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9. 월. 경남 남해 설흘산 아래 다랭이마을 을 지나 삼천포까지
간밤에 비가 많이 내렸으나 아침이 되니 소강상태로 비가 잠시 개인 것 같아 주저하다가 산악회에 나갔다.
28명이 나와 있었다. 남해 설흘산을 향해 아침 8시 버스가 출발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의 차창 밖으로 좀처럼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경치들이 보였다.
구름들이 산허리에 모두 걸쳐 있는 것이다. 하루 종일 많이 본 경치이다.
바다 위 섬의 허리에 걸쳐 있는 구름들은 바다와 어울려 더 아름다웠다. 계곡에 흐르는 물과 시냇물들은
노란빛을 띠는 흙탕물이 힘 있게 흘렀다. 오랜 가뭄 후에 내리는 반가운 물의 모습들이었다.
남해대교를 지나면서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설흘산 등산로입구에 도착하니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산에 갈 수가 없었다.
등산로 반대편에 가천마을이라는 표시와 다랭이대장군 장승이 길가에 서서 환영하는 듯 했다.
우리는 산으로 오르지 않고 바다로 향했다. 해변의 절경을 따라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관광지로 개발해 놓은 것이다. 암수바위도 있었다. 남근과 여근의 모습을 띤 돌덩이를 잘 정비해서 배치해 놓은 것이다.
깨끗한 복장을 한 신사가 서서 설명도 해 주고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해변으로 내려가니 희미한 안개 속에 절경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다 가까이까지 내려가서 여기 저기 젖은 경관에서
색다른 느낌을 경험할 수 있었다.
마을에는 막걸리를 파는 집이 많은 것 같았다. 할매 막걸리, 할머니 동동주 등의 간판이 많았다.
할머니가 많은 것인지, 할머니들의 솜씨가 좋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할머니를 내 세우고 있는 것이 특이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촬영 장소도 있었다.
다랭이 마을의 구경을 끝낸 우리는 삼천포를 향해 갔다. 해안도로였다. 바다와 함께 가는 도로변에는 예쁜 집들이 많았다.
팬션과 모텔들이 독특한 건축양식과 색깔들로 꾸며놓은 것들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섬과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마지막 창선, 삼천포대교가 육지와 연결되었다.
남해대교에서 삼천포대교까지 4개의 다리를 지났다.
삼천포에서 수산시장을 구경하고 해삼 맛도 보면서 1시간여를 지낸 후 다시 해안도로로 사천시 곤양면으로 갔다.
사천대교라는 긴다리를 지나서였다. 바다위에 떠 있는 다리의 아름다움을 많이 보게 된 길이었다.
곤양IC로 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섬진강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무사히 광주로 돌아왔다.
비 오는 날 산악회에 나가 산에 가려고 한 것이 모순 같았으나, 산에 가지 않고도 관광으로 하루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경험 하였다. 하루를 사는 방법이 여러 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택에 하루를 잘 살았습니다’가 마지막 기사에게 건넨 인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