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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환경정보센터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동물은 자그마치 18,117종이며, 이들 중 포유류 123종, 어류 905종, 양서・파충류 43종, 조류 457종이나 된다. 이렇게 많은 동물 중 가족이나 친구처럼 인생의 동반자로 사랑받고 사랑을 주는 반려동물은 어떤 동물일까. 그것은 학명 Canis familiaris로 인간과 너무나 가까워‘친숙하다’는 의미의 라틴어 familiaris가 동물 중 유일하게 종명으로 채택된 ‘개’이다.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에 지정된 개는 3개 견종이 있다. 이들은 토종개로 그 첫째가 우리나라 대표 견종인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의 진도개’이다. 둘째는 제368호인 ‘경산의 삽살개’이고, 셋째는 최근에 지정된 제540호 ‘경주개 동경이’다. 이들은 모두 각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진도개는 남도의 큰 섬인 진도에서 길러지는 성격이 온순하고 충직하여 오직 주인만 따르며 매우 용맹스럽다. 복슬복슬한 긴 털이 풍부해 우람하게 보이는 장모종의 삽살개는 그 명칭에 걸맞게 귀신이나 액운(살, 煞)을 쫓아내고 이길 만큼(삽, 揷) 용감하다. 한편 동경이는 진도개와 비슷하나 꼬리가 없거나 있어도 10센티 미만으로 아주 짧으며, 꼬리 끝 부분에 긴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천연기념물 제 53호 진도의 진도개(황구)
천연기념물 제 53호 진도의 진도개(백구)
천연기념물 제 368호 경산의 삽살개(문화재대관에서 전재)
천연기념물 제540호 경주개 동경이
우리나라는 단 3개의 견종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지만 일본은 자그마치 7종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북한은 우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다 이들이 북한 미수복 지구에 있다는 사유로 1962년 지정을 취소한 ‘풍산개’ 1종을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하여 국가가 관리하고 있다. 외국은 우리나라나 일본과 같이 천연기념물 지정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는 아니하지만 자국의 유망 견종을 국제기구에 등록하여 관리하고 있다. 2013년 현재 벨기에 뚜왕에 본부를 둔 세계애견연맹(FCI)에 등재된 견종은 우리나라 진도개를 포함하여 자그만치 343종이며,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영국애견협회(Kennel Club)에 등재된 것은 211종,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미국애견협회(AKC)에는 246종이 등재되어 있다. 물론 이들은 인간의 목적에 따라 우수 인자 선발과 열성 인자 도태(selection)라는 과정을 거쳐 품종개량을 하여 특정의 인자를 지니도록 만든 견종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토종 견종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사회경제적인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개에 대한 편견이 많았고, 개에 대한 관심이 적어 품종개량을 시도하지 않았던 탓이다. 따라서 외국은 오랫동안 교배를 통해 품종개량을 무절제하게 너무 많이 한 탓에 새 견종 개발이 어렵지만 우리는 우수한 견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개는 스스로 인간에게 다가와 친숙해 진 유일한 동물
2002년 세계적인 과학 전문학술지 사이언스 11월호는 ‘모든 개의 조상은 1만 5천 년 전 동아시아에서 길들여진 회색 늑대(gray wolf)’에서 유래되었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2013년 핀란드 연구팀은 늑대가 개가 된 것은 농경시대가 아닌 수렵시대로 1만 8천년내지 3만 2천 년 전 쯤 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개가 인간과 친해진 과정은 어떨까. 개도 처음에는 야생동물이었다. 그러나 보다 힘이 세고 덩치가 큰 사자, 호랑이, 곰 등에 밀려 먹이를 얻을 수 없었다. 그러자 원시인 근처에 모여들어 이들이 먹다 버리거나 남긴 고기 부스러기를 얻어먹으며 따라다녔다. 뿐만 아니라 개들은 먹이를 기다리는 동안 맹수나 다른 부족이 침입하면 우선 자기 보호본능에 따라 두려움의 경계로 울부짖었다. 그러자 원시인들은 개가 울부짖으면 반드시 외부 다른 부족이나 맹수의 습격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이런 행동이 반복되자 원시인들은 개 울음만 들으면 곧 경계태세를 갖추어 맹수의 공격이나 침입자의 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개는 인간이 붙잡아 가두어 가축화(domestication)한 소나 돼지와 달리 개가 스스로 인간에게 다가와 인간과 친해진 유일한 동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개를 길렀을까. 우리나라는 아시아 대륙 끝에 있는 반도 국가이므로 대륙에서 가축화된 개가 전래되었을 것이라는 북방설과 함께 한반도에서 자생적으로 개의 순화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mDNA 염기서열 검사에서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도개, 제368호 삽살개, 제540호 동경이 모두 모계 조상이 유전적으로 서로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뿐 아니라 북방계 개와도 가깝다는 점에서 우리 토종개의 조상이 북방계라는 것이 더 힘을 받고 있다. 동시에 이들이 길러진 시기는 얼마 전 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 부산 동삼동, 통영 연대도, 김해 수가리, 삼천포 늑도, 해남 군곡리, 경산 임당동 등의 패총에서 발견된 개 뼈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1~8세기 또는 신석기시대로 막연히 추정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7년 연평도 까치산 패총에서 출토된 개 뼈를 최신 기법인 탄소연대측정법(carbon dating method)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이 기원전 4460년~4310년으로 추정된 점으로 보아 최소한 신석기시대에 개는 이미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들의 최초 역사기록은 ‘삼국사기’에 있는 고구려 동명성왕의 탄생설화에서 볼 수 있다. 고구려 본기 시조 동명성왕조에 ‘시조 동명성왕은 성이 고 씨이고, 이름이 주몽이다.....임금은 그 알을 버려 개와 돼지에게 주었으나 모두 먹지 않았다(始祖東明聖王 姓高氏 諱朱蒙..........王棄之 與犬豕 皆不食)’라는 글귀가 있는 것으로 보아 기원전 37년 이전부터 개와 돼지가 길러졌다고 추정된다. 이보다 앞선 기록으로는 삼국지‘위지 동이전 부여조’의 기록에서 보는 것처럼‘나라에는 군왕이 있고, 모두 육축의 이름으로 관명을 정하여 마가 우가 저가 구가가 있다(國有君王 皆以六畜名官 有馬加牛加猪加狗加)’라고 한 점으로 미루어 개, 소, 말, 돼지 등 가축을 기원전 18년 경 이전에 이미 기르고 있었고, 이들을 관직명으로 삼았을 정도로 가축을 아주 귀히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개들이 삽살개나 진돗개 또는 동경이 인지 여부는 기록이 없어 전혀 알 수 없으나 이들이 우리 토종개인 것은 분명하다.
개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인생의 반려자이다
인간과 친숙한 개들은 사실 개가 갖고 있는 특성을 충분히 발현할 수 있도록 집지키기, 사냥, 경비, 양몰이, 완상을 목적으로 각기 번견, 엽견, 경비견, 목양견, 애완견 등으로 특화되었다. 그런데 근간에는 인간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이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사는 반려견으로 특화 범위를 크게 넓히고 있다. 어릴 때부터 개를 길러온 고 3 대입 준비생이 개를 기르면 성적이 떨어질까 걱정을 한다. 개를 기른 학생과 안 기르는 학생을 비교하여 보았더니 부모가 우려하는 것과 달리 개를 기른 학생의 성적이 더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는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니라 개 기르기로 입시 스트레스가 풀리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나 독거노인에게 개를 기르게 한 결과 병후 회복 속도가 빨라졌고, 독거노인은 외로움을 덜 수 있었다는 보고는 동물매개치료 (animal assisted therapy)에서 자주 거론되는 사례이다. 더구나 어린아이들에게 개를 기르게 하면 사회성과 책임감이 커져 인간관계가 원만해 지는 사례를 볼 수도 있다. 물론 시각 장애인에게는 맹인안내견으로서, 소리를 못 듣는 청각 장애인에게는 청각 도우미로서, 휠체어에 의지하여 생활하는 장애인에게는 생활 도우미로서 개는 큰 역할도 한다. 나아가서 산악이나 해양에서 조난 구조 뿐 아니라 건물붕괴에서 인명 구조 그리고 근간에는 개의 특출한 후각을 이용하여 마약을 찾아내게 하고, CT나 MRI 보다 더 쉽게 피부암을 찾아내도록 훈련하여 실용단계에 이르렀다. 물론 이런 기능성 특화는 주로 서양개 위주였다. 하지만 이제는 천연기념물 제 53호인 진도개는 물론 천연기념물 제368호인 삽살개나 천연기념물 제 540호인 동경이도 하고 있다. 개들이 이런 특성을 지니다보니 개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지극해 져 이제는 완전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자식보다 더 대접받게 되었다. 더구나 전통적인 대가족 구조에서 핵가족화하고, 노령인구가 급속히 증가될 뿐 아니라 독신 가정이 늘어나고, 소득이 향상되면서 이는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에는 개를 위한 화장장, 개 전용무덤, 개를 위한 TV 방송, 개 전문 호텔이 있는가 하면 개를 위한 개 전용카페나 개만 그루밍하는 개 미용실, 개 의상 전문점, 개 보험 등 애견산업이 아주 성업 중이다. 사람보다 개가 더 대접을 받는 그야말로 개 천국이다. 하지만 우리 토종개들이 멸종위기에 처한 때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한 수탈이다. 일본은 대동아전쟁을 일으키면서 군대에 필요한 방한용 모피인 개 가죽을 얻기 위해 공출이라는 미명 아래 1년에 10만 내지 50만 마리씩 1938~1945년까지 150만내지 200만 마리를 죽였다. 이들 중 삽살개만 2만 마리를 희생시켜 토종개의 씨를 말렸다. 다행히도 뜻있는 인사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제는 토종개들이 천연기념물도 되고 국가 관리도 받아 세계에 떳떳이 자랑하는 국견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
개는 장난감이 아닌 고귀한 생명체이다
이런 슬픈 역사에 버금가는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일이 엄연히 자행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의도적으로 버려지거나 실수로 길이나 주인을 잃은 개 - 유기견의 증가다. 1년에 유기견이 2008년 51,188마리, 2009년 49,541마리, 2010년 57,893 마리, 2011년 55,902마리, 2012년 59,168마리로 매년 평균 약 55,000여 마리다. 2012년의 유기견을 보면 이들 중 주인을 찾아간 경우는 불과 14%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27%는 분양되어 새 주인을 맞아갔지만 나머지는 자연사(23%)하거나 안락사(24%) 대상이 되었다. 안락사란 무엇인가. 그것은 사전적의미로 ‘가족 또는 본인의 요구에 따라 고통이 적은 방법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행위’이다. 과연 개 스스로 ‘죽고 싶다’고 하였을까. 이것은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나온 발상인데 이런 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유기견이 생기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생명경시 현상이다. 마치 개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 싫증나면 돌보지 않는 애증의 이중 심리인 것이다. 결혼, 이사, 육아, 유학 등으로 가정환경이 바뀌었다거나 과도한 사육비용이나 병원비의 경제적 부담 등을 핑계로 개를 양심과 함께 몰래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명절이나 휴가철을 전후하여 유기견이 평소에 비해 보통 20~30% 폭증한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명견‘진돗개’도 버린다는 사실이다. 즉, 2012년 2월부터 4월까지 2 달 동안 유기되는 견종을 조사 한 결과 전체 유기견 6,520마리 중 잡견 3,689마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서양개(2,532마리)였으며 5위에 ‘진돗개’가 무려 299마리 있었다.
유중임은 1766년 발간한 증보 산림경제 목양(牧養) 조에 ‘개는 비록 가축이지만 주인 사랑하기가 지극 정성하니 개 기르는 자는 개를 죽이지 말지어다(狗雖畜物 有愛主之誠 故家養者 不可殺之)’라고 경고하였다. 또한 고려시대 문인 최자가 지은 보한집에는 ‘사람은 짐승이라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만 공연히 큰 은혜를 저버린다. 주인이 위태로울 때 주인을 위해 죽지않는다면 어찌 개와 사람을 같이 말할 수 있을까(人恥時爲畜 公然負大恩 主危身不死 安足犬同論)라고 한탄하며 개만도 못한 인간은 부끄러운 줄 알라 충고한 바 있다.
유증임 작(1766) 증보 산림경제 목양조
개 사랑이 너무 지나쳐 개의 건강과 행복을 등한시하는 세태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개에 대한 사랑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359만 세대가 약 440만 마리의 개를 기르고 있다. 이는 2004년 74만 가구에서 약 260만 마리의 개를 기르고 있었던 것에 비해 무려 가구 수는 5배 증가하고, 마리 수는 1.7배 증가하였다. 더구나 개를 기르는 사람이 젊은 세대로 남성보다 여성이 동물 복지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2004년 월간 애견잡지인 펫저널(Pet Journal)이 우리나라 가정에서 가장 많이 기르는 개가 과연 어떤 견종인지 조사한 바 1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수입 서양개였지만 5위를 ‘진돗개’가 차지하고, 12위를 ‘삽살개’가 차지하였다는 것은 우리 토종개가 국민들에게 아주 좋은 호감을 주고 있는 견종이라는 사실이다.
천연기념물도 지정 기관이나 관리 지역을 벗어나면 천연기념물 아니다
흔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도의 진도개, 경산의 삽살개, 경주개 동경이가 지정된 관리 지역을 벗어나거나 지정된 단체를 떠나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천연기념물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아니하다.
다시 말하면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도의 진도개’는 진도를 떠나면 천연기념물인 ‘진도의 진도개’가 아니다. 문화재청에서 제정한 ‘천연기념물 진도의 진도개 관리지침’ 제2조에 의하면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진도개’라 함은 진도군이 원산지인 개로서 혈통 및 표준체형을 갖추고 진도 섬 내에 있는 진도개만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도의 진도개’이다. 이 진도개는 동 지침 제3조에 의하여 진도군이 책임지고 관리하되, 제7조에 따라 진도군은 진도군수 소속 아래 진도개심의위원회를 두어 진도개의 혈통과 체형을 관리하여야 된다. 따라서 진도를 떠난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도의 진도개는 천연기념물이 아닌 것이다. 다시 엄밀히 말하면 육지에 그렇게나 많은 진도개는 진정한 의미의 ‘천연기념물 진도의 진도개’가 아니라 진도에서 태어났지만 진도 이외 지역으로 방출된 ‘진돗개’인 것이다. 더구나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도의 진도개는 규정에 따라 황구와 백구만 인정되므로 육지에 많은 자칭 ‘진도개’라는 재구, 호구, 네눈박이는 더더구나 천연기념물이 아니다.
천연기념물 경산의 삽살개도 마찬가지다. ‘천연기념물 제368호 경산의 삽살개’란 ‘천연기념물 경산의 삽살개 관리지침’제2조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경산이 원산지인 개로서 삽살개의 혈통 및 표준체형을 갖추고, 경산시 (재)한국삽살개재단이 관리하는 사육시설 내에 있는 300마리의 삽살개를 말한다. 동 지침 제4조 1항에 의하면 관리책임자인 (재)한국삽살개재단 이사장은 삽살개의 고유혈통을 보존하기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경산시장과 협의하여 종합적으로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따라서 (재)한국삽살개재단이 관리하는 사육시설을 떠난 ‘천연기념물 경산의 삽살개’는 천연기념물 경산의 삽살개가 아니라 그냥 ‘삽살개’이다.
최근에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된 ‘경주개 동경이’의 경우도 ‘천연기념물 경주개 동경이 관리지침’제2조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경주개 동경이’라 함은 경주시 관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경주시에 표준품종을 갖춘 것으로 등록된 300마리를 말한다. 동경이는 동 지침 제3조에 의하여 경주시 책임 아래 관리되고, 동 지침 제6조1항에 의하여 경주시장은 ‘경주개 동경이’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시장 직속의 경주개 동경이 관리위원회를 두어 경주개 동경이의 혈통보존과 등록 심사 등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천연기념물 제540호 경주개 동경이’가 지정 구역인 경주를 벗어나면 ‘천연기념물 제540호 경주개 동경이’는 단지 ‘꼬리없는 개’- 무미견‘동경이’에 지나지 않게 된다.
천연기념물은 지정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어렵다. 그것은 지정 요건이 충족되지 못하면 언제라도 천연기념물 지정이 취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연기념물 지정 요건 이것은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천연기념물을 위한 자연유산 지킴이로써 다시 한 번 다짐하고 반드시 지켜야 될 약속이다.
개는 개답게 키워야 개도 행복하고 그 가치도 크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개를 사랑한 민족이다. 그래서 개는 육십갑자 십간 십이지동물의 11번째 지킴이로서 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와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는 상서(祥瑞)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과 문화 속에 깊숙이 들어와 고서화에는 물론 오늘날 그림, 영화, 소설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때로는 이와 달리 속담, 험구, 수수께끼의 구비단문(口碑短文)에서는 구박과 멸시의 상징이 되기도 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의견이나 충견 같은 충복의 상징이 되는 일도 많아 안응창의 속 의열도(義烈圖)을 비롯하여 보한집, 증보 산림경제, 동국여지승람 등 여러 편에 소개되고 있다. 물론 소림의 오동견월도 등 많은 고서화에 등장한 개들이 삽살개인지 아니면 동경이인지 또는 진돗개인지 그 견종을 분명히 알 수는 없지만 이들이 우리네 삶 속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해온 동반자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안내자로서 우리 토종개인 것은 틀림없다.
안응창(1603-1680) 작: 속 의열도-의구전(1665) / 국립박물관 소장
1. 주인이 술에 취해 말에서 떨어져 들에서 잠이 듬
2. 들불이 일어 번지자 황구가 몸에 물을 묻혀 불을 끔
3. 황구가 목숨을 구하고 지쳐 죽은 것을 주인이 슬퍼함
4. 후히 장사를 지내고 개 무덤-의구총을 만들어 줌
소림 조석진(1843-1897)작: 오동견월도 / 전남대 박물관 소장
경주 지역 고분에서 출토된 꼬리 짧은 개의 5~6세기 경 토우
우리는 이쯤에서 토종개인 진돗개, 동경이, 삽살개는 원하지도 않는 지나친‘개 사랑’을 개 주인 중심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개의 복지와 권리를 되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아니할까 한다. 개는 개답게 키워야 개는 물론 개 주인도 행복하고 그 가치도 크다. 2014년 1월부터 동물보호법(법률 제8852호) 및 동법 시행령(대통령령 제21095호)에 의하여 우리나라 3개월 령 이상의 모든 개는 의무적으로 시, 군, 구에 등록하게 되었다. 이 동물등록제는 개를 개답게 키워 사람과 개가 더불어 사는 생명존중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세계 1등 강소국이 된 이상 선진국이 오래전부터 해온 이 같은 개 사랑부터 제대로 배워야 세계가 인정하는 1등 국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14-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