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합격을 하기는 했는데 상당히 fluke성이라서 제대로 된 수기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Anyway, 저는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고, 내년 2월에 대학교를 졸업합니다. 또, 참고로 저는 외국 여행 한 번 가보지 못한 순수 국내파 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통역 대학원 공부를 위해서 저는 철저히 저를 죽여야 했습니다. 즉, 제 주장이나 생각이 무엇이건 간에 무조건 선생님이 숙제로 내주시고, 시키시는 것은 죽어라고 했습니다. CNN script 외우라면 외우고, PBS 외우라면 외우고, Economist 독해가 숙제로 나오면 독해 숙제하고, 우리말 영어 뉴스 외우라면 외우고, 사실 이것 밖에 저는 학원 다니면서 한 게 없습니다. 한 마디로 학원에서 선생님이 시키는 것은 목숨걸고라도 다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공부를 한 것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숙제를 다 해 오지 못한 경우도 있기는 있습니다.
사실 처음 이 공부를 시작할 때는 독해 빼고는 어느 것 하나 자신 있는 것이 없었고, 그나마 독해도 머리 속에서 중구난방 식으로 제대로 체계가 잡히지 않았던 상태였습니다. 그러면 구체 적인 공부 방법 및 시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듣기 듣기는 항상 걱정하고있었고, 제일 취약했던 부분입니다. 통역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학원에서 하는 'AP 5분뉴스' 장학생을 근 3년정도 해서, 받아쓰기는 어느 정도 자신 있었는데, 문제는 영어 단어와 발음은 들리는데 머리 속에서 내용 정리와 분석이 안되고, 학원 수업 시간에 뉴스를 듣고 나면 그나마 머리 속에 있던 내용마저도 다 날아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문제점을 나름대로 분석해 보니, 각각의 영어 단어의 뜻은 알겠는데, 그 단어로 만든 일상적인 표현(예를 들어 shot in the arm 같은 것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과, memory span이 짧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저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무조건 암기'라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수업 시간에 나갔던 뉴스 대본을 암기 할 때는 철저히 테입을 들으면서 아나운서의 발음 억양 강세까지도 똑같이 하려고 노력했고, 정관사 부정관사 명사의 복수 등을 모두 신경 쓰며 그대로 외웠습니다. 또, 중간 중간에 기억나지 않아 자꾸 대본을 보기보다는, 맨 처음 한 단어만 듣고 대본 전체를 reproduce할 정도로 반복해서 외웠습니다. 즉 대강하기 보다는 꼼꼼하고 완벽하게 암기하려 했습니다.
근 1년 6개월 정도를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암기하다 보니, 어느 정도 뉴스 등에서 나오는 시사 표현은 자동적으로 입에 붙어 버리고, 입에 붙은 표현은 듣기 지문에서 나올 때도 자동적으로 그 의미를 파악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미 파악과 분석이 되면 memory span 극복은 시간 문제였습니다. 일단 내용만 논리적으로 머리에 정리되면 기억해 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으니까요. 물론 처음 외울 때는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렸습니다. 예전에 수업 시간에 PBS News Hour를 A4지로 약 2장(보통은 한 장 조금 더 나가는 정도입니다) 정도 진도를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 거 외울 때는 약 6시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그 시간은 상당히 단축될 수 있습니다. 제 경우로는 일반적으로 3시간 정도 걸리던 것이 30분이면 paraphrase하는데 족할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선생님도 강조하시는 부분으로 암기할 때, 영작하듯이 영어에 맞는 한국어 표현을 상기하면서 암기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암기했던 것을 말하기나 영작 할 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독해/어휘 학교 다닐 때 교내 Newsweek Club 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한 관계로 독해는 다른 것보다는 나았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어휘였습니다. 독해는 나름대로 열심히 해온 터라 어느 정도 자신은 있었지만, 기본적인 어휘를 많이 몰랐습니다. 그래서 고려원에서 나온 Vocabulary 22000을 우선 이용했습니다. 첫날 1쪽부터 20쪽까지 공부했으면, 다음날은 1쪽부터 40쪽 이런 식으로 계속 앞에 공부했던 어휘를 반복해서 보았고 책에 나와있던 연습 문제 등도 다 풀었습니다. 이 책을 다 끝냈을 때, 물론 어휘 모두를 암기 할 수는 없었겠지만, '단어집 하나를 다 끝냈다'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독해할 때에 모르는 단어도 문장에 맞게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다 본 후 Word Smart를 두 번 정도 전체적으로 보았고, 틈틈이 독해할 때 나오는 단어도 정리했으며 TIME & CNN 필수 단어집도 보았습니다. 어휘집을 많이 본 것 같지만, 제대로 본 것은 Vocabulary 22000 밖에 없고 다른 책들은 그냥 죽 훑어보는 정도였습니다.
어휘 공부 할 때 중요한 것이 한 단어를 보고 바로 암기하려 하지 않고, 계속 단어집에서 보면서 눈에 익히며 독해할 때 그 뜻을 유추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또, 1차 시험 대비 할 때 중요 한 것이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인데, 저는 그 전까지 토익이나 토플 시험도 보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Core Reading 이라는 책을 사서 문제를 다 풀고, 그 책에 나와있던 표현 및 단어를 3번 정도 반복해서 보았으며 거로 Reading Workshop도 두 번 정도 보았습니다. 이 두 책을 보는데는 두 달 정도면 꼼꼼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부터는 Graduate English를 보았는데 이 것도 문법 문제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다 풀어 보았고 밑줄 치면서 공부한 부분을 두 번 정도 자세히 보며 암기했습니다.
1차 시험 대비 할 때 다독과 정독 모두 중요하다고 다들 인식하고 있는데, 저는 학교를 다니는 중에 통대 준비를 했기 때문에 많은 기사를 Cover to Cover로 보지는 못했지만, 하나의 기사를 읽으면 기사 전체를 완전분해 하듯이 읽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다독의 기본은 정독이라고 봅니다. 무조건 많이 읽기보다는 하나의 기사를 정확히 읽는 습관을 들이면, 1차 시험을 보기 위해 필요한 속독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집으로 배달되어온 Newsweek는 아무리 바빠도 잡지에 실린 사진은 꼭 봤습니다. 사진만 봐도, 무슨 사건이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를 대강은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독해 공부 할 때 중요한 것이 기사 혹은 문단 내의 주제를 분명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 것은 문장 및 문단의 논리적인 연결 고리를 찾을 때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독해 지문 중 주제를 밑줄 쳐주셨는데 주제 파악 연습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작 및 말하기 이 부분은 앞서 말한 뉴스 대본 암기만 제대로 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또한 저는 독해 할 때에도 항상 영작할 때의 상황을 생각해서 특정 표현은 한국말로는 간단하지만 영어로 잘 나오지 않는 부분 등을 유의하며 독해를 해 나갔습니다. 이번 서울 외대 2차 시험에서 '통역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을 영작하는 것이 있었는데, 선뜻 보면 쉬운 것 같으나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질 않아 한참을 고민했었습니다.
시험 유형 ▶ 1차 :외대 1차 시험은 그야 말로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지문이나 어휘 등의 난이도가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문제의 양이 상당히 많고 시간은 매우 촉박했습니다. 따라서 독해 할 때에도 지문을 한번에 읽고 의미 파악하는 연습을 해 두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정독을 기반으로 한 속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반면 서울 외대 1차 시험에서 독해는 상당히 까다로운 지문이 출제되었었습니다. 한국 외대 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모자라지는 않았지만, 평소 접해 보지 않았던 추상적인 내용이 나와 약간 당황했었습니다. 듣기는 한국 외대의 경우는 전공영어가 분량이 상당히 길었지만, 평소에 세부사항에 집착하기 보다 주제를 잡는 연습을 해둔 것을 기반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큰 줄기만 기억해 두면 세부사항은 문제의 보기를 보았을 때 가지를 치듯이 주제에 따라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서울 외대 듣기 시험은 한국 외대 보다 상대적으로 길거나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요 한 것은 평소에 note-taking하는 연습을 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서울 외대 1차 시험에서 한국어 듣기 시험이 나왔던 부분에 유용하게 적용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 듣기 시험이라 약간 당황했지만, 학원 수업 시간에 note-taking 연습을 해둔 덕에 main idea 위주로 note-taking 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고, 주어진 분량(300자)에 맞추어 쓰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울 외대 1차 한국어 시험은 저에게는 한국 외대 2차 한국어 시험보다는 어려웠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한문이 무지막지하게 나왔고, 모르는 한국어 단어(예를 들어 '갹출' 같은 것들)도 나왔지만, 한문과 국어에 문외한인 제가 붙은 걸 보면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 2차 : 한국 외대 2차 시험을 낙방한 후에 그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제 생각으로 너무 긴장했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2차 시험 후 시험장을 나오면서 나름대로는 잘했다고 생각을 했고 2차도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모르는 표현이나 아는 표현 어느 것을 말하던지 간에 자신감 있게 보이려는 태도가 중요한데, 저에게는 그 부분이 부족했습니다. 엄청 긴장해서 말도 막 더듬거렸을 정도였습니다. 한국 외대 2차 낙방을 거울삼아 서울 외대 2차 시험에서는 긴장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고, 무조건 능글맞고 자신 있게 보이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서울 외대 2차 시험에서는 interview가 아닌 문장 구역 문제가 나왔습니다. 영한은 평소 수업 시간에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하겠는데, 한영 문장 구역이 까다로웠습니다. 사실 한영 통역은 한국어를 듣고 머리 속에 정리해서 나름대로의 영어 표현으로 가면 큰 무리는 없을 텐데, 한영 문장 구역은 일단 한국어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한국어 지문에 상당히 얽매여서 논리적인 영어가 잘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영 문장 구역 연습도 평소에 어느 정도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온 문제 내용은 재범이 형이 쓴 것과 똑같습니다.
스터디 스터디는 8월까지는 일 주일에 한 번 하다가 9월부터는 일주일에 두 번 했고, 외대 1차 시험 끝나고는 매일 만나서 했습니다. 내용으로는 영한 한영 통역 연습과 각자 공부한 Word Smart 및 Graduate English를 서로 체크해 주었고 영한 문장 구역도 기사 하나씩 했습니다. 그리고 스터디를 두 명이 했기 때문에 나태해질 때마다 서로를 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 할 때는 서로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스터디 파트너였던 일식이 형은 근 1년을 스터디 하는 동안 단 두 번 밖에 빠지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상으로 제가 공부해온 방법과 시험 유형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드렸습니다. 어느 정도 공부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장 중요 한 것은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욕심내지 않고 그날그날 할 공부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끝으로 김수연 선생님과 스터디 파트너였던 일식이형 그리고 같이 학원에서 공부했던 기초반과 실전반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