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 책들을 안읽으셨나요? 조정래 작가님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새로운 책을 읽고 책꽂이에 꽂는데 눈에 띄던 저의 책들.
고등학교때 처음 읽고 푹 빠져버려서 2주동안 잠도 못자고
32권을 독파해버린 조정래님의 태백산맥-아리랑-한강 이었습니다.
정말 제 인생 최고의 책들이었어요. 지금도 가끔 읽어요.
무려 4달치 용돈을 가불해서 샀었지요. [인터넷으로 사서 굉장히 저렴하게 샀었답니다]
아주 쫄쫄 굶었었답니다. 하지만 그 용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태백산맥의 경우는 출간 됐을 당시 정말 전국을 뒤흔들었다고 들었습니다.
태백산맥 1-10권
아리랑 1-12권
한강 1-10권
이 3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만 1200명.
조정래 작가의 프로필
일단 우리 조정래 작가님의 프로필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1943년 8월 17일 생으로 보성고를 나오셨고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셨습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로 계시다고 하는군요.
1970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후에 엄청난 집필 활동을 하셨습니다.
아리랑,태백산맥은 현대문학의 고전이라고 할 정도로 정말 엄청나고 대단한 작품입니다.
배우자는 시인 김초혜님이세요.
1. 태백산맥 1-10권
원고지가 무려 1만 7천여장. 짐작 가능하십니까?
80년대의 대표작이죠.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 한의 모닥불 1-3권
2부 : 민중의 불꽃 4-5권
3부 : 분단과 전쟁 6-7권
4부 : 전쟁과 분단 8-10권
일단 태백산맥은 염상진과 김범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엄청난 인물이 나오지요.
생각나는 사람만 대충 적어본다고 해도 이렇습니다.
[김범우, 염상구, 심재모, 이학송, 이근술, 양효석,염상진, 가실댁, 나주댁, 낙안댁, 서인출, 김선우....]
지금 기억나는 분들이 이 분들이네요.
-염상진 : 사회주의 혁명가입니다. 사회주의 건설이 최대의 목표인 사람입니다. 단단하고 견고한 느낌입니다.
부모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지만 결국에 그걸 포기하고 사회주의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김범우 : 지식인, 하지만 그는 늘 방황합니다. 그는 우울하고 사색적인 인물로 책에서 묘사되고 있습니다.
제주 4.3 사건, 여순반란사건, 6.25 전쟁등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파란만장한 역사에 대해 오랜 세월동안 가슴 아파해 왔고,
한국의 작가로서 그 역사의 비통함과 쓰라림을 작품으로 충실하게 쓰려고 노력해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태백산맥이다. 단순히 한국인의 굴절 많은 슬픈 역사만 그려져 있는것이
아니라 세계 열강들의 각축이 내포되어 있고, 인류가 지향하는 평화가 왜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가
하는 세계적 숙제까지 담고 있다] <- 조정래 작가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울분과 비통함의 역사를 태백산맥은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월북했다는 이유로 무자비한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던 가족들. 이들의 삶이 어떠하였을지 감히 짐작할 수 없습니다.
2. 아리랑 1-12권
일제 침략기의 역사적 사건들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전율이 흐르고 잊을 수 없습니다. 제목도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무언가가 제 뼛속을 관통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아리랑의 정확한 줄거리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읽은지 가장 오래되어서 그런가요. 얼른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총 4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제1부 아, 한반도
제2부 민족혼
제3부 어둠의 산하
제4부 동트는 광야
일단 굵직한 인물을 뽑자면 송수익이 생각이 납니다. 태백산맥의 김범우와 비견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리랑은 태백산맥보다 민중의 개개인의 비통한 삶을 더 깊게 파고드는데 송수익은 손꼽을 정도의 영웅적 인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양반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민주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입니다. 의병활동을 통해 엄청난 지지를 얻게됩니다.
나중에는 아나키스트가 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모든것 가족까지도 포기하고 묵묵히 희생하던 그의 모습은
아리랑을 읽은 모든 독자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굵직한 인물은 감골댁을 중심으로 합니다. 20원 때문에 하와이로 강제 노역을 하게 된 방영근은
감골댁의 아들입니다. 물론 방영근의 삶도 기구하지만 제일 기구한 운명은 수국과 보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여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제일 짠하고 기억에 남아요.
수국은 친일파 아들에게 겁탈당하고 만주로 떠나지만 만주에서도 못난놈의 결정체
양치성(정확한지 모르겠네요)이외에도 여러 사람에게 수난을 당하고 결국은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죠.
보름 역시 남편이 일본군에게 죽고 친일파 경찰인 장씨에게 겁탈당한후에 아이까지 낳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비극적 가족사는 수국이의 아들에게까지 이어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읽는 내내 온몸이 떨리더군요.
3. 한강 1-10권
가장 최근에 한번 더 읽은 작품이기 때문에 기억이 가장 많이 납니다.
유일민, 유일표 형제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이 얽혀 있습니다.
1부 격랑시대
2부 유형시대
3부 불신시대
이데올로기로 인한 분단의 비극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유일민 유일표형제.
그들은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유일민의 당대 최고의 지식인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때문에 그 어디에도 갈수없는
이방인 신세라고나 할까요. 임채옥은 사랑하는 연인이고 고난 끝에 이루어 진다고 합니다(수정, 감사합니다.)
- 유일표는 시대를 거스르는 인물입니다. 최고의 교육을 받고도 그 어디에도
갈수 없는 이방인 신세인 형을 보면서 철학과에 입학을 합니다. 강기수 의원의 딸인
강숙자의 후원으로 많은 도움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일표의 친구 허진은 독립투사의 자손이지만 빈곤한 삶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강기수는 국회의원으로 엄청난 출세지향형 인간입니다.
장학사같은 곳을 운영하는데, 법대에 다는 엄청난 수재들만 들어갈수 있습니다.
그들이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자신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리라는 생각으로
그들을 감독하고 지지합니다. 기득권에 대한 강한 집착..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등장인물에는 김선오가 있습니다.
김선오 역시 강기수의 장학사에서 공부를해 검사가 되지만 강기수의 바람인 강숙자와의 혼담을 거절하고(강숙자가 거절한걸로 기억)
또한 자신의 연인 안경자와의 결혼도 포기한 채 더 나은 배경의 여자와 결혼을 합니다.
그 시대의 전형적인 개천에서 용난형이라고 볼 수 있죠.
그의 어머니는 빈농으로 아들이 검사가 됨으로써 모든 것이 해결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동생들을 김선오에게 맡기려고 하지만 김선오의 부인은 그를 아주 꺼려했습니다.
돈많은 처가와 자신만을 바라보는 본가 사이에서 갈등하는 김선오의 삶 역시 순탄치는 않습니다.
[한강]은 경제성장 논리를 앞세운 박정희 정권시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던가 새마을운동과 같은 부분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무장공비 침투사건등을 이용해 장기집권을 위한 3선 개헌을 무리없이(?) 통과시키죠.
2부에서는 전태일에 대한 모습도 볼 수도 읽을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노동자의 예수라고 그를 언급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3부를 읽다보면 군사정권에 대한 얘기도 있습니다. 박정희의 서거, 비상계엄령
광주에서의 끔찍한 사태를 말이지요. 말이 필요없죠..
4. 정리
조정래 작가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소설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내 소망은 죽는 날까지 쓸 수 있기를 바라고, 나의 마지막 힘이
남아 있을때까지 소설을 쓸 작정을 하고 있다. 이제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에 그 무엇에 눈을 돌린 것인가]
이 말 처럼 조정래 작가님은 요즘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지요.
이런 작품이 무려 20년에 걸쳐 나왔다는 것에 정말 경의를 표합니다.
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모든 분들.
우리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분들께 이 32권의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