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참례율 61% '놀라운 기록' 수원교구 북수동본당
|
▲ "기억나는 성경구절을 반복해서 말할 때는 최소한 5초 정도 간격을 두세요. 말씀을 마음 속에 새길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나경환 신부가 소공동체 모임에서 신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 지난해 겨울 수원 북수동본당 주임 나경환 신부는 오랫동안 냉담 중이던 한 신자 집을 방문해 초인종을 눌렀다. 문을 연 쉬는신자는 나 신부의 로만칼라를 보자마자 문을 닫아버렸다. 동행한 반장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나 신부에게 "그만 돌아가자"고 했지만 나 신부는 "그 분을 위해서 함께 기도드리자"며 현관 앞에서 기도를 바쳤다. 잠시 후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쉬는신자가 문을 열더니 나 신부 일행을 집안으로 맞아들인 것이다. 그 신자는 그 자리에서 고해성사를 보고 10년 넘게 이어졌던 냉담을 풀었다. 2008년 미사참례율 61%. 선뜻 믿기 힘든 북수동본당 미사참례율 뒤에는 사제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나 신부는 매주 하루 시간을 내 쉬는신자 가정을 방문한다. 또 미사 후에는 고해소에서 2~3시간씩 머물며 미사 전에 미처 고해성사를 보지 못한 신자들을 기다린다. 나 신부는 "미사 후 고해소에 앉아 있으면 오랫동안 냉담했던 신자가 두세 명씩 꼭 찾아온다"며 "좀처럼 고해소에 발을 들여놓기 쉽지 않은 쉬는신자들이 언제라도 편하게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시간이 날 때마다 고해소에 앉아 신자들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쉬는신자를 돌보는 데 힘을 쏟는 나 신부를 따라 신자들도 쉬는신자 회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나 신부는 쉬는신자를 방문했다가 상처받을 것을 두려워하는 신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수난을 당하신 것에 비하면 쉬는신자에게 받는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쉬는신자를 성당으로 이끌 것을 당부한다. 나 신부와 두 명의 본당 수녀는 소공동체 모임 방문에도 적극적이다. 12개의 구역을 셋으로 나눠 시간이 날 때마다 소공동체 모임에 참여해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신자들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6개월에 한 번씩 구역을 바꿔가면서 방문해 나 신부와 두 수녀는 본당 신자들을 거의 다 안다. 소공동체 모임이 전보다 더 활기를 띤 것은 물론이다. 소공동체 모임을 매주 갖는 반이 70%가 넘는다. 이같은 사목자 관심과 노력으로 본당 미사 참례율은 나 신부가 부임한(2006년) 이듬해인 2007년부터 60%를 넘어섰고(63%), 현재도 높은 미사 참례율을 유지하고 있다. 문화재인 수원 화성(華城) 내 개발 제한 지역에 있는 본당은 아파트가 없고 인구 전출입이 거의 없는 지역특성으로 '오래된 독실한 신자들'이 많다. 미사 참례율도 예전부터 40% 안팎으로 교구 평균보다 높은 편이었다. 정운석(요한 사도) 본당 총회장은 "우리 본당에서는 냉담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정자(헬레나) 소공동체위원장은 "신부님은 늘 웃는 얼굴로 모든 신자들을 격의 없이 대해주신다"며 "솔직히 '처음에만 저렇게 하다 말겠지'하고 생각했는데 3년이 지나도 한결같은 신부님 모습에 신자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북수동본당은 '바오로의 해' 기간에 90여 명의 새영세자를 배출했다. 3~4년 전만 해도 한 해 영세자가 20~30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 증가다. 본당은 수원대리구에서 신자 대비 선교율이 가장 높은 본당으로 선정돼 19일 대리구장 상을 받았다. 북수동본당 신자 수는 현재 1500여 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