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 실버타운 러시,'있는 사람들 위한 잔치' 전락 우려

[실버인]

대형병원들 실버타운 러시,'있는 사람들 위한 잔치' 전락 우려

일부 ‘있는 사람들’ 위한 잔치로 전락될 우려도

[메디컬투데이]1998년 첫 문을 연 ‘서울시니어스타워'. 송도병원이 직접 운영하는 이곳은 우리나라 실버타운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이후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현재, 각 분야에서는 실버산업과 관련해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각 주요병원들도 사활을 건 경쟁에 뛰어 들었다.

대체로 실버산업에는 유료 및 실비의 양로원과 요양원·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 등의 주거관련분야, 가정간호용품·의료보조기기 등의 건강기기관련분야, 건강보조식품이나 식사서비스를 제공하는 식품관련분야 등과 연계돼있다.

따라서 주요 병원들은 이 모든 분야를 아우르며 선점할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다. 이에 주요병원들은 실버타운과 연계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획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노령화를 대비하고, 중소병원들의 경영재고를 위해 중소병원을 요양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7월말 현재 요양병원의 증가는 전년도 대비 80% 상승이라는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종합대형병원들은 그것과는 별도로 실버타운과 연계한 진료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실버타운은 입지 조건이나 설립 취지,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또 다른 여러 가지 특징을 갖는다. 따라서 최근 각 주요병원은 그에 걸맞는 진료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병원들의 잇따른 참여

삼성의료원은 지난 2002년, 수원 영통 신도시에 위치한 대규모단지의 실버타운인 ‘노블카운티'와 의료업무 연계 협약을 체결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노블카운티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첨단의료서비스와 요양, 문화, 서비스가 결합된 복합실버타운이다.

서울대학교 역시 노블카운티와 2003년 간호대학 실습협약 체결, 작년 3월에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진료협약 체결 등을 성사시킨바 있다.

한편 지난 2월 서울시는 뚝섬일대 거점 개발계획인 ‘유턴 프로젝트(U-Turn Project)'를 발표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세워지는 이 일대 최고층인 더샾 스타시티 빌딩 내에는 실버타운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 주도의 도시개발계획의 형식을 띄고 있어 교통의 편의성, 각종 부대시설 면에서 최적으로 손꼽히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서울시와 손을 잡고 조만간 노인 진료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병원 관계자는 “아직 빌딩의 설립초기단계라 구체적 프로그램은 정해진 바 없지만 제반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관동대는 지난 11일 양양캠퍼스에 의대부속 노인전문병원과 실버휴양타운을 조성하고 오는 2008년 3월 개원예정을 발표했다.

노인전문병원에는 내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및 통증클리닉센터, 재활센터 등이 들어서고 300여 개가 넘는 병상이 마련될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장례식장 같은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또 204대 규모의 실버휴양타운을 건립해 노인전문병원과 연계시켜 운영하며, 실버타운 내에 골프연습장, 체험학습장 등의 시설도 함께 한다.

◇실수요 예측, 아직은 과도기적 상황

30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인구주택총조사를 기준으로 전국 234개 시·군·구 중 63개 시·군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따라서 많은 병원들이 무한히 잠재된 실버타운시장을 적체된 병원수익사업의 새로운 활로로 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경우 연금 혜택이나 실질 노인소득수준이 선진국에 못 미치며 실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는데 있다. 현재로서는 일부 부유층에 한해 운영되기 마련인 실버타운 내 진료시스템은 앞으로 많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 서울 종로구의 모 실버타운의 경우 입주가 반년 넘게 지연되고 있고, 또 다른 곳도 반년이 지나도록 입주율이 10%에 불과 하는 등, 병원들은 진료협약이나 운영에 앞서 실버타운 자체의 시장성 조사를 통해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류정걸 겸임교수는 “정부 지원의 요양병원과 실버타운은 운영주체가 다르다는 것에 주목해야한다”며 “실버타운 경우 수요자가 많은 돈을 지속적으로 부담할 능력이 있는 인력이 현재로선 제한돼 있어, 대형병원들의 진출은 상당히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이유명 기자 [jlov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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