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는게 맞는 말 같다. 사람이 가까워진다.
젖지 않기 위해 지붕 밑으로 사람들이 모여 들어서 모여든 사람 모두의 마음이 친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날엔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아진다.
누구라고 딱히 찝어 말하기 힘들고 막상 만나야 하겠다는 굳은 마음도 들지 않지만 단지 보고 싶다.
워낙에 핸드폰과 친하지 못한 나는 평소에 특히 문자를 즐기지 못한다.
안 하다 보니 잘 못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또 안 하게 되고 그러는 것 같다.
그래서 상대가 문자를 해도 재빨리 통화버튼을 눌러서 할 말을 하고 끊는
아저씨같은 행태를 보여 자주 핀잔을 듣곤 하지만
특별히 자발적으로 문자를 보내는 날이 있다면 비오는 날이다.
비가 누구도 못불렀던 노래를 하는 사이에 내 목소리가 껴들어가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제도 누군가가 보고 싶어져서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하려다가 서툰 문자로 대신하기로 했다.
비 온다는 말 밖에는 할 말도 없다.
"비 와요..."
- "이 환쟁아 삼겹살에 술이나 퍼마셔라 지금 나처럼 ㅋㅋㅋ"
"술쟁이- 많이 마셔요.ㅋㅋㅋ"
- "ㅋㅋㅋ 우린 하나네 ㅋㅋㅋ"
특유의 소탈하면서도 사람을 사랑하는 말투가 묻어나는 답장을 받으니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언니 말처럼 정말 술이라도 한 잔 해야 하겠지만
당장에 넘겨야 할 일이 밀려 있어서 마음처럼 술을 마시진 못하겠고 해서
아쉬운대로 깔루아를 꺼내어 은근슬쩍 알콜인 척 하는 깔루아 밀크를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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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슬쩍 알콜...깔루아 밀크
재료 깔루아, 깔루아의 3-4배 정도의 우유, (필요에 따라)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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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루아는 단맛이 많이 납니다. 기호에 따라 깔루아의 3배~4배 정도의 우유를 부어 주세요.
전 3배 정도 넣었다가 얼음 없이 먹었더니 달아서 우유를 좀 추가했습니다.
+ 이 밖에도 간단한 칵테일들은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말리부오렌지(말리부+오렌지), 스크류드라이버(보드카+오렌지쥬스)
블랙러시안(깔루아+보드카), 잭콕(잭다니엘+콜라)
그냥 섞기만 하면 되는 칵테일들입니다.
전 잭콕>블랙러시안>스크류드드라이버>말리부오렌지 순으로 좋아한답니다.^^
유리잔에 깔루아를 따르고...
우유를 조심해서 조금씩 부어 준다. 그러면 우유와 깔루와의 밀도 차이로 층이 생긴다.
이렇게 깔루아 밀크 완성^^
초간단 칵테일... 음료 레시피 올릴때마다 늘 그렇지만 너무 간단해서 민망해져버린다.ㅎㅎ
깔루아 밀크는 홀짝홀짝 자판은 타닥타닥 빗소리는 토닥토닥 그렇게 하루가 갔다.
... 언니 말처럼 우린 하나다. 그래서 비가 좋다. 사람이 있어서 좋은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