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마지막날 마지막 저녁은 제주 시내에 있는 청해일. 제주여행 카페 등에서는 이미 너무나 유명해진 집. 1인당 2만원짜리 정식으로 기본 세팅 들어갑니다.
슬슬 메인으로 향해가는데, 음식이 계속 나와요.
초밥.
한라산물 순한소주.
참치회.
처음 먹어본 갈치회. 제철이 아니라고 해서 굳이 따로 갈치회를 먹지 않고, 청해일에서 조금 나오는 것으로 맛보았는데, 요거 맛있던데요. 안 비리고 고소합니다.
차게 한 돌 위에 회를 올려놓은 게 특이하군요.
막판스퍼트. 알밥.
잘 비벼서. 근데 이미 너무 배부른 상태.
근데 막판 스퍼트가 너무 과해서였을까요, 마지막에 나온 죽. 요게 좀 문제였죠. 조리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던 것 같은데(자세히 말하긴 좀 그렇고...), 뭐 좋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긴 했지만, 항의를 했고 가격을 반만 치르는 선에서 합의(?)했습니다. 엔딩이 깔끔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이전까지 워낙 잘 먹었기에 그냥 서로 웃으며 나왔습니다. 제주 음식 투어 끝.
★ 공천포식당
서귀포시 남원읍 공천포식당 같은 곳 말이다. 대충 놓인 테이블에 자리돔 물회가 ‘스텐’ 그릇에 담겨 나오는 집이다. 비위 약한 사람을 위해 한치 물회도 해준다.
★ 주인 할머니 욕만큼 푸짐한 제주할망뚝배기
서귀포시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복지환경.문화.행정개선 등의 부문에서 월등한 점수를 얻었다. 살기 좋은 도시에 맛있는 집이 없을 리 만무하다. 오분자기 뚝배기로 유명한 ‘진주식당’, 해물탕과 바다 경관으로 유명한 ‘소라의 성’을 꼽을 수 있다. 한데 이번에 소개하는 이 집은 허름하지만 편안하고 푸짐하면서도 비싸지 않은 해물뚝배기 집이다.
전날 잘 씻어 냉장고에 보관한 소라, 조개, 게, 오분자기, 오징어, 미더덕 등 해물과 미나리, 콩나물, 쑥갓 등 야채를 듬뿍 넣은 해물탕이 시원하고 얼큰하여 제주의 신선한 해물과 푸짐한 인심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자리젓 등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주인 할머니가 바쁘면 손님도 거들어야 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할망의 욕설이 날아든다. 그러나 염려없다. 술을 잘 먹은 사람은 실수를 만회할 만한 정감을 지니고 있듯이 욕을 잘하는 사람은 욕설을 문제삼지 않을 만한 인정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손님들이 밥통에서 밥을 손수 떠먹을 수 있고 여러 그릇을 가져다 먹어도 이 집에선 미덕이 된다. 주인 할망은 밥 잘 먹는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은 먹는 데 의지하나니 옛 어른들이 밥심으로 산다고 하지 않던가. 만사를 안다는 것도 밥 한 그릇을 먹는 이치를 아는 데 있다고 했다.
▶원덕성원(서귀포시 서귀동/꿩깐풍기)
서귀포에서 문을 연 지 50년 된 유서 깊은 중국집. 꿩 샤브샤브와 전국에서도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 꿩 깐풍기가 특징이다. 끓는 국물에 꿩고기를 살짝 데쳐서 먹는 샤브샤브도 별미지만 압권은 역시 꿩 깐풍기다. 약간 맵다 싶을 정도로 고추, 마늘을 듬뿍 쓴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깐풍기맛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외의 음식들도 중국 음식답게 스케일 크고 시원시원한 요리들이다. 너무 매워 입을 후후 불면서 먹어도 매운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 고추짬뽕도 환상적이다. (064) 762-2402
*찾아가는 길: 서귀포 나폴리호텔 근처에 있다.
토종 맛집을 찾아 - 산지물식당
뼈까지 씹히는 고소한 어랭이물회
물회의 천국 제주도. 싱싱한 바닷고기가 있어 숭숭 썰어 넣고, 물을 부어 된장을 풀면 즉석에서 물회가 완성된다. 자그만 치장이라는 것이 ‘피’란 향신료를 넣는 정도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가장 인상에 남는 먹거리가 바로 이 물회라고 한다. 자리물회와 한치물회는 널리 알려진 것이어서 그 독특한 맛에 대해 재론할 필요가 없다. 5년 전 어랭이물회가 등장했는데, 바로 이 집이 원조다.
껍질을 벗기고 뼈를 발라내면 남는 것이 없는 어랭이란 조그만 물고기를 효율적으로 먹을 수 있게 통째로 썰어 넣었다. 된장을 풀고 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더한 후 온갖 야채를 넣어 먹으면 시원하고 쌉쌀하고 뼈까지 씹히는 맛이 고소하다. 이 값싼 야생의 물회를 한 대접 주문해도 만원이면 족하다.
산지물식당이 요즘 제주도민의 입맛을 끄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다. 쥐치조림과 돌우럭조림이다. 콩을 볶아 넣고 마늘장을 한 후 갖은 양념을 하여 조려낸 쥐치조림은 담백한 맛을, 자연산 돌우럭조림은 진한 맛을 느끼게 한다. 이 집 맛의 비결은 그날그날 싱싱한 최고급의 양념재료를 쓰고, 깨 하나라도 제주산을 고집하는 데 있다. 아나고 통구이의 경우도 즉석양념을 만들어 정성을 다하는 데 그 밋의 비결이 있다.
‘산짓물’은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형성하고 살 수 있게 한 근원이다. 헌데 항구가 생기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산지촌은 향락적인 거리로 변하였다. 복개를 하면서 산짓물도 더러워지고 거리도 추악해졌다. 그러나 최근 복개를 걷어내고 정화작업을 한 결과, 이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옛모습을 어느 정도 복원하였다.
산짓물 근처 리듬분수를 구경하고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 제주의 정결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산지물식당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연락처 (752)5599, (702)8211.
(2003. 2. 16 제주신문) <허남춘 제주대 국문학과 교수>
* 산지물식당은 제주시 탑동 바닷가 동쪽인 방파제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맥도널드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금방 찾을 수 있다.
돌하르방식당_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하는 ‘거만한’ 해장국집. 된장 푼 물에 배춧잎과 전갱이를 넣고 끓인 각재기국<사진>이 전문이다. 가게는 허름하다. 테이블은 달랑 9개, 주방에서 74세의 강영채 사장님이 야구모자를 쓰고 직접 뚝배기에 해장국을 끓인다. 그래도 손님만 많다. 오후 3시가 되면 강씨 할아버지는 가게 문을 닫아 걸고 양복으로 갈아입는다. 중절모에 흰 구두로 멋을 내고 외출한다. 6·25 참전용사였던 그는 “사람이 일을 너무 많이 하면 이상해지니까 빨리 가게를 닫는다”며 “일 끝내고 향우회 친구들 만나는 재미에 산다”고 말했다. 국물 맛을 보면 사장님의 ‘여유’가 이해가 된다. 배춧잎에서 우러나는 단맛과 전갱어의 부드러운 지방질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난다. 한 그릇 5000원. 무를 깍둑썰기로 잘라 된장에 바특하게 졸인 ‘촐래’를 곁들여 배춧잎에 쌈을 싸먹어도 맛있다.
항구식당_ “참기름을 발라 구운 건가요?” “뭣 하러 그런답니까. 자리 이 놈 자체가 참기름인데.” 서귀포시 모슬포 항구에 있는 ‘항구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퉁을 주듯 대답했다. 자리는 몸 길이 10~15㎝의 작달막한 생선. 경상도 통영에선 ‘생이리’라고 부른다. 프라이팬에 소금만 깔고 굽는다. 자리 자체에서 나오는 기름 자체가 진하고 고소해, 굳이 다른 기름을 바를 필요가 없다. 바삭한 생선구이 몸통은 뼈째 씹어먹어도 맛있다. 1년 내내 제주도 연안에서 잡히지만, 5~6월이 제철이다. 자리구이 백반(6000원) 1인분을 시켰더니 네 마리가 나왔다. 조기에 미나리를 썰어 넣고 얼큰하게 끓인 잡어매운탕(5000원)과 함께 먹으면 더 감동이겠다. (064)794-2254
저렴한 가격으로 향토음식 꿩 감자국수를 시식
괸당네 식당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꿩감자국수(6,000원), 남제주 군민의 날 입상한 음식으로 일단 맛을 본 사람들은 '역시, 다르다'는 평가를 내리는 소문난 맛이다.
이 꿩감자국수의 비밀은 면과 육수를 일일이 만든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손님들의 인원수에 맞춰 다양한 코스상을 준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코스상에는 꿩감자국수가 서비스로 나온다. 그러나 이곳에서 가장 맛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김동익씨의 '이야기 맛'이다.
제주방언 연구가이기도 한 김대표는 음식만 팔지 않고 제주방언을 재미있게 풀어서 자세히 설명까지 해준다. 제주의 맛 명물로 소개된 소문난 맛집!
■ 메뉴
■ 찾아 가는 길
관광객은 한 번 이상씩 위의 음식들을 맛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워낙에 관련 가게도 많고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토속음식점집과 횟집 뿐이다. 허나 그많은 음식점 집들이 모두 맛있다면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맛있는 집은 손에 꼽는다. 차라리 전혀 다른 메뉴의 음식점에서 특화되어 있는 음식을 먹는다거나 단일 종목을 전문으로만 하는 곳을 추천한다. 전자와 후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충실한 식당을 당 리뷰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오분작 돌솥밥 전문점 대우정.
제주시 삼도1동 한라일보 사옥 바로옆
오분작 돌솥밥 9,000원, 영양 돌솥밥 7,000원, 해물 돌솥밥 7,000원, 콩나물 돌솥밥 7,000원
뚝배기 8,000원, 성게국 백반 8,000원, 전복죽 10,000원
제주시 지정 향토음식점 6호로 지정된 당식당의 메뉴는 7가지로 간단하다. 그나마도 반이 돌솥밥이니 단일 메뉴로 거의 전문화 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실제 식당에서 보편적으로 주문하는 메뉴도 거의 대부분이 오분작 돌솥밥으로 식당 자체에서 내세우는 대표 메뉴이기도 하거니와 제주도민들도 선택한 메뉴라고 할수있다.
돌솥밥 위에 오분작을 저며서 올려놓은 채 밥과 함께 익혀져 나오고 식물성 마아가린이 따로 나오는 모양이 새롭다. 마아가린을 돌솥밥의 가장자리에 돌돌 돌려 녹여 내리면서 밥위에 양념간장을 올려 비벼 먹으면 된다. 마아가린이 녹으면서 바닥까지 스며들어 나중에 긁어 먹게되는 누룽지의 고소함을 배가시킨다.
돌솥밥의 맛은 상당히 고소하고 담백하며 쫄깃하게 씹히는 오분작이 은근한 향까지 가지고 있어 특히나 해산물을 좋아하는 이라면 기분좋게 먹을 수 있겠다. 밥을 다 먹은 후 바닥에 두껍게 눌어있는 누룽지를 긁어먹는 재미는 돌솥밥을 즐기는 이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특히 오분작돌솥밥의 누룽지는 바다향과 어우러진 고소한 마아가린의 맛으로 가히 별미라 부를 수 있는 정도이다.
식당의 내부도 비교적 청결하며 주방이 훤히 보이게 만들어져 조리과정도 쉽게 볼 수 있다. 종업원의 친절함은 일반적 수준.
맛으로는 제주 시내에서 제주도민들 사이에 많이 알려진 집이라 하나 아직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듯 하다.
분위기 : ★★☆
시설 : ★★★
가격대 만족비 :★★★★
접근성 : ★★★★
제주의 음식값은 비싸다. 대우정 역시 저렴한 가격은 아니나 같은 가격이면 차라리 당 음식점을 권하는 바이다. 제주민을 물론이고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같은 가격에 같은 수준의 비슷한 음식을 먹느니 당식당의 '오분작 돌솥밥'을 추천한다.
제주 시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항과 번화가에서도 상당히 가깝다. 관광객이라면 주변에서 '한라일보'를 물어 찾아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