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아이 인터뷰 (2002년 5월 30일 / 02학번 최하얀)

신입생 특별 인터뷰 아홉 번째!! 대상 : 02학번 사회과학부 최하얀 기자 : 01학번 황인성 인터뷰 섭외를 하면서 꽤 많이 거절을 당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텐데 오늘은 맘이 좀 상했다. 왜냐면 내 마지막 인터뷰 였으니까^^ 어렵게 하얀이와 인터뷰하기로 약속을 잡고 미술관 앞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팔이 탈까봐 걱정이 됐지만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인성: (한창 잡담을 하다가) 이제 인터뷰 시작할 게 하얀: 후훗 무슨 꽤...^^ 인성: 무슨 꽤라니..^^ 지금 기분이 어때? 하얀: 기분이요? 그냥 묘해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정리가 잘 안되요^^ 인성: 넌 어디살아? 하얀: 인천이요 인성: 너도 인천살아? 신입생들은 그 쪽이 꽤 많네. 학교 다니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힘들지 않아? 하얀: 2시간 정도 걸려요. 근데 지하철에서 자고 오니까... 인성: 가족 관계는 어때? 하얀: 부모님 하구 나 인성: 어! 외동딸이네? 요즘 핵가족이라고 하지만 외동이 더 안 흔하더라고... 그럼 사랑 되게 많이 받겠다 하얀: 음... 별로 그렇지도 않아요. 엄마가 좀 공주병 증세가 있으셔서^^ 전 성격상 애교를 잘 못 떠는데 엄마는 잘 하시거든요. 뭔가 뒤집어진 듯한...^^ 인성: 그렇구나. 그럼 가족들과의 관계는 어때? 하얀: 좋아요! 제가 외국에서 자랐으니까 아무래도 부모님이 친구 같으세요. 제가 엄마랑 통화하는거 친구들이 보면 지금 엄마랑 하는거야, 친구랑 하는거야 그럴 정도에요 인성: 혹시 야야 거리는 거 아냐? 하얀: 하하 그 정도는 아니구요^^ 인성: 그럼 부모님하고 대화는 많이 하겠네 하얀: 대화는 많이 하죠. 좀 지겨울 정도로^^ 인성: 넘 좋은거야! 전공이 신방이잖아. 선택한 이유가 있어? 하얀: 아빠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것도 있죠. 아빠가 전에 언론사에 계셨거든요. 근데 전 실전에서 뛰기보다는 학문쪽으로 연구해보고 싶어요. 인성: 그럼 과 공부가 적성에 잘 맞니? 하얀: 잘 맞아요. 사실 난 이과 쪽이었거든요. 예전에 의대 쪽을 공부했었는데 제가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비판적으로 보는 것도 잘 해서 그런지 잘 맞아요^^ 인성: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하얀: 음...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날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아직 같이 지낸지 얼마 안되니까... 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엔 제가 정말 밝고 발랄하지만 강인할땐 강인한 사람이래요 (※드라마 "유리구두"의 김현주네^^) 인성: 대학 들어온 이후 가장 변한 점이 있다면? 하얀: 변한 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근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하에요. (※정말 동감이 갔다. 하여튼 드라마하고 시트콤이 애들 망친다니깐..) 학교 첨에 입학했을 때 직원분한테 기숙사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기숙사 하나 만들어달라고 그러는 거에요. 뭔! 말 인가 했는데 옆에 있던 다른 분이 우리학교는 기숙사 없다고 그래서 참... 인성: 그건 좀 그렇지... IVF 가입동기가 뭐야? 하얀: 아는 언니가 고대 IVFER 인데 되게 좋다고 그러데요. 한국에 잠깐 나왔을 때 봤는데 IVF 선,후배들이랑 관계도 좋아보이구요. 그리고 IVF안에서 개인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해 주고... 거의 반 협박 반 제안을 해서 들어오게 됐죠^^ 인성: 그럼 IVF 첨 왔을 때 느낌이 어땠어? 하얀: 되게 편했어요. 정말 아르헨티나 우리 교회 청년부에 들어온 느낌이었어요 정말로... 인성: 정말 편했나보다. 그럼 그 느낌이 지금은 좀 변한게 있어? 하얀: 변한 건 거의 없어요. 그냥 한사람 한사람 알아가는게 재밌다기 보단... 음.. 조금씩 문화의 차이를 느끼는 거 같아요 인성: 어떤 차이? 하얀: 가치관의 차이. 그리고 많은 은어들을 못 알아듣는...^^ 인성: 그래? 대표적인 거 하나만 얘기해줘 하얀: 맥주병이요! 인성: 수영 못 하는 거? 하얀: 예! 전 반대로 알아들었어요^^ 물에 잘 뜨니까 잘 하는 걸로...^^ 그리고 언젠가 우리 사람들이랑 얘기하다가 어떤 선배한테 "선배 생쑈하네" 그랬는데 옆에서 그런 말하면 안된다고.. 더구나 선배한텐... 다들 황당해했죠 인성: 정말? 하하하 무슨 뜻인지 잘 몰랐던 거야? 하얀: 예. 그냥 '장난을 심하게 친다' 그 정도의 의미인줄 알았어요^^ 인성: 소그룹은 어때? 하얀: 되게 좋아요! 현미 언니랑 저랑 많이 비슷해요. 둘다 말도 빠르고... 가운데서 찬우가 거의 죽죠^^ 가끔 찬우가 졸고 그래서 그렇지^^ 되게 가족적인 분위기에요. 현미 누나가 표현은 잘 안 하는데 속정이 되게 깊으신거 같아요. 그게 보여요 인성: 그래 리더 말 잘 들고 소그룹 열심히 해. IVF를 통해서 기대하는 바가 뭐야? 하얀: 솔직하게 얼마 전까지 세종대에 온 걸 한탄했어요. 전에 갖고 있던 잘못된 가치관들에 한국에서는 그래도 S.K.Y에 가야된다 뭐 이런 것 때문에요. 지금은 깨졌지만... 앞으로도 더 많이 세상적인 가치관이 깨지고 하나님에게 소망을 둘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인성: IVF에 와서 가장 변한 점이 있다면? 하얀: 하나님 말씀 보는거나 기도를 더 하게 됐어요. 은근히 분위기가 조성이 되더라구요^^ 근데 기분은 좋아요. 어려워도 더 기도하고 말씀 보게 된 거 같아요 인성: 외국에서 살았잖아. 얼마정도 산거야? 하얀: 한 11년 정도. 국민학교 1학년때 갔으니깐 (※잠깐 얘기가 옆으로 빠져서 과학문제와 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하게 됐다.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 인성: 왜 가게 됐던거야? 하얀: 아빠가 편집국장으로 승진하셔서 가게 됐어요 인성: 그럼 굉장히 긴 시간이지만 외국에서의 시절을 함축, 요약해서 얘기해 줄 수 있어? 하얀: 화려한 시절이었죠^^ 먼저 전 하나님을 그 나라에서 만났어요. (※갑자기 아줌마가 등장해 설문조사 해주면 선물을 준다고 해서 잠깐 혹했지만 인터뷰 때문에...^^) 재밌는일도 많았고 안 좋았던 일도 많았고... 제가 어휘가 딸려서^^ 잘 표현은 못 하겠는데 아직까진 거기서 지냈던 시절이 젤 행복했던 것 같아요 인성: 그럼 외국에서 오래 살았는데 한국와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게 뭐야? 하얀: 나이문제. 전 호칭이나 학번은 형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IVF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하더라구요. 그리고 사람들이 너무 솔직하지 못한 거 같아요. 정말 아닌 부분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되는데 '공동체 사람이니까.. 같은 회원이니까...' 그렇게 넘어가는게 많아요 (※이 말을 들으면서 좀 많이 생각하게 됐다) 제가 아르헨티나에 있을 때 전 표현 잘 안 하는 편이었는데 여기와선 사람들이 다 저보고 직선적이라고 그러니깐 이 사람들이 거기 가면 정말 못 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인성: 그렇구나...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뭐야? 하얀: 쟤는 정말 하나님이 축복하는 사람 같아. 아르헨티나에서 좀 힘들었을 때가 있었거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축복을 받아서 내가 중, 고등학교 때랑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애들한테 희망을 주고 싶어요 인성: 이상형이 뭐야? 하얀: 젤 먼저 하나님을 잘 믿고 특별한 건 없는데 능력있고 착하면 되요. 그리고 키가 커야 되요. 제가 좀 작아서...^^ 인성: 니가? 별로 안 작은 거 같은데... (※아무 말 없이 구두 굽을 보여줬다. 바로 수긍이 갔다^^) 앞으로의 비전이 뭐야? 하얀: 아직 의사가 되겠다는 희망을 버리진 않았어요. 의학 대학원으로 편입할 수도 있으니깐. 그냥 지금 전공대로 나간다면 교단 위에 서고 싶어요. 그 외엔 하고 싶어도 재주가 없어요^^ 시체 만지고 그러는 건 잘 하는데...^^ 인성: 겁이 없나봐? 하얀: 예! 겁이 없어요. 의사는 겁 많으면 못 해요 ! 인성: 그렇구나. 나누고 싶은 기도제목 좀 알려줘 하얀: 이제 시작이니까 마지막까지 처음 마음을 잘 지킬 수 있게          하나님 안에서 더 많이 성장하고 축복 받기를          우리 IVF 모든 사람이 더 솔직해졌으면인성: 마지막으로 IVF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 하얀: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하나님 안에서 진실하고 솔직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인성: 인터뷰 끝났어^^ 수고했다. 기분이 어때? 하얀: 담담해요... 내년에 내가 해보고 싶네요 하얀이와 인터뷰를 하면서 하얀이가 참 밝고 솔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랜 외국 생활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랑 생각하는 게 약간 다르다는 걸 솔직히 인정하고 말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 생각들이 내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앞으로 하얀이가 공동체 안에서 더 많이 알아가고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확신한다. 이렇게 내 마지막 인터뷰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