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24일 춘천에서는
전국에서 모여든 2만4천여명의 달림이들이 모여 종합운동장서 출발하여 의암호를 한바퀴 삥
돌아 오는 날이었다. 그 중에 쥔장도 있었고...
처녀 출전에 3 :57 :26 로 ....
춘천 마라톤 풀코스 첫 참가기 : 10km만 뛸수 있었으면
2004년 10월24일
오늘도 어김없이 날은 밝아 오고 있었다.
평상시 보다 아침잠을 많이 잔 것이 창문밖이 훤하게 밝아 있었다.
시간은 7시를 넘어서고 있었고 주방에서는 구수한 된장찌게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엊저녁에
특별히 부탁(?)해서 된장국에 찹쌀밥으로 식단을 부탁했다.
대충 챙겨입고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산책 겸 스트레칭을 하였다.
아침 밥 한공기와 국 한그릇으로 9시경에 식사를 끝내고 이온음료 작은것 1통을 마시고 10시
쯤 동서와 집을 나서 운동장 근처까지 오면서 이온음료를 마져 마셨다.
언제나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가 있을 때면 거시기 사용하기가 어려워 도로옆 큰 건물로 들어
가 조용하고 차분하게 큰것, 작은것 볼일을 보고 운동장으로 향했다.
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 흥겨운 음악과 율동∼∼♩♪∼♬∼
일단 관중석쪽으로 올라가 나의 출발 위치가 어디쯤인가 살피고
출발전 바를것 (밴드, 바세린등)의 위치를 파악하고 운동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컷(그런
데 사진기가 고장이 났다나 어쨌다나..)하고 중전마마와 공주들은 3시쯤 운동장에 나오라고
하고 동서와 헤어져 달리미들이 있는 있는 군중 속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길도 미로였다.
염치 불구하고 펜스를 넘어서 밴드 바르고 바세린 바르고 출발 그룹 찾아가는 길에 등록선
수들이 출발하네... 전년도 참가하신 분의 말씀에 의하면 30분은 걸린다고 하였으므로 느긋하
게 몸풀기를 시작하였다...
오늘을 위해 몇개의 대회를 다녀봤지만 출발선에 서면 마음이 설레고 하였는데 오늘은 왠지
차분한 것이 좋은 느낌을 주었다.
운동장을 돌아 출발 위치에 가면서 같이 달리기로 한 직장 동료인 장춘근을 찾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어제 출발했다고 했는데 무슨 사고라도...별 생각이 다 드는 것이...
진행요원이 우리 그룹(K) 앞을 막아서는 것이 출발 전임을 느끼며 가벼운 전율이 온몸을 감싸
며 지나갔다.
치어걸 아가씨들의 활기찬 힘~ 과 함께 출발하였다.
운동장을 빠져나가며 4시간 페이스 메이커를 바짝 붙었다.
그런데 찾아헤메던 동료가 옆에 붙어 있었다. 집(이 친구도 처제집에서 숙박)에서 늦게 나와
서 출발선에서 바로 출발 했단다.
춘천 마라톤을 준비하며 지난 7월에 동서네 집들이, 강촌 마라톤 참석겸해서 한 바뀌 돌아본
의암호를 느끼며 가볍게 언덕을 넘어 ~~~
페이스 메이커를 따라 우측으로 달리는데 사람헤치고 나가기가 왜 이런 힘든지.... 한사람 제
치고 나가면 다른 사람이 나를 제치고.....
일단 의암댐을 지나고 다시 생각하기로 하고 계속 무리를 따랐다.
파도타기 함성에 함께 동참하며 삼악산의 단풍도 감상하며 ~~~
7.5km를 지나며 몸도 풀리고 하여 동료와 함께 페이스 메이커를 앞 질러 가기로 하였다. 무리
를 헤치고 가는것 보다는 둘이서 페이스를 맞추며 가되 앞 그룹의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추
월하지 않기로 하면서~~
10km를 지나며 오늘 처음 도전에 4시간 안에 들어 갈수 있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2년 10월 어느날 사내 사내체육대회에 10km 마라톤에 출전하여 2km도 못가서 걷고 쉬고
하다 차에 타고온 기억이 새롭다.
그리고 얼마후 우연히 춘천마라톤 텔레비전 중계를 보게 되었고 나도 함 해봐? 를 몇번이나
되뇌이다 신발 가게에 들러 운동화 한 켤레를 샀다.
(나 중에 안 일이지만 종업원 아줌니가 좋다고 했는데 발 다 망가짐)
이제 신발이 있으니 뜀박질 열심히 해서 10km는 뛰어야지하며 시작하여 1km가면 1km 걸어
오고 뛰어 갈때 삐지지 난 땀이 돌아 올때는 얼마나 춥던지....
12월 어느날 족구를 하던중 왼쪽 발바닥 중앙부터 뒷꿈치까지 아픈게 걸음을 걸을 수 었을 만
큼 아파 한의원에 병원에 마사지, 침, 파스, 바르는 약, 먹는약.... 언제 내 발이 이정도 호강을
했나 싶게 지극 정성을 다하였다.
그럭저럭 한해가 저물어 가고 새해는 밝아오고 발은 차도가 없고~~~
(새해에 20여년간 피우던 담배 팍 끊어버리고)
우쩐다 하다가 바닥이 편한 곳이면 발은 아프지 않을 생각이 들어 바닷가 백사장에서 달리기
를 조금씩 하였는데 이건 또 뭐야???
양쪽 무릎부위의 장경인대가 아파오는 것~~~
그렇게 세월이 흘러 달리기에 대한 꿈은 사라져 가고 있었다.
여름 어느 날 앞집 한약방 어르신께서 발이 어디가 아프냐고 물으시기에
병원과 한의원 치료를 했는데도 빈년째 계속 아프다고 하니 한번 보시잖다.
이리저리 만지시더니 엄청나게 큰 침 ( 발 길이 만한것 같음)을 놓으시고 내일 한번 들리란다.
다음날은 다른곳에 침을 놓으시더니 이젠 됐단다.
의사나 한의사도 아닌데 하면서 반신반의 하면서 ~~~~
몇 일 지나자 발의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을에 접어들며 조금씩 뛰며 서서히 다리의 힘을 키워 거리를 늘리며 시간도 늘렸다.
그럭저럭 12월이 오고 해는 일찍 지고 지고 할 수 없어 런닝머신을 하나 장만하여 아침 저녁
으로 틈틈이 연습하여 10Km를 뛸수 있는 능력을 키워 능력을 검증받고 싶어 대관령 알몸 마
라톤에 첫 도전장을 내고 맹연습을 하였다.
그러던 중 이건 뭐야 발바박이 아파 오기 시작하는 것이~~~
할 수없이 진통제먹고 10km를 알몸으로 뛰었다 하지만 감동보다는 부상이 더 두려웠다.
여기서 그만해? 더해? 이쯤 하면 성공한 것 아냐?
아냐, 40km는 뛰어야지! 그래 올 한해의 목표다.....
주위에 오래전부터 달리기하던 분에게 조언을 부탁한 결과 신발이 너무 얇아 큐션이 없어서
그렇단다.
무조건 쉬란다 그리고 신발 쿠션이 좋은 것 신고...
아~ 이건 아니다 싶은 것이...
달리기도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좀 하고 하여 몸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가기 시작했
다.
신발도 거금을 들여 3켤래를 장만하고 차분하게 거리를 늘려 4월, 5월, 6월, 7월에 하프를 뛰
고 여름에는 해수욕장에서 수영(개 헤엄)과 백사장 달리기로 몸을 만들고 가을로 접어들며 대
관령 언덕오르기와 산악달리기(산불로 곳곳에 임도가 무지 많음)로 9월에 들어 40km와 35km
LSD 와 10월의 단풍구경 달리기......
어느 사이에 우린 18km 지점을 지나고 있었다.
앞에 J그룹과 I그룹의 4시간 및 4:40분 페이스 메이커가 무리를 지어 가고 있었다.
우린 어찌 할 가를 의논하여 앞 그룹의 I 그룹과 합류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가지고 온 파워 젤을 1개 건네 주었다. 20Km 급수대 전에서 먹고 물 마실 때 입을 가
시라고 하고 급수는 1번이나 2번에서 하자고 하고 나도 파워젤을 하나 먹었다.
급수대를 지나며 쵸코파이를 하나 챙겨 파워젤 꺼낸 자리에 넣고 물 한 모금하고 보니 페이스
메이커도, 동료도 보이지 않길래 서서히 달리며 I 그룹 페이스 메이커와 합류하기로 하였다.
춘근이도 안 보인다. 처지나 하는 생각에 같이 갈까 하다가 I그룹과 합류하여 춘천댐 언덕을
올랐다.
작년도에 집에서 텔레비전을 볼 때 이곳은 걸어가다가도 카메라가 보이면 뛰는 곳이란 생각
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쉬는 사람, 몸푸는 사람, 경치 구경하는 사람....
댐을 지나며 호흡을 가르고 내리막 오르막을 지나 30KM를 지나며 절반은 성공이라며 한번
도 보지 않은 시계를 한번 보았다. 이 정도면 3시가30 ∼ 40분대... 속으로 흐뭇한 미소를 지으
며 하번 뛰어나가 봐? 참자? 처음이니까 참자... 4시간이 목표인데...
물 한 컵 마시고 자봉 여학생에게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쵸코파이를 주고 수고와 힘을 주고 받
았다. 얼마쯤 더 가다보니 생리 현상이 나타난다. 두리번거리며 장소를 물색하던 중 으슥한
곳이 보이 길래 실례도 하였다. 그리고 페이스메이커를 보니 저 만치 앞서가네.
따라갈 수 있을까? 아니다 풍선만 보고 가자..........
그런데 점점 멀어져 가고 있네... 그래도 위안은 아직 앞 그룹인 J그룹도 안 왔는데...
남들이 다 이제부터 힘들다고 했는데 즐기며 가야지....
파워워터도 먹고, 군인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도 하고 어느덧 소양다리로 접어드네
고향까마귀도 누가 반갑다했는가! 어디선가 많이 본 이름이 보이네. 고향동네 형님이 노구를
이끌고 힘든지 걸어가고 계시네. 인사를 나누고 힘내라고, 목표시간(4:30)내 완주를!
다리를 건너 넓은길에 접어드는데 종아리와 허벅지가 영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시
계를 들여다보았다. 목표시간에 여유가 있지만 쥐란놈이 오면? 걱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고
방법은???? 쉬기로 하고 걸었다. 온 갖 생각이 꼬리를 문다.
여기가 마라톤 벽인가?
그리코겐이란 것의 한계?
연습한 것의 부족?
시간 (4시간. 빠르면 3:40)맟추어 들어 온다고 했는데 중전과 공주들, 처제, 동서는?
회사 동료들의 얼굴.
나 자신에 대한 믿음.
....
...
걷다 뛰다가를 반복하며 스프레이나 로션(일명:맨소래담)을 찾았으나 인라인 자봉도 자전거
자봉도 빈 주머니뿐...
그래도 가자. 가자. 꼬마의 아자 아자 힘!을 다시금 그리며...
39Km 지점을 통과하며 다리가 언제 아팠어? 하듯 신기하네..어쭈 이거 살았네
이젠 질주다. 아니다 아직도 3km인데, 그래 조심하자...
그래도 발걸음은 왜이리 가볍고 응원하는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하네..
40, 41km 커브를 돌며 운동자이 보이기 시작하자 힘은 두배가 되는 느낌이다.
운동장을 돌며 식구들이 있기로 한 장소에 두 팔을 벌려 키스 세례도 하고 멋진 폼을 잡으며
생애 처음의 풀코스 마라톤의 대장정을 마쳤다.
3 : 57 : 26
2.5리(10km) 만 뛸 수 있었으면 하는 인간의 욕심이 너무 과하여 105리(42.195km)를 뛰었으
니 신이 노하지 말기를!
후기
그날 저녁 우리는 춘천 시내 닭갈비 집에서 뭐랑 뭐를 엄청 먹고 그 다음날 소양강 유람선에서 단풍 구경도 하고 소양호를 드라이브하며 양구, 인제, 미시령, 속초, 양양, 강릉을 지나 집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