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경영시대에 있어 당신의 근속연수는 몇 년입니까?
대전만년초등학교장 경 일 호
요즘은 개인 신상의 인사기록이 모두 전산화되어 전처럼 수기로 인사기록카드를 작성하면서 근속연수를 따져보는 기회가 적어졌습니다. 심지어는 호봉승급도 이제는 프로그램에 기본 사항만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계산되어 인사기록카드를 뒤적이는 기회가 더욱 적어졌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끔 승진이나 승급을 앞두고는 근속연수를 따져 물어보곤 합니다.
“김 계장 올해로 근속연수가 얼마야?”
“예, 만 10년입니다.”
와 같은 대화를 종종 나누고 듣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무심코 나눈 대화 속에서 근속연수의 참된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단순히 숫자가 주는 수의 개념만으로 해석하여 나의 근속기간은 10년이라고 말한다면 과연 근속연수가 주는 진정한 의미의 근속연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말하는 근속연수는 단순히 근속기간만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변화․혁신․파괴가 키워드가 되고 있는 자기경영 변화의 시대에서의 근속연수는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근속연수는 인위적․기계적 시간이 아니라 변신과 변화를 스스로 추구해 나가는 질적인 시간, 창조적인 시간을 의미합니다. 창조적인 시간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하고 스스로 개혁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어떤 사람이 전임자(혹은 자기 자신)가 해온 업무를 아무런 문제의식이나 도전의식 없이 10년간 답습해왔다고 할 때, 이 사람의 근속연수를 10년이라고 평가 할 수 있을까요? 이는 단순히 숫자적인, 기계적 시간의 관점에서 인사기록부에는 이 사람의 근속연수는 10년이라고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창조적인 시간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사람의 참된 근속연수는 단지 1년에 불과할 뿐 입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에게서는 고민하고, 연구하고, 개선하는 창조적 시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소속가치와 존재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직장을 그만 둔다는 것은 곧 낯선 세계와의 만남을 의미하는 동시에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뜻합니다. 내가 근무하던 직장이 영상 18도의 따뜻한 봄날, 온실과 같은 곳이라면 낯선 세계는 자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헤쳐 나가야만 하는 냉혹한 세계, 바로 영하 18도의 한겨울인 셈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직장생활의 덕목으로 성실과 근면을 말합니다. 성실․근면하게 생활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조직인 으로서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요건일 뿐입니다. 우리가 조직을 떠나야 할 때 싱실․근면의 덕목만이 우리를 지탱해 주는 삶의 무기가 될 수 없습니다. 변화의 시대에는 소속가치(어느 직장)의 일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존재가치가 중요합니다. 존재가치, 즉 창조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은 그 조직이 망해 없어져도 존재가치가 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경험과 소속, 즉 근속이라는 것이 직장생활의 무기가 되었지만 모든 것이 광속으로 변화하는 오늘날에는 자신의 내면적 변화가 없는 단순한 근속연수와 소속가치는 오히려 자신의 진로에 장애가 될 따름입니다.
이제 ‘나는 변화․혁신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노력했으며,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만 하는가?’하는 것을 자문자답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경영의 관점에서 자기인생(직장)을 경영한다는 자세로 스스로에게 지도자이자 최고 경영자라는 생각을 갖고 정신과 마음의 변화인 ‘變心’의 자세로 자기 경영에 매진해야 할 것 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도 ‘變心’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액체적사고(wetware)가 필요합니다.
촉촉하다는 것은 생명력을 말합니다. 물은 또한 일정한 형태로 고정되지 않습니다. 똑같은 물이라도 네모난 컵에 담으면 네모의 모양이고, 동그란 컵에 담으면 동그란 모양입니다. 또한 스펀지는 물을 흡수하는 능력도 있지만 역으로 누르기만 하면 금방 나오는 발산성도 뛰어납니다. 따라서 우리도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 물처럼 자연스럽고 스펀지처럼 촉촉하게 틀에 박히지 않은 액체적 사고를 실천하여 서부 교육이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11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단순한 근속기간이 아닌 창조적 시간 창출의 근무자세로 우리의 참된 근속연수와 존재가치를 높여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서부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옮겨왔습니다. 창조적 시간 운영은 자기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