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경종요(無量壽經宗要)
兩卷無量壽經宗要
원효(元曉) 지음
釋元曉選
경의 뜻을 밝히기 위하여 대략 사문(四門)으로 나누어 분별하면, 첫째는 교(敎)의 대의를 서술하는 것이요, 둘째는 경의 종치(宗致)를 분별하는 것이며, 셋째는 사람을 들어 분별하는 것이요, 넷째는 글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다.
將申兩卷經旨 略開四門分別 初述敎之大意 次簡經之宗致 三者擧人分別 四者就文解釋
1. 대의(大意)를 서술함
言大意者
중생들의 심성(心性)은 융통하여 걸림이 없어서 크기는 허공과 같고 깊기는 큰 바다와 같다.
허공과 같기 때문에 그 본체는 평등하여 차별의 모양을 얻을 수 없으니 어찌 깨끗하고 더러운 곳이 있겠으며, 큰 바다와 같기 때문에 그 본성은 윤활(潤滑)하여 인연을 따라 거스리지 않으니 어찌 움직이고 고요한 때가 없겠는가.
그러므로 혹은 티끌에 의해, 5탁(濁)에 빠져 그를 따라 헤매고 고통의 물결에 잠겨 길이 흐르며, 혹은 선근을 받들어 4류(流)를 끊어 돌아오지 않고 저 언덕에 이르러 영원히 고요하다.
만일 이 움직이고 고요함이 모두 큰 꿈이라면 깨닫고 나서는 피차(彼此)가 없을 것이며, 더럽고 깨끗한 국토가 본래 한 마음이라서 생사와 열반이 마침내 둘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근원으로 돌아가 크게 깨닫는다는 것은 많은 공을 쌓아야 비로소 얻을 수 있고, 흐름을 따르는 긴 꿈은 담박에 깰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으로서 자취를 드리우는 것은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하며, 그 베푸신 가르침은 포상하기도 하고 혹은 혐하하기도 하는 것이다.
더구나 석가 세존께서는 이 사바 세계에 나타나시어, 5악을 경계하고 선을 권하셨으며, 미타여래께서는 저 안양(安養)을 다스리시어, 3배(輩)를 이끌고 중생을 인도하셨으니, 이런 방편의 자취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 四流 - 사폭류(四瀑流) : 번뇌가 내심(內心)의 선(善)한 성질을 씻어 흘러버리는 것이 폭류와 같으므로 폭류를 번뇌의 다른 이름으로 쓴다. 따라서 네 가지 번뇌란 욕(欲), 유(有), 견(見), 무명번뇌(無明煩惱)이다.
* 安養 - 아미타불의 정토인 극락 세계의 이칭(異稱).
* 三輩 - 사람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무량수경에 아미타불의 정토(淨土)에 왕생하는 사람을 행(行)의 심천(深淺)에 따라 셋으로 나누고 있음.
1) 욕망을 버리고 사문이 되어 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을 내어 열심히 무량수불을 염하는 사람.
2) 크게 공덕을 닦을 수는 없으나 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을 내어 사문이 되어서 열심히 무량수불을 염하는 사람으로 다소 선을 닦는다.
3) 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을 내어 무량수불을 염하는 사람, 이는 사문이 아니다.
然夫衆生心性融通無礙 泰若虛空 湛猶巨海
若虛空故其體平等無別相而可得 何有淨穢之處 猶巨海故其性潤滑能隨緣而不逆 豈無動靜之時
爾乃或因塵風淪五濁而隨轉 沈苦浪而長流 或承善根截四流而不還 至彼岸而永寂
若斯動寂皆是大夢 以覺言之無此無彼 穢土淨國本來一心 生死涅槃終無二際
然歸原大覺積功乃得 隨流長夢不可頓開
所以聖人垂跡有遐有邇 所設言敎或褒或貶
至如牟尼世尊現此娑婆誡五惡而勸善彌陀如來御彼安養引三輩而導生 斯等權跡不可具陳矣
지금의 이 경은 보살장(菩薩藏)의 가르침 가운데 모범된 말씀과 불토(佛土) 인과의 참된 말씀을 싣고 있고 비밀하고 깊은 원행을 밝히고 길고 먼 불과의 덕(德)을 나타내었으며, 열여덟 가지 원정(圓淨)은 삼계를 아득히 멀리 뛰어넘었으며, 5근(根)의 상호(相好)는 육욕천(六欲天)을 흉내내어 이어받을 수 없다.
보배로운 법의 맛으로 몸과 마음을 마음껏 기르는데, 어느 누가 아침에 주리고 밤에 목마른 고통이 있겠으며, 옥림(玉林)의 향기로운 바람은 따뜻하고 시원함이 항상 잘 맞추어 본래부터 겨울의 추위와 여름 더위의 번거로움이 없다.
뭇 신선이 함께 모여 때때로 여덟 가지 덕(德)을 갖춘 연못에 목욕하매 이로 말미암아 못내 얄미운 호추(皓皺)를 떠나고, 훌륭한 벗이 서로 좇아 시방의 불토에 자주 노닐므로, 거기서 위로하기 어려운 일을 멀리 보내거늘, 하물며 법의 메아리를 듣고 무상(無相)에 들어가고,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무생(無生)을 깨침이겠는가.
무생을 깨치기 때문에 나지 않는 곳이 없고 무상에 들어갔기 때문에 모양으로 나타내지 못할 것이 없다.
지극히 깨끗하고 지극히 즐거우매 마음으로 헤아릴 것이 아니요, 끝이 없고 한이 없거니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는가. 다만 말할 수 있는 다섯 사람 가운데 부처님이 우두머리이시며 의, 정(依, 正)의 2보(報)안에서 오래 사는 주인이기 때문에 “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이라 한 것이다.
만일 한 권으로는 마음을 열기에 부족할 것이요, 만일 세 권이라면 양 손이 들고도 남는데, 지금 이 경은 상, 하 두 권이어서 모자라지도 않고 남지도 않아 손에 들고 소중히 간직하기에 알맞다.
또한 이것은 상권이기 때문에 불설무량수경 상권이라 하는 것이다.
* 皓皺 - 덧없이 늙어 얼굴에 주름살만 생긴 모양. 즉 세월을 허송하는 것에 비김.
今此經者蓋是菩薩藏敎之格言 佛土因果之眞典也 明願行之密深 現果德之長遠 十八圓淨越三界而迢絶 五根相好侔六天而不嗣
珍著法味遂養身心 誰有朝餓夜渴之苦 玉林芳風溫涼常適本無冬寒夏熱之煩
群仙共會時浴八德蓮池 由是長別偏可厭之皓皺 勝侶相從數遊十方佛土 於茲遠送以難★之憂勞 況復聞法響入無相 見佛光悟無生
悟無生故無所不生 入無相故無所不相
極淨極樂 非心意之所度 無際無限 豈言說之能盡 但以能說五人之中佛爲上首 依正二報之內長命爲主 故言佛說無量壽經
設其一軸不足開心 若至其三有餘兩掌 今此經者有上有下 無缺無餘 適爲掌珍
言之卷上 故言道佛說無量壽經卷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