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1월 30일, 31일, 이틀 동안
저희 막내아들과 갑자기 일본 "오사카" "교토"를 다녀온 후
여고 동창 카페에 올렸던 글과 사진 그 두 번째 글입니다.
김진영 선배님이 올려주시는 심도있는 여행기와는 달리 엉터리 여행기지만
박선배 닮은 막내아들넘도 귀경하실 겸, 그냥 한 번 읽어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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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1월 31일 화요일
오전 7시반 기상해 뷔페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교토"로 향했다.
전철 몇 번 갈아타고 교토역에 도착 해 시내버스로 환승한 후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세계적 명승지인 교토 "청수사"로 향했다.
골목 끝에 청수사 탑이 보인다.
본당 1인 입장료 600엔 (600x15=9000원),
일본 국보인 절벽위에 세워진 천 년이 넘은 "청수사" 본당.
못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178개의 나무 기둥을 교차해 완성한 것으로 유명함.
"청수사" 관광 후 다시 시내버스로 두 정거장 이동해
"기온"(우리나라 인사동이나 가회동 북촌 비슷한 동네)거리를 관광했다.
"기온"에서 점심으로 "덴뿌라 우동"을 먹고
새우튀김 우동. 단무지 없이 달랑 이렇게 나오는데 15000원.
"다꽝 주세요!" 하면 몇 천원 추가라니 꾹 참고 먹었음.
시내버스로 교토역으로 이동.
시내버스 차창밖 "패밀리 마트"에서 우리나라 걸그룹 "카라" 사진을 발견
교토역에서 JR특급 타고
한 시간 15분쯤 달려 "간사이" 공항 도착한 후
오후 6시 반 비행기 타고 인천공항에 저녁 8시 반 경 도착했다.
역시 우리나라 인천 국제 공항이 젤 이뿨~
<느낀 점>
1.물가:
너무너무 비싸다.
떠나던 날 하필이면 환율이 급상승해 백엔이 무려 1520원.
돈 지불할 때마다 산수 못하는 母子, 열 다섯 배씩 곱하느라 땀 깨나 흘렸다.
우리나라 일식집에서 튀김 우동이 7000원 정도라면 일본에선 만 오천 원이 넘는다.
대중 음식점에서 한 끼 먹으려면 그래도 그게 제일 싸다.
우동하고 밥하고 같이 나오는 모듬세트를 먹으려면 거의 2만원을 내야한다.
더 비싼 건 대중교통비.
둘이 이틀 동안 이용한 교통비가 무척 비싸게 들었다.
대략 삼십 만원 들었던 것 같은데 정확한 경비는 아들이 핸드폰에 메모해 놓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900원 받는 전철비가 일본에선 최단거리가 200엔(3000원)이다.
그것도 노선 갈아탈 때마다 돈을 새로 내니,(한 번도 환승하지 않은 적이 없다.)
우리나라 대중교통망이 세계 최고로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듯.
게다가 우린 전철도 버스도 환승할 때 무료이다.
기억 나는 건 "교토"에서 버스로 15분 거리의 "청수사"까지.
"청수사"에서 나와 두 정거장 더 간 "기온"까지...
"기온"에서 다시 "교토"로 돌아가는 데
버스비가 620엔이니까 9300원이 넘는다.
그래서 그런지 버스 교통카드 같은 "주유권"(기름 넣는 티켓이 아님)을 파는데
셈이 느린 母子, 계산기로 일일이 따져보며 어떤 게 날까 계산한 후 "1일 버스 주유권"을 구입했다.
(그럼 뭐해, 지도 보랴 스마트폰 들여다보랴 아이스크림 사 먹으랴 정신없는 막내넘,
주머니에 넣은 주유권을 낼름 떨어뜨려 다시 각개격파로 돈 집어 넣으며 시내버스를 탐.ㅠㅠ)
전철비도 "쓰루패스"를 사면 이 노선 저 노선 갈아탈 때마다 돈 안 내고 그냥 통과할 수 있는데
1박 2일 체류로는 그게 더 비싸 우린 개별 노선마다 현찰 내고 이동했다.
이 곳도 국철은 JR노선이고 나머지는 민자노선이 여러군데 참여하고 있어
다른 회사 전철로 환승할 때마다 돈을 새로 내야하니 불편도 하고 비싸기도 하고.
2박 3일 이상 체류하면 이 노선 저 노선 다 탈 수 있는 "쓰루패스"가 편하고 저렴하다.
그래서 호텔비 비행기값 빼고
하루에 두 끼 먹고(아침은 호텔 조식이용) 전철, 버스 타고 돌아다니는데 드는 돈이
일인당 하루에 대략 10만원이 든다고 보면 된다.
인터넷에 이렇게 나와있었는데 실제 해보니 거의 비슷했다.
혼자일 경우 식사 두 끼에 3만원 좀 넘게 잡는다면 하루에 교통비가 6~7만원 든다는 거다.
이렇게 겪다보면
왜 서울 명동, 인사동, 가회동에 일본 관광객 천지인지 답이 나왔다.
자기나라 돈 100엔이면 우리나라에서 1500원 넘는 대접을 받으니
돌아다니며 "싱글벙글"할 밖에.
우리나라 국력이 돈 가치일테니 참으로 씁쓸했다.
2. 음식맛:
누가 일본 음식 맛이 싱겁다고 했던가.
고춧가루를 안 써서 맵지만 않다 뿐이지 국물맛이 무척 짜다.
반찬으로 나오는 다꽝도 장아찌도 짜고.
"오꼬노모야끼"도 나중에 소스를 부니까 먹기 힘들정도로 짰다.
일본 라멘은 전에 몇 번 먹어봤는데 잘못 고르면 돼지냄새 풀풀 나는 국물에
건더기까지 느끼해서 실패하기 쉽다.
다만, 여기도 마찬가지로 비싼 정식은 먹을만하게 맛있긴 했다.
3. 일본사람:
예의를 잘 가르쳐 놓았다.
전철에서 살짝 스친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는 여자아이가
지나가다 말고 정색을 하고 서서 공손히 깊은 절을 하는 게 아닌가.
만원 전철이 아니면
양쪽 출입구 쪽에 조용히 서 있을 뿐, 안쪽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앉아있는 승객 앞에 가로 막고 서지 않는다.
무얼 물으면 집요할 정도로 자세히 가르쳐준다.
아들넘이 짧은 일본어로 묻는데 긴 일본어로 답해 살짝 괴롭긴 했지만,
영어는 잘 하는 사람과 전혀 못 하는 사람이 섞여있는 건 우리나라랑 비슷했다.
일본 어촌인 "후쿠시마" 난민들을 보며 느꼈지만 일본 사람의 패션감각은 무척 세련된 듯.
옷 라인이 슬림하면서 섬세하게 잘 떨어지고 색깔은 대개 베이지색 계통으로 고상.
헤어스타일도 커트 하나하나가 도시적으로 세련된 느낌.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젊은이나 연예인들이 왜 "닙뽕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알 것 같았다.
4.자유여행에 관하여 :
여행사 패키지만 여나믄 번 넘게 다녔는데 1장 1단이 있다.
자유여행은 "패키지 여행"처럼 여러 군데 못 다닌다.
전용차량이 없으니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무척 많이 든다.
전체적으로 보면 비경제적이다.
좋은 점은 "여유".
그 나라 대중들 속에 묻혀 철저히 그들의 동선으로 움직이다보니
패키지 단체 여행에서 못 보던 점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 보고 싶은 곳만 골라 천천히 여유있게 돌아볼 수 있는 게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많으면 맛집이나 쇼핑, 역사 유적 같은 테마 기행도 가능하고.
5.아들과의 여행.
아들과 함께여서 행복지수 급상승.
네 번의 일본 여행 중에서 이번이 제일 좋았다'
(남편이 들으면 섭섭했겠지만.ㅋㅋㅋ)
스물 아홉 된 녀석이지만 내겐 그냥 "귀요미 막내둥이".
48시간 꼬박 붙어 있어도 싫증이 나지 않고 예쁘기만 했다.
(남편하고 장기간 붙어있으면 싸움났을텐데..ㅋㅋ)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 의사표시를 자유자재(?)로 하는 것도,
생면 부지인 외국에 와서 전철 노선표 보고 이리저리 환승해가며 끌고 다니는 것도,
가고 싶은 곳을 집요하게 잘 찾아내는 것도,
무엇보다 필요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조사해서 움직이는 것까지
모두 내겐 최고의 관광거리였다.
'내 막내둥이,띨띨리우스 아들넘이 언제 이렇게 컸단 말가?'
대견하고 신통했다.
이넘도 장가가면
"그여자의 남편", "해외동포", "옆집 아자씨"가 될 테지만
아직까진 내 "품안의 자식"...
권리 있을 때 부지런히 따라 나서야겠다.
<끝>
첫댓글 멋진 아들 둘이나 두었으니 맞는 말이요. 헌데 장가가면 과연 그럴까? 난 딸도 있지룡?
참 좋은 여행인듯 합니다. 장가전 세계여행도 추진하셔요. 아들 덕 언제봅니까? 키운 보람을 회수할려면
시간이 촉박하오..............
귀요미 아들과의 다정한 여행길, 참 보기 좋네요. 어머니의 입장에서 느낀 여행후기도 좋았구요. 즐기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