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포크록을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나 좋아하는 밴드로 영국의 마그나카르타Magna Carta와 캐나다의 아르모늄Harmonium을 꼽는데, 전자는 브리티시 포크 특유의 소박함이, 후자의 경우는 케이준 포크 특유의 서정성과 지적인 치밀함이 압도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두수의 음악은 마르나카르타나 아르모늄과 거의 비슷한 맥락에서, 세계 최정상 수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 포크록의 매력은 녹찻잎처럼 가만두면 계속 우러나는듯한 진핫 맛에 있다. 시인과 촌장이나 어떤날, 장사익, 김광석같은 80년대 뮤지션들을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포크록은 말 그대로 Folk, 민중적 정서를 노래하는 곡이며, 거기서 한국 음악의 가장 깊은 속살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김두수의 음악은 포크적 측면에서 시인과촌장과 같은 한국 대중적 포크의 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음악적 아우라Aura는 대중적 감성을 뛰어넘어 듣는 이를 초월적 정신의 세계로 인도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음악적 깊이는 포크록을 말 그대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이것이 바로 한국적인 아트-포크록이다. 유럽의 제네시스Genesis나 라떼엘 미엘레Latte El Mielle처럼 꽉찬 클래시컬한 편곡과 섬세한 코러스로 짜여진 심포닉록스타일이 유러피안 아트록이었다면, 일체의 지적인 화성학을 제거하고, 순수한 영적인 울림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녹찻잎에 우러나는 진한 향같은' 바로 이것이 바로 한국형, 아니 동양형 아트포크록의 에센스 그 자체라고 생각된다.
나는 만약 '음악을' 좋아하는 외국인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온 다면 세장의 앨범을 꺼내줄 것이다.
더플라이프로젝트의 'TFP', 새드레전드의 'Sad Legend'. 그리고 바로 이 앨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