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의 변신은 무죄다.타종교에서 180도 삶을 전환시킨 그를 보면,죽음의 문턱에서 신앙을 받아들이고 사업가로 다시 태어난 그를 보면 절로 그런 생각이 든다.
화장품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던 참존화장품 김광석회장(51·소망교회).그는 매일 아침 새벽예배로 하루를 시작한다.기도의 내용은 한결같다.“오늘 하루 믿음을 더하게 하시고 전적으로 순종하게 하시며 교만은 그 모양이라도 생각하게 마시고 겸손하게 하소서.섬기는 자가 되게 하소서”
젊은 날의 김회장을 기억하는 사람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그가 신앙인으로 돌아선 것은 하나님의 선택이고 운명이었다.성대 약학과를 졸업한 그는 종로 피보약국을 경영하면서 장안의 유명인이 됐다.피부를 보호한다는 뜻의 피보약국은 예뻐지기 원하는 여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날로 번창했다.약을 팔아 번 돈으로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도봉산 기슭에 절을 짓는 것이었다.1천여명의 신도가 모여들었고 신도회 회장을 맡았다.어머니는 승복을 입고 다닐 정도로 온 집안은 철저히 타종교에 심취해 있었다.만약 그 사건만 없었다면 김회장은 아마 모든 돈을 털어 전국을 돌아다니며 절을 지었을 것이다.
피보약국이 유명해지면서 전국 약사들이 그를 방문했다.직접 조제해 팔고 있는 약을 나눠달라는 것이었다.그 역시 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괜찮겠다 싶어 전국 60군데에 약을 조달했다.그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무허가 제약으로 보건범죄단속법에 걸린 것이다.모르고 한 일이지만 법이 허락할 리가 없었다.
79년 ‘잘나가던 약사’에서 ‘도망자’로 변신한 그는 전국 절을 찾아다니며 도피생활을 시작했다.6개월을 피해다니자 더이상 갈 곳이 없었다.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양산 통도사의 퀘퀘한 냄새가 진동하는 방이었다.그는 이곳에서 인생을 마감하고 싶었다.텅빈 방안에 빛바랜 신문 한장만이 그를 반겼다.다름아닌 6개월전 자신의 기사가 실린 신문이었다.우연치고는 너무 이상했다.갑자기 울분이 솟구쳤다.자신의 처지가 억울하고 한심했다.신문을 움켜쥔 채 울고 또 울었다.눈물은 흘러내리는 것이 아니라 뿜어내는 듯 했다.갑자기 입술이 열리며 하나의 단어가 입밖으로 튀어나왔다.그것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불러보는 ‘하나님’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웠어요.왜 하필 그곳을 찾았고 그 방에 그 기사가 실린 신문이 있었을 까요.그날 저는 눈물끝에 그리고 알수 없는 기도끝에 하나님을 영접하는 행운을 안게 됐습니다”
절을 내려와 자수를 한 후 그의 삶은 변해도 너무 변했다.매일 성경공부를 했다.구원의 확신을 얻게 되었을 때 그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다.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기초전문화장품회사인 ‘참존’이었다.기도중에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사업은 이색적인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모든이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화장품 업계에 김회장의 신화가 생긴 것이다.
“저는 사업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바로 십일조의 역사죠”
사업가가 십일조를 한다고 하면 모두 정신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먼저 했다.그러나 십일조는 그에게 놀라운 간증이 됐다.정확한 십일조 후에는 신기하게도 매번 두배의 경제적 축복이 쏟아졌다.김회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십일조 축복론’을 강의한다.
요즘은 주일마다 십일조를 내는 그는 새해 첫날이면 선교헌금을 작정한다.버는 만큼 베풀고 살자는 것은 신앙을 가지면서 한 하나님과의 약속이다.그래서 매주 월요일이면 그의 비서실은 단체,개척교회 등 20여 군데가 넘는 곳에 후원금을 보내는 일로 분주하다.이일은 벌써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한가지 경험한 것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면 반드시 축복이 내려온다는 사실입니다.부자가 되길 원하시면 하늘 나라에 저금을 많이 하라는 것입니다”
기업가로도 최선을 다하는 그는 지난달 24일 전경련에서 주는 글로벌 경영인상을 수상했다.정직하고 청렴한 경영인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기도의 생활을 게을리하지 않는 김회장은 1년2개월째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며 신앙을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