스크린은 4명이 돌아도 2∼3시간이면 끝나 조금만 부지런하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손씨는 또 “여자골퍼들이 필드에서 하기 힘든 (그린피)내기골프도 스크린골프는 부담이 적어 가능하다”며 “다양한 잔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스크린의 메카니즘을 파악하라
하지만 기계로하는 스크린골프에는 필드에 없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적용하기는 억지스럽지만 필드를 본따서 만든 것인 만큼 필드의 실제 굴곡이나 기울기 등을 완벽하게 재현하지는 못한다. 필드를 감싸고 있는 다양한 변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 때문에 손씨는 스크린에 적응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재미를 붙이기도 쉽다고 말한다.
“스크린은 기계가 원하는 포인트에만 잘 맞춰주면 필드보다 변수가 적은 것 같아요. 스크린을 연구한다고 말하긴 쑥스럽지만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스크린이 원하는 포인트가 어디인지 체크하고, 나름의 노하우를 만들어가고 있죠”라는게 손씨의 설명이다.
그녀는 또 “카메라가 달려 있는 스크린골프는 슬라이스가 얼마나 벗어났는지, 스윙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초보골퍼들에게 많은 도움을 될 것”이라며 “상당한 실력을 갖춘 골퍼들이(스크린골프를 하면서)종종 화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필드에서 어느정도 실력을 갖춘 골퍼들이라면 서너번의 고비만 잘 넘기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스크린골프업체는 8∼9곳 정도. 이들은 지금 푸짐한 경품을 내건 다양한 스크린골프 대회를 개최하며 붐을 만들어가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손씨는 각종 대회에 출전하며 그녀만의 강한 도전욕구를 충족시킨다. 부상으로 얻는 각종 경품들은 기분 좋은 덤인 셈이다.
요즘들어 승부욕 넘치는 남자골퍼들의 승부제의를 자주 받는다는 손씨는 “지금도 어느 정도의 수확을 거두고는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대회에 참가해 좀더 욕심을 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러나 “장타력이 부족한 여자골퍼가 월등한 남자골퍼와 같은 (화이트)티에서 경기하는게 부담스럽다. 여자골퍼는 레드티로 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아쉬움도 드러냈다.
손씨는 스크린골프 붐조성에 견인차 역할을 한 `레저신문배 반도유보라팰리스 주부 스크린골프대회'에서 2위에 5타차 3오버파 75타로 우승했다.
[ 레저신문 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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