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 쓰임새 많은 간단장으로는 과일로 만든 고추장과 보리막장, 건어물집장이 있어요.
과일고추장으로는 요즘 쉽게 구할 수 있는 딸기고추장과 사과고추장이 대표적입니다. 딸기를 조려 넣어 달콤한 맛이 나는 고추장으로 굵은 고춧가루를 사용하여 고춧가루의 입자가 살아 있어 찌개의 양념이나 볶음, 조림 양념을 만들 때 사용하면 재료에 착 달라붙어 흘러내리지 않아 음식의 맛과 풍미가 훨씬 좋아집니다.
사과고추장은 초고추장을 만들거나 나물을 무칠 때 일반 고추장 대신 사용하면 은은한 사과 향이 요리에 더해진다는 장점이 있어요.
사과를 조리기가 번거롭다면 사과 대신 동량의 매실청을 넣고 매실청고추장을 만들어보세요.
막장이란 마구 담갔다 하여 생긴 이름이지요.
간장을 뽑지 않고 메주를 으깨어 만들어 감칠맛이 뛰어나고 오랜 시간 숙성시키지 않아도 맛이 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막장에 쓰이는 메줏가루는 지역에 따라 다른데 일반적으로 메주콩에 쌀이나 밀 등 곡류를 넣어 약간만 띄워 사용합니다.
막장용 메주는 통으로 구입해 알이 약간 씹히게 간건을 구입하거나 고운 메줏가루에 콩알째 숙성시킨 알메주를 섞어서 사용합니다.
담근 지 1~3주 지난 후에 먹을 수 있고 된장처럼 오랜 시간 숙성시켜가며 저장해 쌈장이나 국, 찌개 등에 넣어 먹습니다.
영양적인 측면이나 맛으로 일반 된장보다 뛰어나답니다.
집장이란 속성 된장으로 막장으로 불리기도 해요.
간장을 뜨고 남은 보통 된장과는 달리 간장을 빼지 않고 처음부터 메주를 성글게 가루로 빻아 간을 하여 단시일에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지요.
속에 들어가는 재료는 가풍이나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달라요.
생재료를 절여서 넣거나 마른 재료를 불린 뒤 꽉 짜서 넣는데 보리나 찹쌀, 멥쌀을 섞기도 하고, 고춧가루나 고추씨를 빻아 넣기도 합니다.
반가에서는 육포, 마른 오징어, 말린 과일을 넣은 반면 서민들은 말린 무나 호박고지 같은 채소를 넣어 집장의 맛을 더했죠.”
지역별로 즐겨 담갔던 집장
강원도·경상북도 멥쌀가루와 불린 콩을 함께 쪄서 둥글게 빚은 메주를 일주일 정도 띄워서 바싹 말려 가루를 낸다.
여기에 무, 당근, 풋고추, 대파, 다시마, 멸치와 물엿, 소금을 넣어 고루 섞은 뒤 잘 삭힌 다음 냄비에 물기 없이 조린다.
경상북도에서는 집장을 거름장이라 불렀다고 한다.
충청남도 밀쌀을 빻아서 물로 촉촉하게 적셔 시루에 찐 밀떡을 엿기름물로 반죽하여 따뜻한 곳에서 12시간 동안 삭힌다.
여기에 풋고추, 가지, 고춧가루, 마늘을 넣고 소금간을 하여 고루 섞은 뒤 항아리에 넣고 밀봉하여 퇴비 속에서 일주일간 삭힌다.
또는 메주를 쑤어 띄운 뒤 메줏가루를 고운 고춧가루와 함께 찰밥에 버무려 항아리에 담고 무, 가지, 풋고추 등의 채소를 소금에 절여 장아찌로 박은 뒤 간장을 약간 쳐 꼭 밀봉해 풀두엄 속에서 8~9일 정도 묻어 숙성시킨다.
경상남도 삶아 찧은 메주콩에 맷돌에 간 보리를 섞어 메주를 만들어 띄운 다음 말려서 빻는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끓여서 식힌 소금물을 넣어 반죽한 후 소금물에 삭힌 풋고추와 소금물에 절인 가지 혹은 말린 채소를 넣어 섞은 뒤 항아리에 담고 밀봉해 퇴비 속에 묻어 발효시킨다.
보리가 들어가 보리겨떡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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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막장
기본재료 막장용 메줏가루 3½컵, 보리쌀 ½컵, 천일염 ½~1컵, 조청 ⅔컵, 생수 1½컵, 고춧가루 2큰술, 멸칫가루 1큰술, 소주 ¼컵
만드는 법
1 보리쌀은 씻어 30분 정도 불려 촉촉하게 밥을 짓는다.
2 큰 볼에 소주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3 ②에 소주를 붓고 고루 섞은 뒤 저장 용기에 담고 한 달 정도 숙성시켜 먹는다.
된장이나 막장은 처음에는 약간 짠 듯하게 간해야 숙성되면 간이 맞다.
보리밥이 삭은 뒤에도 짜다면 보리밥을 조금 더 지어 넣거나 콩을 삶아 넣어 다시 버무려준다.
소주를 부으면 골마지(곰팡이)가 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역이나 가풍에 따라 보리죽을 쑤어 짓기도 하고 보리를 엿기름에 삭혀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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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어물집장
기본재료 메줏가루 2컵, 물 4컵, 젖은 찹쌀가루·고춧가루 1컵씩, 국간장 5큰술, 조청·다진 마늘 3큰술씩, 다진 생강 1큰술, 마른 오징어 1~2마리, 마른 홍합 1½컵, 무오가리 1개 분량, 시래기 2줌, 굵은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마른 오징어는 껍질을 벗기고 손으로 쪽쪽 찢고, 홍합은 흐르는 물에 씻어 미지근한 물에 담가 30분 정도 불린 뒤 물기를 꼭 짠다.
2 무오가리, 시래기는 물에 담가 불린 뒤 굵은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꽉 짠다.
3 찹쌀가루는 물에 풀어 걸쭉하게 끓여 풀을 쑤어 식힌 뒤 고춧가루, 메줏가루, 조청을 넣어 섞고 굵은소금으로 조금 짭짤하게 간을 한다.
4 전기밥솥에 ①, ②, ③을 넣고 고루 섞은 뒤 보온 버튼을 누르고 7~12시간 발효시킨 뒤 저장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한 달 정도 숙성시켜 먹는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진행 강부연 기자 | 사진 이종수 | 요리 및 도움말 김영빈(수랏간) | 어시스트 김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