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화 암살자 인형 (하)
“으앙! 쥰이 너무 불쌍해!”
“그 인간이 정말로 죽을 줄은 몰랐어요. 우리가 너무 심했던 모양이죠?”
“아니, 아직 살아있어.”
신쿠의 한 말에 모든 인형들은 깜짝 놀라며 시선을 그녀를 향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끼고 있는 붉은색 장미모양의 반지를 보여주었다.
“만약에 계약자가 죽었다면, 이 반지가 검은색으로 변하고 금방 우울해지는 기분이 들 거야. 하지만, 지금은 색깔도 그런 우울한 기분도 들지 않아.”
“정말 그러네요. 설마, 이 인간이 죽은 척하면서 우릴 놀린 건가요?! 당장 가서 혼내줘야겠어요!”
“스이세이세키, 제발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소우세이세키의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혼내주고 말겠다는 스이세이세키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씩씩 거리며 2층으로 올라가 쥰의 방문을 벌컥 열어졌었다. 그런데 그는 방에 없었다. 그는 옥상에 올라가 소음의 원인을 알아보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 리가 없는 그녀는 이 인간이 어딜 싸돌아다니는 거냐며 입을 삐죽거렸다. 옆에서 자신의 언니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소우세이세키는 그저 약간의 미소만 보일 뿐이다.
그녀들은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 문을 열고 주변을 둘러보던 중에 우연히 차가운 옥상바닥에 쓰러져있는 쥰을 발견하고 달려왔다. 그의 머리에 새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하고 불안한 생각에 잡힌 스이세이세키는 쥰을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그때, 스이세이세키의 왼쪽 편에 뒤집어놓은 상자가 들썩거렸다. 조금씩 틈을 열고 나오는 한 인형이 그녀들에게 들키지 않게 조용히 나와 날카로운 쇠갈고리를 치켜들고, 쏜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조심해!”
“!”
소우세이세키의 외침에 그제야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끼게 된 그녀는 순간적으로 눈을 감고 몸을 움츠렸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쓰면 될 것을 그 위험한 순간이 너무나 무서웠는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숙이는 본능을 표현한 모양인 것 같았다.
-챙!
그러나 다행이도 스이세이세키의 목숨을 구할 수가 있었다. 소우세이세키가 자신의 가위로 이용해 쇠갈고리의 공격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언니에게 빨리 피하라고 말하자, 순간 다급해진 그녀는 지원군을 부르겠다고 조금만 참으라고 일러주고 몸을 움직여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 장면을 바라본 인형은 공격을 멈추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자신보다 두 배로 큰 가위가 그의 앞길을 막았다.
“소이세이세키를 건들지 마! 대신 내가 널 상대해주마!”
“......”
그녀를 바라본 그 인형은 오른쪽으로 고개를 까닥거리며 두 손을 들어 쇠갈고리를 더욱 날카롭게 세웠다. 잘못하면 찔리거나 할퀴어 헝겊조각이 될지도 모르는 생각에 약간 두려운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의 언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하겠다는 그녀의 신념이 있었기에 맞서 싸울 수 있었다. 그가 암살을 하고 다니는 암살자 인형인지도 모른 체......
암살자 인형은 말 그대로 암살을 전문적으로 실행하는 인형이었다. 사람들 중에 암살자가 있듯이 인형세계에서도 암살을 전문적으로 실행하는 인형이 존재했었다.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지만, 누군가 고용을 했다면 틀림없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큰 가위를 들고 암살자 인형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 인형은 다른 인형들보다 아주 민첩했기 때문에 그녀의 빠른 공격에도 하나둘씩 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날카로운 쇠갈고리에 오른팔을 할퀴어 상체와 분리되는 상황이 되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쳐 공격할 때 자주 사용하는 오른팔을 사용을 못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자연스럽게 가위를 휘두를 수도 없게 되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그의 공격을 막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가위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제는 날카로운 쇠갈고리가 할퀴어 죽겠구나 하고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암살자 인형은 다시 오른쪽으로 고개를 까닥거리며 날카로운 쇠갈고리를 치켜 올렸다.
-휘리리릭! 퍼퍼펑!
갑자기 나타난 붉은색 장미꽃잎세례에 맥을 못 추는 암살자인형은 장미꽃잎세례 속에서 허우적허우적 거리다가 몸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꽃잎에는 가시가 없을 터인데, 이토록 장미꽃잎이 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깃털정도야 이해는 가겠는데......
신쿠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소우세이세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나간 오른팔을 바라보았다. 팔이 잘려나감으로서 쓰레기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쥰은 다행이 괜찮았다. 그는 뒤통수에 무언가에 맞아 쓰러졌었다고 한다. 떨어져나간 신쿠의 팔을 다시 꿰매준 것처럼 소우세이세키에게 떨어져 나간 팔을 바느질로 꿰매주어 다시 본 모습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
첫댓글 스이세이세키 가 소이세이세키로 나왔네 ㅇㅅㅇ 것보다... 그래도 로젠메이든 좀 보고나서 보니까 이해가 됀다 > ㅁ<
재밌어! 다음편도 기대할께!암살자 인형은 여러마리일까...한마리일까....
아, 오타가 있었군. 스이세이세키와 소우세이세키 자매사이야. 다음편을 기대해줘.
난 처음에 소우세이세키가 남자인줄 알았어 >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