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신문과 방송에서는 디지털 TV 에 대한 광고와 기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11월초부터 시작되는 지상파 디지털 본 방송과 12월부터 시작 될 무궁화 3호 위성을 이용한 디지털 위성 방송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TV는 한번 사면 10년 이상을 사용할 물건입니다. 실제로 일반 가정에서 정상적인 환경에서 사용한다면 10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87년도에 미국에서 산 소니 20 인치 텔레비젼도 14 년 째이지만 아직 잘 나옵니다.
이같이 한번 사면 오래도록 사용할 물건이고 또 매일 같이 사용할 물건인 이 TV가 디지털 방송 시대로 접어드는 시점에 어떤 제품을 사야 할 까 고민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기다 신문이나 TV에 나오는 광고 중에서는 일반 아날로그 TV와 별반 다를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이라는 용어를 붙여 소비자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며칠전 신문에 본 모 전자 회사의 광고는 자사 제품과 누가 디지털 화질이 좋은지 비교해 보자는 도전적인 광고 카피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그 TV는 아날로그 TV와는 거의 다를 바 없는 모델이었습니다. 광고 한구석에 아주 자그마한 글씨로 이렇게 써 있더군요 'SD급 분리형' 그 회사의 TV 에는 앞면에 자랑스럽게 " 디지털 평면 *****" 라고 되어 있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디지털 방송을 제대로 수신 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있습니다.
그 회사 뿐 아니라 TV의 3 대 메이커조차도 소비자들이 혼동하기 쉽도록 과장하여 광고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어떤 제품이 진짜 디지털 방송 시대에 맞는 TV인지 가리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첫째 브라운관이 HD 포맷을 표시할 수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이것은 카탈로그 등에 나와있습니다. 보통 "HDTV Ready", "HD급 분리형" 또는 "HDTV" 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HDTV 일체형" 이라는 말도 사용합니다. 디지털 방송의 진수는 현행 아날로그 TV의 화질보다 5배 이상 섬세하고 미묘한 색상 표현까지 가능한 HDTV 프로그램을 제대로 표현 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11월부터 시작되는 KBS1,2, SBS, MBC, EBS의 4 개 방송국 5 개 채널의 디지털 본 방송은 모두 HDTV 방송입니다.
구입시 카탈로그를 보아 이것이 "HD" 인지 "SD" 급인지를 확인하십시오. HD급만이 진정한 HDTV 화질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HD" 급과 "SD"급이 무엇인지 그리고 일체형, 분리형, HDTV Ready, Digital Ready 라는 용어에 대하여 좀 집고 넘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HDTV 방송은 HD급의 브라운관이나 프로젝터에서만 제대로 표현됩니다. HD급은 High Definition 이라는 의미이며 가로 세로 1920×1080 라인의 표현이 가능합니다. Pixel 수로는 200만이 넘습니다. 반면에 SD급은 Standard Definition 의 약자로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아날로그 TV와 같은 수준입니다. 가로 세로가 720 ×480 라인으로 구성되고 픽셀수로는 34만 화소 정도 됩니다. 픽셀 수로만 HD급이 6 배 이상 많습니다. 실제의 브라운관에서 1920×1080을 다 표현해주는 TV는 거의 없습니다. 약 1280×1080 정도의 픽셀을 나타내 주는 정도입니다만 36 인치 이하의 TV에서는 이 정도의 섬세도만 가져도 HDTV가 갖는 섬세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SD급은 현재의 아날로그의 화질과 같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유럽의 디지털 방송이나 12월에 시작할 디지털 위성 방송의 대부분은 SD급 채널입니다. SD급 방송은 DVD 화질보다 한 수 낮은 화질 정도입니다. 디지털 전송 방식이기 때문에 화면이 겹쳐 보이는 고스트 현상 같은 것은 없어 깨끗하게는 보입니다만 TV에서 SD급은 현재의 아날로그 TV와 차별이 되지 않습니다.
일체형과 분리형이라는 의미는 TV에 디지털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디지털 방송 수신 튜너 부분이 같이 들어있는지를 나타내는 의미입니다. 일체형은 안테나만 꼽으면 바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분리형은 디지털 방송을 수신하기 위해서는 셋탑 박스라고 하는 케이블 방송 수신기와 비슷한 모양의 별도의 수신장치를 따로 구입하여야 합니다. 이것은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분리형은 가격이 좀 더 저렴합니다만 별도의 디지털 방송 수신 셋탑 박스를 따로 구입하거나 PC에 HDTV 수신카드를 장착하여 사용하는 HTPC와 연결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SD급 분리형이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SD급이란 아날로그 TV와 별반 다를 바 없으며 분리형이기 때문에 디지털 방송을 수신하기 어떤 장치도 TV에 내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풀어서 말하면 SD급 분리형은 '아날로그 TV이며 디지털 방송 수신 튜너를 갖고 있지 않음' 이란 말이 됩니다.
디지털 TV 구입 방법 중 두 번째로 살펴 보아야 할 것은 화면 비율이 가로, 세로의 비율이 16:9로 일반 TV 보다 옆면이 긴 와이드 형 TV인지 확인하십시오. 와이드형 TV라고 반드시 HD급은 아닙니다만 HDTV는 거의 모두가 와이드 비율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한 예외가 120만원대로 팔리는 삼성전자의 29인치 CT-29ZHDR 이라는 모델입니다. 특이하게도 4:3 화면 비율이지만 브라운관은 HD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HD급 일체형이나 분리형 TV라도 컴포넌트 단자 입력에 의한 480P(Progressive)
입력을 받아 들일 수 있는 제품을 고르십시오.
480P의 P는 프로그레시브 방식의 화면 구성을 지원한다는 뜻입니다. 프로그레시브 방식은 PC의 모니터에서 화면을 구성하는 방법과 같은데 화면의 주사선을 일반 방식보다 2 배 많이 뿌려주기 때문에 화면이 더욱 밀도감이 있습니다. 대 화면으로 될수록 이 방식의 진가는 나타납니다. 이것이 중요한 것은 DVD 플레이어에서 하이엔드 기종은 프로그레시브 방식으로 DVD 화면을 나타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의 DVD 플레이어와의 같이 사용을 위해서는 480P가 반드시 지원되어야 합니다.
네 번째로 다양한 입력 단자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컴포넌트 단자라고 하는 적, 청, 녹색의 3가지색으로 이루어진 단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가능하면 PC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D-Sub 15핀 단자까지 마련되어 있으면 금상 첨화입니다.
저도 요사이 많은 사람에게 TV를 교체할 때가 되었는데 어떤 TV를 사면 좋은지에 대하여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디지털 방송의 본령의 화질을 즐기고 싶다고 하시는 분에게는 와이드 화면 비율을 가진 HD급 일체형이나 분리형을 권합니다. 싸게는 220만원대의 32인치 브라운관 방식 와이드 화면 비율의 HD급 분리형이 있습니다. 예산이 좀 빠듯하다 싶을 때는
29인치 4:3 일반화면 사이즈를 가진 120만원대의 HD급 분리형도 좋습니다.
42 - 63 인치 급을 원하는 경우 와이드 프로젝션 TV가 좋습니다. 요즘 벽걸이형 PDP TV가 광고를 많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SD급입니다. HD급은 63인치 급 정도밖엔 없습니다만 가격이 1000만원대가 넘어 일반인이 구입하기에는 아직 비현실적입니다. 특히 벽걸이형 TV가 바로 디지털 방송에 대응하는 TV라고 선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HD급 화면을 대부분 표현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 HDTV를 갖고 있습니다만 다시 한 대 산다면 브라운관 방식의 32 내지는 36인치 급의 와이드 HD급 분리형을 사겠습니다. 여기에 PC에 HDTV 수신카드를 달아 연결하여 보면 디지털 방송의 수신은 물론 하드디스크에 HDTV 프로그램 저장도 가능합니다 40GB 하드에는 대략 4시간 반정도의 HDTV 프로그램을 녹화 할 수 있습니다. HDTV 수신카드의 또 하나의 장점은 앞으로 결정될 데이터 방송 규격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만으로 이 기능이 지원되는 유연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DVD를 보는 경우를 생각해도 최근의 DVD는 대부분 아나몰픽 와이드 화면을 지원하기 때문에 HD급 와이드 TV를 사용하면 위, 아래에 화면이 검은색으로 나타나는 이른바 레터박스형의 화면이 아닌 꽉 찬 화면을 볼 수 있어 DVD가 갖는 표현력을 궁극적으로 모두 나타내줍니다. 특히 프로그레시브 출력을 지원하는 DVD 플레이어와 연결하여 사용하면 화면이 더욱 섬세하고 영화 필름과 같은 느낌을 주게 되어 궁극의 DVD 화질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장황하게 설명한 감이 있습니다만 진정한 디지털 방송수신과 홈 시어터를 고려하신다면
와이드 HD급 TV로 컴포넌트 입력 단자에 480P 입력이 가능한 TV를 선택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