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산소에 다녀오다
심영희
오늘(2023. 3. 26)은 부모님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윤달이 들어 아직 2월이지만 윤년이 아니면 지나간 3월24일이 음력 3월 3일이라 부모님 생신날이었습니다. 천생연분으로 생신날이 같은 날이라 늘 함께 생신상을 받으셨는데 코로나라는 부랑아는 부모님 산소에 가는 길도 멀게 했습니다. 4년 동안에 딱 한번 다녀왔는데 오늘은 부모님을 찾아가는 걸음이 더욱 가벼웠습니다.
부모님이 그렇게도 귀여워 하시던 외손자 외손녀 즉 우리 아들딸을 데리고 부모님 산소를 찾았으니 얼마나 반가워 하셨을까요. 아들딸이 또 아들딸을 데리고 인사를 갔으니 얼굴도 모르는 증손자손녀들이 얼마나 대견했을까요. 아주 어릴 때 가보고는 대학생이 되어 갔으니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손자손녀들은 비석에 할머니 이름이 쓰여있다는 것에 신기해 했습니다.
큰손녀는 간호사 국가고시 합격 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4월 12일부터 인천 모 병원에 발령을 받았으니 인사를 제대로 갔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께 절을 올리고 오빠한테도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산소 앞에 모여 앉아 준비해간 음식을 먹으며 아버지 어머니 생전의 모습을 회상했습니다.
따뜻한 봄볕 아래 푸근한 마음까지 겹쳐 오랫동안 산소에 머물렀다가 봉평의 유명한 곳 허부나라로 갔으나 아직은 구경할 것이 없어 차를 돌려 매운탕집에서 매운탕과 닭볶음탕으로 점심을 먹고 홍천 무궁화수목원을 한 바퀴 돌고는 홍천 양지말화로구이에서 저녁을 먹고 아들네는 원주로 돌아가고 딸네는 함께 춘천으로 오면서 즐거운 하루였다고 좋아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찰떡과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메밀부침개입니다.
산소 앞에는 산수유꽃이 활짝 피어 우리들을 반겨주었습니다.
막내 남동생이 정성껏 심어 놓은 목련꽃이 아직 꽃봉오리로 입을 꽉 다물고 있습니다. 춘천 양지쪽에는 목련꽃이 많이 피었는데 평창군 봉평 부드네골 산기슭은 기온이 낮아서 아직입니다.
어른들은 매운탕으로 아이들은 닭볶음탕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사진을 찍자 손녀가 자기 얼굴 나온다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습니다.
저녁은 홍천 양지말에서 고추장 양념 삽겹살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가보았더니 양지말 자체도 많이 변했습니다. 옛날 오손도손 모여 있던 집들이 추억으로 다가옵니다.
첫댓글 모처럼의 가족 나들이로
아버님, 어머님께서 흐뭇해 하셨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