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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10
줄거리 :
장금과 금영이 광천수로 만든 냉면은 중종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위기를 넘긴 장금과 금영은 한상궁에게도 인정을 받는다.
이일로 민상궁과 조방은 당분간 퇴선간 출입이 금지되고 대신 장금이 퇴선간을 출입하게 된다.
퇴선간은 박나인(장금모)이 음식발기를 숨겨놓았다고 장금에게 말한 곳이다.
장금은 어머니가 숨겨둔 음식발기를 찾을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한편 최상궁은 금영에게 집안의 안위를 위한 일이라며
퇴선간에 중전이 회임중인 왕자를 공주로 바꾸는 부적을 숨길 것을 지시한다.
연생은 장금과 금영이 밤에 퇴선간을 드나들며 무언가 찾고 숨기는 것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는데....
장금은 퇴선간에 부적을 숨긴 범인으로 몰리지만
음식발기와 서찰을 누구에게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박나인의 말을 상기하고 아무 말 못하고
최상궁과 금영이 보는 앞에서 누명을 쓰고 광에 갇힌다.
그런데 금영이 퇴선간에서 뭔가 숨기는 것을 보았다는 연생의 증언으로
금영까지 광에 갇히고 최상궁과 최씨 집안은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데...
씬1 사냥터 식사 터
앞에 잡은 고기는 꼬챙이에 꽂아져 구워져있으나. 이미.. 다 먹은 상태고.
나인들이 냉면을 나르고 있다.
왕족들 및 대신들에게 올려지고 중종에게도 올려지는 냉면
장번내시 얼굴이 굳은 채로 보고있고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장금과 금영. 초조하기 이를데 없고
그런 둘을 멀리서 보고있는 민정호.
드디어.. 중종이 한 젓가락을 집어 먹어보는데 불안하게 보는 장번내시.
초조한 금영과 장금의 표정(9부 엔딩)
임금이 먹자 다른 왕족과 민정호 등 중신들도 먹어본다.
그러나 모두 한 젓가락을 먹고는 말이 없다.
불안한 장번내시 장금과 금영을 쏘아보고 초조한 장금과 금영
중종.. 다시 한 젓가락을 먹는다. 그리고는
중종 : 이런 색다른 맛은 어디서 나는 것이냐?
오겸호 : 그러게 말이옵니다.
중종 : 이는 궁(宮)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다.
동치미의 깊은 맛도 좋으나 가끔 군내가 나서 싫었는데 이는 그런 깊은 맛은 없으나
얕으면서도 청량하고 톡 쏘는 것이 이런 날에는 아주 제격이구나! 안 그렇소?
오겸호 : 예.. 전하..
하며 흐뭇하게 먹는 사람들..
안도하는 장번내시.. 그제서야 숨을 몰아쉬는 장금과 금영..
그런 장금을 멀리서 바라보는 정호.. 장금 역시 보며.. 목례를 나눈다.
보는 금영..
씬2 수라간 차일 안
장금과 금영.. 한상궁 장번내시..
한상궁 : 그래서 한 번 먹어보지도 않은 것을 넣을 생각을 했단 말이냐?
장금 : 예.. 한상궁마마님께서 음식에 쓰이는 물을 알아오라 하셔서 많은 물맛을 보았지 않습니까?
한상궁 : 그랬지..
장금 : 그때 가끔 궁에 들어오는 소당리 매월당의 광천수가
동치미에는 제격이라는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
한상궁 : (고개를 끄덕이고)
장금 : 더군다나 천우신조로 오는 길에 먹어보았던 약수터의 물맛이 톡 쏘는 것이
마마님께서 말씀하신 소당리의 광천수 맛과 비슷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였습니다.
금영 : ......
한상궁 : (고개를 끄덕이는데) 둘다 수고하였다.
금영이는 한 번 해보지도 않은 면을 뽑고 장금이는 그 길을 마다 않고 갔다오고
너희들이 아니었으면 이 위기를 넘기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금영이는 당황하였을텐데도 침착하게 이 위기를 잘 넘겼다. 네 공이다.
금영 : ..과찬이십니다
장금 : ......(미소)
이때, 정신이 깬 민상궁과 조방이 죄지은 사람 마냥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는데..
한상궁 : (민상궁을 보며) 너희들의 잘못을 인정하느냐?
소라 독을 빼었으면 바로 버려서 처리해야 하거늘 그걸 어찌 그냥 밀쳐둬!
민상궁 : ......
한상궁 : (조방을 보며) 상찬나인이나 된 것이
아직도 소라독과 소고기의 지방도 구분을 못하여 그런 큰일을 저지르다니
조방 : ......
한상궁 : 너희들은 보고하여 징계조치 할 것이다. 그리 알거라.
민상궁 : ......
조방 : ......
장금 : ......
금영 : ......
씬3 사냥터 일각(밤)
걸어오는 민정호..
막사와 차양들을 돌며.. 곳곳에 서있는 병사들에게 암호를 대고는
제대로 번을 서고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씬4 숙소 차일 밖(밤)
안에서는 조방과 민상궁이 ‘니가 잘했다 내가 잘했다’토닥이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민정호가 순시를 돌고 있다.
이때.. 차양으로 들어가려고 오던 금영과 마주친다.
금영.. 순간.. 심장이 얼어붙는 듯하고..
금영 : (헉.......)
민정호 : 오랜만이오!
금영 :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예에 나으리!
민정호 : (인사를 하며) 밤이 늦었소. 내일 먼길 떠나야하니 푹 쉬어 두시오!
금영 : ..예..
하고는 자신의 차일 안으로 들어가는데
씬5 차일 안(밤)
민상궁 조방 아직도 토닥이는데..
들어오는 금영..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생각에 잠긴다.
3부. 대전앞에서 눈물을 떨구며 절을 올리던 자신의 모습이 플래시백
또 3부 58씬 중의 대사
금영 : (E) 내가 사가(私家)에 있을 때부터 좋아하던 오라버니야
나는 그분을 좋아했지만 집안어른들로 인해 강제로 궁녀가 됐어.
너도 알지? 궁녀란 임금님의 여자인 것을..
생각에서 깨어난 금영.. 다시 나간다.
씬6 차일 밖(밤)
나오는 금영..
허나.. 정호는 없다. 아쉬운 금영.
씬7 사냥터 일각 (밤)
장금이 달빛에..
늘 적은 자신의 서첩에다가 붓으로 오늘 한 음식발기를 쓰고 있다.. 이때..
(E) 달빛에 무엇을 하는 겁니까?
장금 : (갑작스런 소리에 깜짝 놀라 보면 민정호다) 아.. 예..
민정호 : (서첩과 붓을 보는데)
장금 : 그날그날 한 것을 적어놓지 않으면 잊어버립니다.
민정호 : 예..
하며.. 장금이 적는 것을 내려다보는데
서첩에 비해 너무 큰 붓.
정호 : 붓이 너무 큽니다.
장금 : ..예..
하는데.. 민정호.. 갑자기.. 삼작노리개가 생각난 듯.. 자신의 소매 속을 뒤진다.
장금이 본다..
장금 : 무엇을 찾으십니까?
민정호.. 한참 뒤지다가는..
민정호 : 아. 옷을 갈아입느라.. (하고는 아쉬워한다)
장금 : 무엇인데요?
민정호 : 예. 그 서첩에 쓰면 딱 좋을 붓이 있어 빌려드리려 했는데 놓고 왔습니다.
장금 : ......
금영.. 이때.. ‘나으리’하고는 온다.
보는 민정호와 장금..
장금 : 금영아!
보는 금영.. 민정호만 있는 줄 알았다가 놀라 보고.. 장금도 금영 보고..
그런 둘을 보는 민정호.
금영 : ..(당황하여) 장금아. 여기 있었구나..
민정호 : 최나인이 찾으러 나왔나봅니다..
금영 : ..아.. 예..
민정호 : 안 그래도 들어가라 하려고 했소. 내일 먼길을 가야하니. 들어가시오.
장금 : ..예..
하고 장금이 가면..
금영.. 몇마디라도 나누고싶은 마음을 누른 채 아쉬워.. 정호에게 목례만 하고 장금과 들어가는 금영..
씬8 금영.장금 처소
들어와 앉는 장금과 금영..
장금 : 알았던 분이야?
금영 : ..응.. 큰아버님 댁에 명나라 책자나 물품을 자주 사러 오셔서..
장금 : ..으응..
금영 : 너도 오늘 처음 뵌 것 같지가 않던데
장금 : 응.. 사실은 다재헌에 계신 의원 나으리가 나 돌아올 때 교서각에 서찰을 전해주라고 하셨거든.
그때 교서각서 뵈었어.
금영 : 그래? (하고는) 관원들과 상궁마마님들이 친분관계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둘만 있는 것이 눈에 띄어 좋을 게 없어.
장금 : (괜히 놀라고 뜨끔하여) 아니.. 그런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다보니까..
금영 : 그냥 염두에 두라는 얘기야.
장금 : ..알았어..
금영 : ......
하고는 장금은 아무 생각 없이 누워 잠을 청하는데.. 금영은 쉬이 잠들지 못한 채.. 앉아 생각을 한다.
씬9 대궐 전경(아침)
그위로..
장금 : (E-들떠) 그게 정말이옵니까?
씬10 주자헌
장금.. ‘아이고.. 너무 좋아했구나’ 찔끔하고..
한상궁 : 조방이와 민상궁이 징벌을 받아 퇴선간 출입이 당분간 어렵게 되어..
너와 연생이가 퇴선간 일을 당분간 도와야 하니 그리로 가거라.
장금 : ..예..
한상궁 : 밤에 처소에 가거든 연생이에게도 일러주고..
장금 : 예.
하고는 나오는데..
씬11 주자헌 밖
장금.. 나오는데.. 조방과 민상궁이 도끼눈을 뜨고 있다.
민상궁 : 우리 벌받기만 기다린 애 같더구나..
조방 : 그러게 말예요..
장금 : 그런게 아니라요.. 퇴선간엘 꼭 가보고 싶었는데 퇴선간에 가라는 말씀에.. 정말 죄송해요.
조방 : 퇴선간이라고. 뭐 다른가.. 수랏간이나 똑같지!
장금 : 죄송해요..
민상궁 : 그렇게까지 죄송할 건 없구
한상궁님 말씀대로 너 아니었으면 우리 모두 다 큰일날뻔 했는데..뭐.
장금 : .....
민상궁 : 가봐!
장금 : 예..
하고는 장금.. 가는데.. 설레인다.
씬12 수랏간 밖
너무도 들뜬 장금..
처음엔 아직 발목이 낫지 않아 약간 절룩이는 듯 하더니..
점점 설레어서인지.. 점점 빨리 걷더니..
씬13 대전(퇴선간)으로 들어가는 문 앞길
이제는 종종종 뛰고있는 장금.. 그렇게 뛰어가고 있는데..
민정호가 문으로 나오자.. 놀라 바로 다소곳해져서는 인사를 한다.
민정호 : 발목은 다 나았나봅니다.
장금 : ..아.. 예.. 아직.. 아니.. 다..
민정호 : (미소를 머금는데)
장금 : (민망)......
민정호 : 괜찮습니다.
장금 : ..참.. 지난번에 주신 책.. 모두 필사 하였습니다.
민정호 : 벌써요?
장금 : 예..
민정호 : 헌데 내가 훈련이 있어 며칠 자리를 비웁니다.
열닷새 날 신시에 책을 드렸던 그곳으로 오시지요. 다른 책을 드리지요
장금 : 예.. 고맙습니다.
하고는 정중히 인사하고 가는 장금..
다시 가는 장금.. 처음엔 다시 절뚝이며 가더니.. 조금 지나자 또 종종거리며 빨리 간다.
뒤에서 한참을 지켜보는 민정호. 입가에 미소를 띤다.
씬14 퇴선간 안
드디어 들어오는 장금..
정상궁과 금영 및 두 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데. 감회에 젖어 안을 본다. 그 위로.
박나인 : (E) 만약 들어가게 된다면. 대전 퇴선간(退膳間)에
엄마가 적어놓은 음식발기(飮食拔記)가 숨겨져 있다. 필요할 때 보아라.
이 어미의 숨결이 있을 것이다.
정상궁 : (E) 왔으면 일을 하지않고 뭘 하고 있는게야!
놀라.. 정신을 차리는 장금.
정상궁 : 퇴선간은 처음일텐데 얼른 일을 배울 생각은 않고 어찌 넋을 빼고 있어!
장금 : 송구하옵니다.
하고는 금영의 옆으로 가는데..
금영 : (임금의 밥만 짓는 작은 돌솥을 보이며) 이게 임금님의 수라를 짓는 돌솥이야.
장금 : (보는데) 어.. 그렇구나..
하면서.. 눈은 발기가 숨겨져 있을 만한 구석을 찾고 있다.
금영 : 돌솥에 밥을 지을 때는 가마솥에 지을 때와는 달리 (하고는 장금을 보는데)
장금 : (역시 다른 곳을 쳐다보고있자)
금영 : 뭐해! 듣지 않고!
장금 : 어.. 미안해..
금영.. 그런 장금을 이상하게 보는데..
씬15 궁(宮)일각
최상궁이 굳은 얼굴로 어딘가로 가고 있다.
씬16 사옹원 집무실
사옹원 별감이 하나 있고.. 최판술과 박부겸이 장부를 맞춰보는 듯 앉아있는데..
박부겸 : 침방으로 들어가는 비단의 값이 너무 높다고 하네.
최판술 : 허나.. 그것은 최상품으로..
하는데.. 별감이 나간다.
박부겸 : 준비는 되었는가?
최판술 : 예.. 오늘 전해줄겁니다.
박부겸 : 들키면 보통 큰일이 아니니 각별히 유념하게.
최판술 : 저희가 하는 일에 틀림이 있었습니까?
박부겸 : 그렇긴 하지..
최판술 : 걱정 놓으십시오.
하면.. 별감 다시 들어오고..
최판술 : (일어나며) 그럼.. 그리 알고 가겠습니다.
하고는 나간다.
씬17 사옹원 밖
여기저기 짐을 부리는 사람들.. 나오는 최판술.. 이행수가 짐꾼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는데..
덕구와 덕구처도 평차를 끌고 왔다.
이어서 나오는 박부겸.
박부겸 : (덕구처에게) 직접 왔느냐?
덕구처 : 예.. 대보름 진연에 특별한 술을 찾으신다하여 직접 왔습니다요.
박부겸 : 명나라서 들여온 술인데 자네도 만들 수 있나해서 불렀네.
덕구 : 물론입쇼.. 제 내자가 이쁜 것이라고는 얼굴하고 술 만드는 손뿐입니다요.
덕구처 : (흐뭇해하면)
덕구 : 마음씨까지 이쁘면 좋을 것인데..
덕구처 : (조용히 꼬집으며) 뭐야!
하고는 둘이 티격태격거리는데..
박부겸은 그들을 보지않고 저쪽으로 은밀히 가고있는 최판술과 최상궁을 보고 있다.
씬18 은밀한 일각
판술이 주위를 살피며 경계를 한다.
최상궁 : 가지고 오셨습니까?
최판술 : (은밀히) 여깄다 (하곤 빠르게 뭔가를 최상궁에게 건넨다.)
최상궁 : (능숙하게 소매 속으로 챙겨 넣는데)
최판술 : 이달 여드레까지는 해야 효험이 있다는 구나.. 날짜를 맞추어라.
최상궁 : 예.
최판술 : 얘기하면 충격이 있을 것인데.. 괜찮겠느냐?
최상궁 : 때가 되었질 않습니까?
최판술 : 그렇긴 하다만..
최상궁 : 집안의 전통입니다. 저도 그때 했구요!
최판술 : 그래. 네가 알아서 하리라 믿는다.
최상궁 : 걱정마십시오.
하고는 가는 최상궁.
씬19 최상궁 처소(밤)외경.
씬20 최상궁 처소안
최상궁은 단호한 얼굴로..
금영은 놀랐으나.. 역시 단호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데..
금영 : (어렵게 첫말을 떼는데 당당) 싫습니다!
최상궁 : ..뭐라? 싫어?
금영 : 예! 마마님 싫습니다.
최상궁 : ......
금영 : 그런 일까지 하지 않아도 저희 집안은 재주가 있고 그 재주만으로도
최고상궁의 자리를 잇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최상궁 : (가소로운 듯이 보는데)
금영 : 어찌 그런 일까지 하려하십니까?
최상궁 : 무서워서 그러느냐?
금영 : 무서운 것이 아니고 자존심이 상합니다.
최상궁 : (비소를 띠며) 자존심이라..
금영 : 예 마마님 그런 일은 이제 막 힘을 얻어보려는 자들이나 하는 것인데
최상궁 : (OL) 그 입 닥치지 못하겠느냐!
금영 : ......
최상궁 : 네가 무엇을 잘못 알아도 크게 잘못 아는구나.
금영 : ......
최상궁 : 네 말대로 우리집안의 선대 상궁마마님들께서는
모두 최고상궁을 하실만한 자격을 갖추셨었다.
금영 : ......
최상궁 : 허나 자격은 자격일 뿐이다. 궁(宮)이란 자격이 된다고 하여
모두 최고의 지위에 오르는 곳이 아니다.
그동안 자격이 되는 다른 수라상궁이 없어 우리집안이 대를 이어온 것으로 아느냐?
금영 : ......
최상궁 : 총명한 것이 어찌 그것을 몰라?
금영 : ......
최상궁 : 궁(宮)이란 항상 힘을 가진 세력들이 있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 분들의 뒷일을 해주기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야. 그것이 우리집안이 존재하는 이유다.
금영 : ......
최상궁 : 너도 알다시피 이 자리란 비록 양반이 될 수는 없는 자리이나
양반들보다 더 큰 부(富)를 가질 수 있는 자리다.
금영 : ......
최상궁 : 양반의 뒷일을 해주어야만 양반보다 더 큰 부(富)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집안의 숙명인게야.
금영 : 허나 사람을 부려 시킬 수도 있습니다. 어찌하여 우리가 직접 해야합니까?
최상궁 : 나인(內人)이 되면 반드시 이런 큰일을 시키는 것은
선대상궁마마님으로부터 내려오는 훈육방침이다.
금영 : .....
최상궁 : 두려움을 알아야 강해진다는 것이지. 나도 나인이 되자마자 이런 일을 했다.
심지어 그 일로 동무 하나가 죽음을 당하기까지 했어!
금영 : ......
최상궁 : 두 번째 이유는 이 궁(宮)에서 누굴 믿을 수 있단 말이냐?
금영 : ......
최상궁 : 자! 퇴선간(退膳間)에 이 부적(符籍)을 숨기거라!
이는 회임중이신 중전마마의 왕자를 공주로 바꾸는 부적이야
금영 : .....
최상궁 : 만약 회임중이신 중전마마께서 왕자를 생산하신다면 오겸호대감은 물론이요
우리집안의 안위도 장담할 수 없다.
금영 : ......
최상궁 : 알겠느냐?
금영 : ......
최상궁 : 이는 거절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는 일이다.
집안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퇴선간에 이 부적(符籍)을 숨기거라!
금영 : ......
최상궁 : ......
금영 : (단호) 싫습니다.
최상궁 : 금영아..
금영 :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는 일어나 나간다.
최상궁.. 당황하여 일어나려다가.. 다시 앉아서는..
최상궁 : (혼잣말처럼)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그러했듯이...
씬21 처소 일각(밤)
연생과 장금이 있는데..
장금 : 내가 오늘 야참 번(番)을 서준다니까.
연생 : 나야 고맙긴 하지만 너 요새 왜 그렇게 야참 번을 자주 서는 거야?
강나인과 이나인 번도 대신 서줬다며?
장금 : ..그냥..
연생 : 이상하네..
장금 : 싫으면 말구! 나는 너 고뿔기운도 있고 해서
연생 : 싫다고는 안했지!
장금 : 그럼 내가 선다..
하는데..
이때.. 말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금영.. 표정이 너무 무서워..
장금과 연생.. 의아하다.
씬22 금영 처소(밤)
불꺼진 방에 영로는 없고.. 창이는 자는데.. 들어오는 금영.. 어둠 속에 꼿꼿이 앉는데..
보면.. 이는 악물고 있고.. 주먹은 꼭 쥐고 있다. 그 위로
최상궁 : (E) 네가 무엇을 잘못 알아도 크게 잘못 아는구나. 자격은 자격일 뿐이다.
궁이란 자격이 된다고 하여 모두 최고의 지위에 오르는 곳이 아니다.
그동안 자격이 되는 다른 수라상궁이 없어 우리집안이 대를 이어온 것으로 아느냐?
궁이란 항상 힘을 가진 세력들이 있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 분들의 뒷일을 해주기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야. 그것이 우리집안이 존재하는 이유다.
금영 : (마음의 소리 E) 허면 제가 그동안 가졌던 자부심은 무엇입니까?
지존이신 주상전하의 여인으로서 주상전하께 최고의 수라를 올리는 것으로 얻은 부와 명예가
아니라면 그것이 무엇입니까! 거짓 고변을 하여 하루아침에 천민에서 양반이 되는 사람들과
우리가 다를 게 무엇이란 말입니까! 그것을 위해 제가 이 궁(宮)엘 들어왔단 말입니까!
하며.. 아직도 꼿꼿이 앉은 금영의 눈엔 눈물 한줄기가 죽 흐른다.
씬23 퇴선간(어두운 새벽)
장금은 퇴선간 여기저기를 뒤지고 있다.
허나.. 여기를 뒤져도 없고.. 저기를 뒤져도 없고..
그러는 중에 먼동이 터 오고 날이 밝는다.
씬24 처소 일각(새벽)
장금이 퇴선간 일을 끝내고는 와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어디선가 ‘끙끙’ 하는 신음소리가 들린다.
장금.. 어디서 나나 하고 찾는데 금영의 방이다.
문을 여는 장금..
씬25 금영 처소
장금.. 문을 열어보니..
금영이 무릎을 꿇고 엎드린 채 신음을 뱉어내고 있다.
장금 : (놀라) 금영아.. 금영아..
하고 금영을 누이려는데..
금영.. 장금의 손을 획 뿌리친다.
당황하는 장금..
장금 : 왜 그래? 금영아.. 어디가 아퍼? 애들은 모두 어디갔고?
금영 : (아픈 와중에도 이를 꽉 물고) 나가!
장금 : 왜그래? 의녀는 불렀어?
금영 : 나가라구!
장금 : 그러지말고..
하고는 금영을 붙잡아 다시 누이려는데..
금영.. 다시 획 뿌리쳐서는 장금이 나자빠진다.
금영 : 나가! 나가라구! 나가!
장금.. 어이없고 의아하게 보다가는 결국 나온다.
씬26 금영처소 문앞
문을 닫고는 보는 장금.. 의아한데..
씬27 수랏간
영로와 창이, 연생이 일하고 있는데.. 장금이 들어온다.
장금 : 금영이가 그렇게 아픈데, 둘다 그냥 나오면 어떡해?
창이 : 말도 마.. 어찌나 짜증을 내는지 말도 못 붙이겠다니까.
자기만 쓰는 방도 아닌데 나가라 마라.. 나야 그렇다치고 영로한테까지 그러더라니까!
영로 : (욕은 못하고 자신도 좀 화가 나있는데).....
창이 : 아무튼 성질머리는 알아줘야 해.
장금 : ..최상궁마마님께 말씀은 드렸어?
창이 : 최상궁마마님도 똑같으셔. 너무 아프니 의녀를 부를까요? 했더니.. 됐다! 달랑 이 한마디셔.
장금 : ......
씬28 나인처소 전경(밤)
장금의 방에서 조용히 몰래 나오는 장금..
금영의 방 복도 앞으로 오는데.. 장금 문을 열어볼까 하다가는 그냥 어디론가 간다.
장금이 가고 나면 연생 방문을 빼꼼히 열고는 졸린 눈으로
연생 : 쟤가 요새 왜 밤마다 나가지?
하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는데..
씬29 퇴선간 번 대기방(밤)
최상궁이 책을 읽고 있는데..
장금 : (E) 마마님 소인 장금입니다.
최상궁 : 들어오너라.
장금.. 들어온다.
최상궁 : 너는 오늘 번도 아닌데 퇴선간에는 웬일이냐?
장금 : 금영이가 많이 아픕니다. 제가 대신 오늘 번을 서겠습니다.
최상궁 : 그럴거 없다.
장금 : 하오나.
최상궁 : 금영이가 올게다. 와야하고.
장금 : ..하오나 많이 아파서.
최상궁 : 걱정할 거 없다니까! 또 금영이가 오지 않으면 내 혼자 하면 되니 너는 처소로 돌아가거라.
장금 : ..네..
씬30 대기 방밖(밤)
나오는 장금.
그냥 궁으로 돌아가자니. 일기가 너무 찾고싶다.
결국.. 발길을 돌려. 은밀히 조금 떨어진 퇴선간 문을 열고는 들어간다.
씬31 퇴선간(밤)
찾기 시작하는 장금의 모습.
씬32 퇴선간 대기방(밤)
역시 최상궁.. 책을 읽고있는데.. 스르륵 문이 열린다.
최상궁.. 보면.. 금영이다. 하룻 사이에 헬쓱해져 있다.
금영.. 앉는다.
최상궁 : ......
금영 : ......
최상궁 : ......
금영 : ..부적(符籍)을 주십시오..
최상궁 : (금영을 보다가 말없이 부적을 꺼내어 준다).....
금영 : (조용히 받는다)......
하고는 조용히 일어나 나가는데..
최상궁 : ..금영아..
금영 : 숙명(宿命)이라 하시니 받아들입니다. 허나 이런 숙명은 저의 대(代)에서 끝을 낼 것입니다.
최상궁 : ......
금영 : 제가 반드시 그리 할 것입니다.
하고는 마른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고는 나가는 금영..
보는 최상궁.
씬33 대기 방 앞(밤)
나오는 금영..
아무리 금영이라도 겁은 나는지라..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퇴선간 쪽으로 간다.
씬34 퇴선간 안(밤)
장금이 일기를 찾다가 퇴선간과 붙어있는.. 물건을 놓아두는 방 사이에 틈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장금.. 혹 그 틈에 숨겨둔 것이 아닐까 느낌이 오는데.. 가서 그곳을 본다.
그러나 손가락 하나도 잘 들어가지 않는 곳이라.. 다시 일어나. 꼬챙이를 찾는다.
그리고는 꼬챙이를 찾아 다시 틈으로 가려는데.. 느닷없이 들어오는 금영..
금영과 장금.. 모두 놀라는데..
금영 : ..너. 예서 뭘 하는 거야?
장금 : ..나는..
금영 : ..꼬챙이는 뭐구?
장금 : (들고있는 것을 얼른 놓으며) 아니 뭘 떨어뜨려서.. (하다가는) 너 다 나았어?
금영 : 번(番)도 아닌데 여긴 왜 왔어?
장금 : 니가 아픈거 같아서 대신 서줄까 하고..
금영 : 그럴 필요 없어! 나가.
장금 : ..응.. 그래..
하고는 나가는데..
웬지 그 틈 사이에 있을 거 같아 찾고 싶고
혹.. 금영이가 내가 나간 뒤에 찾아보지 않을까 불안하여 머뭇대는데..
금영 : 뭘해? 얼른 나가지 않고!
장금 : 응..
하고는 장금.. 나간다.
씬35 퇴선간 밖(밤)
장금.. 퇴선간을 한 번 보고는 할 수 없이 가긴 간다.
장금이 가고 나면.. 살짝 문을 열고는 바깥을 보는 금영.
다시 퇴선간 안쪽으로 사라지는데..
씬36 퇴선간 안(밤)
금영이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비단에 싼 부적을 소매 속에서 꺼낸다.
그리고는 어디다가 숨길까 퇴선간 안을 둘러보는데..
씬37 퇴선간 밖(밤)
이때.. 살금살금.. 누군가 오는 것이 보인다. 연생이다.
연생이 아주 살금살금 와서는 퇴선간에 장금이 있나 몰래 보는데..
씬38 퇴선간 안(밤)
연생의 시선으로 뒤를 돌아 누군지는 보이지 않는데..
퇴선간안에서 누군가.. 화로 등을 놓고 올라가서는 뭔가를 서까래위의 어딘가에 숨기는 것이 보인다.
(서까래위에 그냥 사람들이 보면 막힌 것으로 보이는데 그 사이에 틈이 있든가 열수 있게 되어 있든가)
보고있는 연생의 눈.. 갸우뚱하는데..
이때.. 숨겼던 나인이 몸을 돌리자.. 금영이다.
놀라는 연생의 눈.
씬39 퇴선간 밖(밤)
연생.. 놀라.. 어쩔줄을 모르는데.. 금영이 나올 것 같자.. 얼른 몸을 숨긴다.
숨길 때 작은 소리가 나고.. 나오는 금영..
순간 소리를 들었는지.. 금영.. 주위를 살핀다.
숨어서는 숨을 죽이고 있는 연생..
금영.. 주위를 살피다가는 아무것도 아닌가 생각하고는 최상궁이 있는 쪽으로 간다.
연생.. 아직 금영이 간 줄도 모르고 숨어있다가.. 고개를 내밀어 보면 아무도 없다.
힘이 쪽 빠지면서.. 주저앉는다. 그리고는 숨을 고른다.
연생 : (그리고는 생각해보니) 근데 내가 왜 이렇게 겁을 먹지? 내가 뭐 잘못했다구..
하고는 일어나 이제 당당히 나가려는데.. 저쪽 일각에서 인기척이 들리며 오는 사람이 있다.
다시 놀래서 또 후다닥 숨는 연생.
그 사람이 퇴선간에 이르자 장금이 인 것을 알겠다.
(연생이는 숨어있기 때문에 방금 온 사람이 장금인 것을 모르고)
장금은 주위를 살피고는 다시 퇴선간으로 들어간다.
씬40 퇴선간 안(밤)
급히 들어온 장금은 꼬챙이를 들고는 아까의 틈새를 열심히 훑어서 뭔가를 찾아내려 하는데..
씬41 퇴선간 밖(밤)
역시 연생은 안쪽을 보지만..
이번에도 돌아앉아 있어 누군지는 안보인다.
아무튼 뭔가를 찾고 있는 것은 알겠다.
씬42 퇴선간 안(밤)
장금이 열심히 훑어 끌어내 본 것은 엄마의 음식발기가 아니고
대로 만든 얇은 체거나 아니면 작은 상보다.
꺼내보고는 허탈한 장금.
허탈하여 잠시 앉아있다가는 꼬챙이를 두고는 나온다.
씬43 퇴선간 밖(밤)
나오는 장금.
한켠에 숨어있는 연생..
나가는 사람을 보고자 이번엔 고개를 빼고는 보는데.. 장금이다.
연생.. ‘어라?’ 하며 눈만 껌뻑이고..
연생 : 이게 무슨 도깨비놀음이야..
씬44 처소전경(다음날 아침)
씬45 처소 욕탕(아침)
장금과 금영이 세수를 하고 있는데.. 연생.. 그런 둘을 번갈아 가며 본다.
그러다가 금영과 눈이 마주치자 연생이 얼른 피하고.. 또 장금과 눈이 마주치자..
장금 : 왜 그래?
연생 : (빤히 보기만)......
씬46 궁(宮) 일각(아침)
나인들이 줄을 맞춰.. 모두 궁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모두 조용히 가는데..
앞줄 쪽에 금영이 있고..
장금과 연생은 뒷줄에 있다.
연생 : (가면서 아주 조용하게) 나.. 어젯밤에 다 봤어.
장금 : (뜨끔) 뭐..뭘?
연생 : 도대체.. 너희 둘, 뭘 한거야?
장금 : ..둘?
연생 : 그래.. 너랑 금영이..
장금 : (이건 또 뭔 소릴까? 하고 연생을 보는데)
연생 : (괜히 잘난척하며 걷고)
씬47 퇴선간(낮)
연생이 아직도 잘난 척 하고 있지만.. 장금은 조용히 밥만 짓고 있다.
연생.. 이게 아닌데.. 하고는 장금을 보는데.. 장금 아랑곳 않고 일만한다.
한상궁 : 수랏간에 가서 음식을 보고 올것이니 수라를 잘 지어놓거라.
장금 : 예.
연생 : 예.
하고 한상궁.. 나가면.. 장금.. 여전히 앉아 일만 하는데..
연생 : (도저히 자기가 못참고) 야아.. 너 진짜 말 안할 거야?
장금 : 뭐? 나 말할 거 없어.
연생 : 너 뭐 찾았잖아! 금영이는 뭐 숨기구..
장금 : .....?
연생 : 뭐 한거야?
장금 : 뭘 숨겼다구?
연생 : 그래..
하면서.. 금영이가 숨긴 곳을 올라가보려고 뭔가를 바닥에 옮겨놓는다.
연생 : 금영이가 여기다가..
하면 장금.. 얼른 문앞으로 가서는 밖을 경계하며 연생이가 하는 행동을 보는데..
연생.. 뭘 놓아도 잘 손이 닿지 않는 곳이라 겨우겨우.. 더듬어 서까래위에 작은 고리를 잡아당기니..
얇은 틈이 생기며 문이 열린다.
장금.. 저기에 저런 것도 있었구나.. 보는데..
연생은.. 열린 틈사이로 손을 넣어 여기저기를 휘젓는다.
틈에는 어제 숨겨놓은 부적을 싼 비단과 박나인의 것이 나란히 올려져있다.
장금과 연생은 볼수 없지만. 힘을 쓰던 연생..
겨우.. 손으로 탁 쳐서는 뭔가 하나를 떨어뜨리고.. 자신도 엉덩방아를 찧는데..
장금 : 조심해!
하고는 장금.. 연생과 그 옆에 떨어진 것을 보는데.. 직감적으로 어머니의 일기임을 알겠다.
장금.. 급히 달려가.. 어머니의 음식발기를 집어든다. 가슴이 설레고..
연생은 아직도 ‘아이고 아이고’하며 주저앉아있고..
장금.. 음식발기를 펴서 보는데.. 점점 입술이 떨리면서.. 순간.. 눈물이 확 쏟아지고..
장금.. 감정을 가누지 못한 채 뛰어나간다.
연생 : (겨우 일어나서는) 장금아.. 장금아..
하고 따라나서는데..
서까래 위 뾰족히 나온 금영의 부적.
씬48 동산 일각
천천히 엄마의 음식일기를 한 장을 넘기는 장금. 눈시울이 뜨겁다.
다시 한 장을 넘기는 장금.. 이런 일도 있었구나.. 심각하게 보기도 하고..
다시 한 장을 넘기는 장금.. 처음보는 조리법인지.. 관심있게 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엄마와 아버지랑 지내던 행복했던 어린시절의 모습이 생각나며
(3부 내용중 몽따주1 회상 2부 00씬)
장금은 콩나물을 가지고 하늘 천자를 만들고 있다.
박나인: (E) 그럼.. 내일부터 에미가 가르쳐 줄테니 그곳은 가지 마라.
(3부 내용중 몽따주2)
글을 가르치는 박나인.. 배우며 좋아하는 장금.
(3부 내용중 몽따주3, 2부 끝 내용 중)
박나인 : (E) 장금아.. 슬퍼 말아라.
박나인 : (E) 울지도 말고.. 포기도 말아라..
박나인 : (E) 아버지께서 니가 가는 모든 길에 있으실 거다. 내가 니가 있는 모든 곳에 있을거다.
회상에서 돌아오면.. 장금의 모습위로..
박나인 : (E) 장금아.. 최고상궁이 되어다오
하는 엄마의 말이 떠오르며.. 끝내 장금의 볼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지만..
슬픔보다는 가슴이 벅차올라서 일게다.
씬49 장금 처소(밤)
연생이 뾰루퉁해서는 앉아있는데.. 장금 들어온다.
연생 : (확 째려보며) 너 정말 너무해.
장금 : (보면)
연생 : 도대체 그게 뭔데? 내가 다쳤는데도 나가버린거야?
장금 : (그제서) 다쳤어? 어딜? 얼마나?
연생 : 치..
장금 : 어디 봐..
연생 : 됐어. 너 다시 봤어.
장금 : 왜애..
연생 : 나도 몰래 나가서는 뭘 찾고 찾더니 도망가고, 얘기도 안해주고!
하는데.. 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한상궁 들어온다.
장금과 연생.. 일어난다.
장금 : 마마님.. 무슨 일이십니까?
한상궁 : (낮고 무서운 톤으로) 장금이는 날 따라오너라.
장금 : 예?
한상궁 : 따라와..
하고 한상궁.. 나가면.. 장금.. 연생을 한 번 보고는 따라나가고..
연생이도 괜히 같이 따라나가는데..
한상궁 : (흘낏 뒤를 보다가) 연생이는 예 있구!
하면.. 연생.. 멈추고.. 장금과 한상궁.. 나가면..
연생 : 으이씨.. 왜 항상 나만 다 모르는거야..
씬50 퇴선간(밤)
정상궁, 최상궁, 금영이 모두 무거운 표정으로 있다.
이때.. 한상궁이 장금을 데리고 들어온다. 장금..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정상궁 : 어제 야참 번이었느냐?
장금 : 아닙니다.
정상궁 : 헌데.. 퇴선간엔 왜 왔느냐?
장금 : 금영이가 아픈 듯 하여 도와주려고..
최상궁 : 내 분명 그냥 가라고 하지 않았더냐?
장금 : ..예..
정상궁 : 금영이는 예서 분명 장금이를 본 것이 사실이냐?
금영 : .....예.
장금 : ......
금영 : 몸을 추스려 퇴선간에 나왔을 때 분명 장금이가 있었습니다.
장금 : ......
한상궁 : ......
최상궁 : .....
금영 : ......
정상궁 : 알았다. 금영이는 나가 있거라..
하면.. 나가는 금영.. 복잡한 표정이다.
정상궁 : (비단으로 싼 부적을 보인다) 이게 무엇이냐?
장금 : (뭔지 모르겠다) 모르겠습니다!
최상궁 : 네가 숨기고도 무엇인지 모른다 발뺌을 할 셈이냐?
장금 : (놀라)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옵니다. 저는 정말로 처음 보는 것이옵니다.
최상궁 : 허면.. 가라는 내 명을 어기고 퇴선간엔 왜 들어왔느냐?
장금 : ......
정상궁 : 왜 말을 못해?
장금 : ......
최상궁 : 어서 바른대로 대지 못하겠느냐?
장금 : ......
정상궁 : ......
한상궁 : (추궁과 간절한 시선으로) 어서 말을 하거라..
이건 네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될 중차대한 사안이니라
한상궁의 그런 시선을 보는 장금.. 장금 깊은 고뇌에 빠지는데 그 위로...
박나인 : (E) 수랏간 궁녀가 싫거나 최고상궁이 되지 않는다면
그 서찰은 뜯어보아서도 남에게 보여서도 이 모든 사실을 누구에게 얘기해서도 안 된다.
최상궁 : (E) 네 이년!
장금 : ......
최상궁 : 나인이 된지 얼마나 되었다고 겁도 없이 이런 망극한 일을 벌여!
장금 : ......
한상궁 : ......
정상궁 : 광에 가두고 물 한모금 넣지 말거라!
최상궁 : 예.
장금 : ......
한상궁 : ......
정상궁 : 그리고.. 최상궁은 금영에게도 일러
이와 관련된 어떠한 얘기도 바깥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거라!
최상궁 : 예.
씬51 수랏간 광(밤)
장금을 떠밀어 넣는 최상궁.
최상궁 : 토설(吐說)하기 전에는 물 한모금 대지 못할 것이다!
하고는 나가는 최상궁.
남은 장금..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상황인가.. 어이가 없는데..
그때.. 연생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연생 : (E) 너 뭐 찾았잖아! 금영이는 뭐 숨기구!
장금 : 그럼.. 금영이가!
놀라는 장금의 표정에서..
씬52 광 밖 일각(밤)
최상궁 가고 있는데.. 금영이 기다리고 있다.
최상궁 : (금영을 보고는) 일을 그리 허술하게 하여 어쩌자는 것이냐!
금영 : .....
최상궁 : 다행히 장금이가 걸려들었으니 너는 이 일에 관하여 누구에게 어떠한 말도 해서는 안된다.
금영 : ..예..
최상궁.. 가고..
남은 금영.. 장금이 갖힌 광을 본다.
씬53 주자헌(밤)
심각하게 앉아 있는 정상궁,한상궁,최상궁.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한상궁 : (조용히 입을 떼는데) 어찌 하실 요량이십니까?
정상궁 : ......
최상궁 : 다행히 한상궁이 발견하여 아는 이는 우리뿐입니다.
정상궁 : ......
최상궁 : 허니.. 조용히 장금이를 처단하신다면 큰 소란은 없을 겁니다.
한상궁 : 처단이라니요?
최상궁 : 허면 이대로 그냥 넘어가자는 말이요?
한상궁 : ......
정상궁 : 우선은 장금이가 입을 열도록 해야한다.
최상궁 : 열든 안 열든 일은 분명한 것입니다. 궁(宮)에 가끔 방자사건이 있긴 하나
그건 후궁처소에서나 있는 일입니다. 감히 대전 퇴선간에..
정상궁 : 그러기에 배후가 누구인지 일이 어찌된 것인지는 알아야한다.
최상궁 : ......
한상궁 : ......
정상궁 : 너희 둘도 내 허락 없이는 장금이가 있는 광에 가서는 안된다!
최상궁 : ......
한상궁 : ......
씬54 광(밤)
장금이 생각에 잠겨있다. 그위로..
(24씬중)
금영을 붙잡아 다시 누이려는데.. 금영.. 다시 획 뿌리쳐서는 장금이 나자빠진다.
금영 : 나가! 나가라구! 나가!
(26씬중)
장금 : ..최상궁마마님께 말씀은 드렸어?
창이 : 최상궁마마님도 똑같으셔. 너무 아프니.. 의녀를 부를까요? 했더니 됐다! 달랑 이 한마디셔!
(46씬중)
연생 : 너 뭐 찾았잖아.. 금영이는 뭐 숨기구..
생각하는 장금 뭔가 이상하기는 하지만 증거는 없다. 또 그위로..
박나인 : (E) 남에게 보여서도.. 이 모든 사실을 누구에게 얘기해서도 안 된다.
머리만 복잡한 장금의 표정.
씬55 최상궁의 처소(밤)
금영.. 역시 혼자 앉아 복잡한 머리를 어찌 할줄 모르고 있는데.. 최상궁.. 들어와 앉는다.
금영 : ..장금이는 어찌되는 것입니까?
최상궁 : 빠른 시간 안에 조용히 처단토록 해야지.
금영 : ..마마님!
최상궁 : 왜?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느냐는 말을 하고싶으냐?
금영 : ......
최상궁 : 그렇게까지 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그리 해야하는 것이다. 이유를 설명해야겠느냐?
금영 : ..아닙니다.
최상궁 : 그러기에 이런 일은 한치의 틀림도 없어야 하는게다.
금영 : (괴로운데)
씬56 광(밤)
장금 불안하고 초조하게 있는데 광문이 열린다.
장금 일어나 보면 한상궁이 들어온다.
조용히 광문을 닫는 한상궁. 그리고는 장금의 앞에 묵묵히 선다.
장금을 뚫어지게 보는 한상궁.
장금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데..
한상궁 : 니가 그랬느냐?
장금 : ..아닙니다. 절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한상궁 : 그럼.. 그 날 퇴선간엔 왜 갔어?
장금 : ......
한상궁 : 왜 갔느냐고 묻질 않느냐?
장금 : ......
한상궁 : 입을 다물수록 네 처지는 어려워진다.
장금 : ......
한상궁 : 내게만이라도 말을 하거라.. 왜 갔느냐!
장금 : ..마마님.. (불러놓고는 망설이는데) ..실은..
한상궁 : ......
하는데.. 정상궁이 들어온다.
정상궁 : 한상궁! 이곳 출입은 나 이외는 안 된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
한상궁 : ..송구하옵니다.
정상궁 : 썩 나가!
한상궁.. 안타깝게 나가고..
정상궁 : (장금에게) 이번 일은 니가 수랏간에서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버릴 수 있는 큰 일이다.
장금 : ......
정상궁 : 내일 아침 들를 것이니 잘 생각하여 얘기를 하거라.
장금 : ......
정상궁.. 나가고..
씬57 사옹원 앞(아침)
최판술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서성이고 있는데.. 최상궁이 온다.
최상궁 : 오라버니.
최판술 : (주위를 살피더니 기대에 찬) 어찌 되었느냐?
최상궁 : 잠시 저를.. (따라 오라는 듯 눈짓을 보이면)
최판술 : (걱정스런)
씬58 은밀한 일각(아침)
놀라는 최판술의 표정
최판술 : (놀란) 뭐야? 아니.. 어쩌다가..
최상궁 : (OL) 너무 걱정은 마십시오.
최판술 : ......
최상궁 : 수랏간 일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 부적만 다시 주신다면..
이번에는 실수 없이 일을 끝낼 것이옵니다.
최판술 : ......
최상궁 : 그리고..
최판술 : ..
최상궁 : 오대감에게는 이 사실을 고하지 마세요.
최판술 : ..알았다.
씬59 사옹원 앞(낮)
이번에는 정상궁과 덕구가 만나고 있다.
덕구 : 최고상궁마마님께서 어인일입니까? 최고상궁마마님이 되시고 나서부터는 저도 안 찾으시고
소리도 안 하시고 저는 바깥 얘기 떠들 데가 없어 몸살이 날 지경입니다요..
정상궁 : (낮고 은밀하게) 나 좀 보게나.
하고는 정상궁.. 가면.. 덕구.. 긴장하여.. 따라간다.
씬60 은밀한 곳
덕구.. 이미 뭔가 들통났다 생각하고는..
덕구 : 그게.. 사실은.. 제가 궁녀들에게 팔려고 해서 판 것이 아니고
하는데.. 정상궁이 비단에 싼 부적을 덕구에게 주며..
정상궁 : 부적일세!
덕구 : ....예?
정상궁 : 자네. 이 길로 점바치에게 가서 이 부적이 무엇을 방자하는 것인지 알아보게.
덕구 : ......
정상궁 : 물론 아무도 알아서는 안되네. 알겠는가?
덕구 : 예.. 마마님..
씬61 점바치의 집 외경(낮)
그위로..
덕구처 : (E) 예?
덕구 : (E) 예?
씬62 점집 안
점바치가 하나 있고.. 놀란 눈으로 있는 덕구와 덕구처.
덕구처 : 아니.. 이게 정말.. 중전마마의 사주예요?
점바치 : (고개를 끄덕이면)
덕구 : 수태하신 왕자마마를 공주마마로 바꾸는 부적이구요?
점바치 : 그렇다니까.
덕구처 : 아니..누가 그런 몹쓸 짓을?
덕구 : 그러게 말야!
점바치 : 아무튼 얼른 들고 가게. 괜한 것을 들고 와 괜한 일에 연루시키지 말고 얼른 가!
덕구 : 괜한 일이라닙쇼?
점바치 : 여기는 반가(班家)의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일세.
괜히 이런 것이 이 집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낭패를 볼 수가 있어!
덕구 : (겁나고)
덕구처 : (겁나고)
씬63 덕구네 방
부적비단을 방 한가운데 덩그마니 놓고는 둘이 떨어져 앉아있다.
덕구처 : 얼른 챙겨둬.
덕구 : 싫어.. 당신이 챙겨둬.
덕구처 : 내일 정상궁마마님께 전해드릴 사람이 당신 아냐. 빨리 넣어둬.
덕구 : 싫어.
덕구처 : 으이.. 증말! 이런 건 왜 받아들고 와 가지고..
아무튼 당신 의금부에 끌려가도 나는 모르는 사람이다.
덕구 :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덕구처 : 사식은 넣어줄게.
덕구 : (으이구 하는 표정)
씬64 궁(宮)일각
덕구가 정상궁에게 얼른 전해주며..
덕구 : 무슨 일 나도 저는 받은 적 없습니다요.
정상궁 : 그게 무슨 소리야?
덕구 : 주셔도 이런 걸 주십니까요?
정상궁 : ......?
덕구 : (주변을 보고는 낮게) 수태하신 중전마마의 아기씨를 사내에서 계집으로 바꾸는 부적이랍니다.
정상궁 : (경악한다)
씬65 주자헌 (낮)
생각하는 정상궁.
씬66 광(낮)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장금은 벌써 몰골이 말이 아니다.
씬67 내금위 집무실(낮)
정호 서책을 탐독하다가는.. 책을 덮고는 시간이 된 듯..
문득 품속에 넣은 삼작 노리개를 꺼내 유심히 들여다본다.
씬68 대전으로 들어가는 문 근처
민정호가 대전으로 들어가는 길인데.. 대전문의 옆 뒷쪽으로 있는 퇴선간 쪽을 잠시 보는데..
이때.. 연생이 한상궁을 졸졸 따르며 얘기하고 있다.
연생 : 마마님.
한상궁 : ..
연생 : 마마님이 장금이를 데리고 간 이후로 장금이가 며칠 째 처소에 안 들어옵니다.
한상궁 : ..
연생 : 마마님.. 장금이는 어디에 있사옵니까? 어딜 보내셨습니까?
한상궁 : 정상궁마마님께서 심부름 보내셨다.
하고는 가는데..
연생 : 아닙니다. 정상궁마마님께서는 마마님께서 어딜 보냈다하셨습니다. 어디갔습니까?
한상궁 : 어허! 나는 모른대두!
대화를 들은 정호.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씬69 주자헌
최상궁 닦달을 하듯 정상궁에게 말을 하고 있다.
최상궁 : 장금이를 광에 가두고 물 한 모금 대질 않은 지 벌써 엿새가 되가고 있습니다.
정상궁 : ......
최상궁 : 퇴선간에서 장금이를 본 사람이 있습니다.
더구나 장금이가 입을 다물고 있다는 건 장금이가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니옵니까.
정상궁 : ......
최상궁 : 마마님께서 신중하게 판단하시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오나..
정상궁 : ......
최상궁 : (제법 걱정을 하는 마냥) 마마님.. 시간을 놓쳐 바깥에 새나가기라도 한다면..
일이 겉잡을 수 없습니다. 속히 내규대로 처단하셔야 합니다.
정상궁 :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리 말하는 최상궁이 더 미덥지를 못하고)....
씬70 주자헌 밖
경악하는 표정의 연생.
씬71 주자헌
최상궁 : 내규대로 죽음으로 그 죄를 물어 마땅한 줄 아옵니다.
정상궁 : ......
최상궁 : 무엇 때문에 처단을 늦추시는 것이옵니까?
정상궁 : .....
씬72 광 밖 + 안(낮)
연생이 광 앞에 눈치를 살피며 온다.
그리고는 광문을 살살 두드리더니..
연생 : (살살 부르는) 장금아..장금아..
초췌한 모습에 힘이 쫙 빠진 장금.
연생의 소리가 들리자 문 앞으로 간다.
연생 : 장금아.. 장금아!
장금 : (E) 연생...연생이니.
연생 : 장금아.. 나야 연생이.. (울컥) 어..어떻게 된거야 장금아..
장금 : ......
연생 : 어떻게 된거야? 왜 말을 안 해? 넌 뭘 숨긴 게 아니고 찾은 거였잖아!
작은 서첩같은 거.. 숨긴 건 금영이고..
장금 : ......
연생 : 장금아..
장금 : ......
연생 : 장금아.. 너 말 안하면 죽을지도 모른대.. (울어버리는)
장금 : .....!
연생 : 말해야 해.. 알았지? 말해 장금아..응?
장금, 너무 힘이 없고 눈물이 말라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그 위로 지난날들이 떠오르는데..
천수 : (E) 애비가 이제는 됐다 할 때까지 아비가 군관이었다는 걸 어느 누구에게도 얘기해서는 안된다.
만일 그리하면..
장금 : (E) 아부지랑 저랑 어머니랑 모두 죽습니다.
끌려가는 천수, 장금을 돌아보며 ‘장금아’ 소리지르면..
보는 장금의 얼굴
장금 : 아버지! 아버지!
천수에게 달려드는 장금 밀치는 어른들 틈새에 나뒹굴어 진다.
천수, 그런 장금을 보자 사람들을 때려눕히고 장금에게 오려는데..
느닷없이 천수의 목에 들이대지는 창. 보면.. 그새 나타난 군졸들이다.
천수, 다시 장금을 본다.
장금.. 경악하며 ‘아버지’ 소리를 지르고.. 사람들은 다시 천수를 에워싸고.. 끌려가는 천수..
눈물이 울컥 쏟아지는 장금. 다시 그 위로..
박나인 : (E) 수랏간 궁녀가 싫거나 최고상궁이 되지 않는다면 그 서찰은 뜯어보아서도..
남에게 보여서도.. 이 모든 사실을 누구에게 얘기해서도 안된다.
흐느끼는 장금.. 어머니.. 아버지 모두 그립다..
자신도 곧 어머니 아버지를 따라 갈 것만 같은데..
장금 : 연생아! 연생아! 나 말할 수 없어!
하는데.. 밖에 연생은 이미 없다.
씬73 퇴선간 번 대기방(낮)
최상궁 금영을 앉혀놓고는
최상궁 : 오늘은 실수가 없어야한다.
금영 : ..예..
최상궁 : (부적을 건네주려는 참인데)
한상궁 : (E) 금영이 안에 있느냐?
하면 놀라.. 최상궁.. 얼른 부적을 숨기고.
순간 문이 열리고 한상궁이 들어오는데.. 최상궁과 바짝 굳어버린 금영.
한상궁, 그런 금영을 보다가
한상궁 : 금영이는 조용히 나를 따르너라.
금영 : .....?
최상궁 : 무..무슨 일이오?
한상궁 : ......
씬74 광(낮)
장금과 연생 앞에 정상궁이 위엄있게 서 있고.. 연생 겁을 먹은 얼굴로 서있다
한상궁이 들어오고 뒤따라 금영, 최상궁 들어온다.
최상궁.. 분위기를 살피며 불안한.. 금영 역시 불안한..
최상궁 : 무슨 일입니까?
정상궁 : (연생에게) 그 날 본 것을 빠짐 없이 고하거라.
최상궁 : .....?
금영 : (불안)
연생 : (옅게 떨면서) 장금이가 자꾸 야참 번을 바꿔서는 게 이상하여 그 날은 제가 뒤를 밟았습니다.
금영 : (섬뜩)
최상궁 : ......
연생 : 뒤..뒤를 밟아보니 퇴선간이었고.. 장금이는 장금이는 어딜 갔는지 안 보였습니다.
장금 : ......
한상궁 : .....
연생 : 혹시나 퇴선간을 몰래 보니..
금영 : ......
최상궁 : ......
연생 : 그..금영이가, 금영이가 있었습니다.
정상궁 : 분명 금영이라 하였느냐?
연생 : 네.. 네 마마님.
최상궁 : (다급해선) 네 이년! 바른대로 고하거라.
연생 : 분명 금영이가 뭔가를 서까래 위에 올리고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최상궁 침착하려 애쓰고.. 금영 역시 침착하려 애쓰는데..
금영의 가늘게 떨리는 손끝의 모습이 보인다..
한상궁은 그런 최상궁과 금영을 묵묵히 보고 있는데..
정상궁 : (금영에게) 장금이를 보았다 하였다. 맞느냐?
금영 : ......
한상궁 : (연생에게) 장금이도 보았느냐?
연생 : ..네..
장금 : ......
한상궁 : ......
연생 : 장금이는 금영이가 나간 이후 퇴선간엘 들어왔습니다.
헌데 장금이는.. 뭘 숨긴 게 아니고 뭘 찾고 있었습니다.
정상궁 : 뭘 찾고 있었다?
연생 : 네 마마님.
정상궁 : 무엇이냐?
연생 : ......
한상궁 : 뭘 찾았느냐?
연생 : ..모..모르옵니다.
최상궁 : (버럭) 네 이년.. 지금 이게 어떤 일인지 알고 거짓을 고하는 것이냐?
연생 : (화들짝) 거짓이 거짓이.. 거짓이 아니옵니다.
정상궁 : (연생을 유심히 보고)
최상궁 : 그럼 뭘 찾았느냐?
연생 : ..(장금 눈치를 슬슬 보는데)..
장금 : ......
정상궁 : 뭘 찾았느냐?
연생 : 그 날은.. 못 보았고..
장금 : ......
정상궁 : 허면?
연생 : (장금 눈치를 보다가) 작은 서첩같은.. 자세히는 보지 못했습니다.
최상궁 : (연생 노려보는) 네.. 이년!
한상궁 : ......
최상궁 : 마마님. 저년이 장금이와 한 방에 있어 어설픈 동무애를 보이나봅니다.
연생 : 아니옵니다.
정상궁 : (장금과 금영을 번갈아 보는데)
최상궁 : 거짓이옵니다. 그날 금영이는 퇴선간 번이었기에 당연히 퇴선간에서 일을 하였습니다.
일을 한 것을 보고 무엇을 숨겼다 거짓을 고하는 것이옵니다.
연생 : 아닙니다.
최상궁 : 허면.. 장금이는 왜 며칠을 퇴선간 번을 바꾸었으며..
찾은 것은 무엇인지 고하지를 못하는게야?
연생 : 그건.. 사실.. 저도 잘 모르기 때문에..
최상궁 : 앞뒤가 안 맞지 않느냐?
정상궁 : (장금에게) 다시 묻겠다.. 네가 찾은 것이 무엇이냐?
장금 : ......
최상궁 : 보십시오. 마마님..
정상궁 : (생각하다가) 한상궁은 장금이와 함께 금영이도 가두어라
금영 : (놀라고)
최상궁 : 마마님.. 그게 무슨 천부당한 말씀입니까?
정상궁 : (무시하고) 그리고.. 연생이와 최상궁은 나를 따르라. 장금이의 방을 뒤져봐야겠다.
장금 : ......
나가버리는 정상궁. 연생.. 장금을 한 번 보고는 나가고..
최상궁 금영이를 보는데.. 금영.. 담담한 체 하고..
씬75 장금 처소(낮)
연생과 최상궁이 방 이곳저곳을 마구 뒤지고 있다.
정상궁은 보고있고.. 한상궁 들어온다.
한상궁 : (정상궁에게) 찾았습니까?
최상궁 : 찾긴 뭘 찾습니까? 아무것도 없습니다.
연생 : (계속 찾으며) 분명 장금이가 찾았습니다.
최상궁 : (연생에게) 네 이년!
연생 : (울어버리는) 분명 서첩같은 것이었습니다.
하고는 우는데..
정상궁.. 한상궁.. 최상궁.. 보고..
씬76 최상궁 처소 앞(낮)
최상궁 급히 들어오더니..
최상궁 : 홍아.. 홍아..
홍이 : 예.. 마마님.. 찾으셨습니까?
최상궁 : 내가 서찰을 하나 써줄터이니 급히 오라버니댁에 다녀오너라
홍이 : 예.
하고는 방으로 들어가는데.. 그런 그들을 보는 한상궁.
씬77 최판술의 방(낮)
판술과 홍이 있는데..
판술 : (서찰을 보고는) 이런..이런.. (하고는 밖에다가) 밖에 집사 있는가?
집사가 얼른 들어온다.
집사 : 예.. 대방어른.
판술 : 오대감댁으로 갈 것이다. 자비를 놓거라.
집사 : 예.
판술, 인상을 쓰고..
씬78 광(낮)
장금과 금영 초췌하게 앉아있다.
가녀린 햇살 한줄기가 장금과 금영의 사이를 가르고 있을 뿐 눈빛도.. 말도.. 오가지 않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장금이 몸을 돌려 금영을 본다.
장금 : (본다)......
금영 : .....
장금 : ..금영아..
금영 : (본다).....
장금 : ..니가 했니?
금영 : .....
장금 : .....
금영 : 아니. 난 하지 않았어. 니가 했지!
장금 : ......
씬79 수랏간(낮)
정상궁.. 조용히 일을 하는데.. 깊은 생각에 빠져있고..
한상궁과 최상궁도 말없이 일만 하고 있는데..
뭔가 아주 무거운 분위기가 이들을 짓누르고 있다.
연생도 일은 하고 있는데.. 한상궁이나 최상궁의 눈치를 살피며 불안한 얼굴이다.
이를 유심히 보고 있는 조방과 영로.
연생을 슬쩍 잡아끄는 조방. 끌려가는 연생.
수랏간 구석으로 연생을 데리고 온 조방과 영로.
연생 : 왜 그래요?
조방 : (연생을 똑바로 보면)
연생 : (시선을 피하고)
영로 : 너 뭔가 알고있지?
연생 : 아무것도 몰라요.
영로 : 장금이는 며칠 째 안 보이고 이젠 금영이도 안보여. 더군다나 마마님들 분위기도 이상하고..
뭐야? 왜 그런 거야?
하는데.. 연생이 안쪽을 보자.. 정상궁.. 뭔가 결심을 한 듯 하던 음식을 놓고는 나가고..
그런 정상궁을 최상궁과 한상궁이 본다.
영로 : 뭐냐구?
연생 : (그런 상궁들을 보자) 모른다니까..
하고는 도망을 가버리는데..
조방과 영로, ‘뭔가 있는데..’싶고..
씬80 광(낮)
장금과 금영 여전히 그대로 갈라서 앉아있다.
각각 생각에 잠긴 채..
순간 광문이 열리면서 정상궁이 들어온다.
정상궁 : 마지막으로 묻겠다.
금영 : ......
장금 : ......
정상궁 : 말을 할테냐?
금영 :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장금 : ......
정상궁 : 알았다. 그럼 할수 없지. 내일 의금부로 보낼 것이니.. 그리 알거라!
장금 : (놀라고)
금영 : (역시 놀라) 마마님! 저는 죄가 없습니다..
정상궁 : 의금부에서 밝혀질 것이다.
하고는 나가는 정상궁. 장금과 금영.. 둘다.. 두려운데..
씬81 주자헌(낮)
정상궁, 한상궁, 최상궁 심각하게 있는데..
최상궁 : (사색이 되선) 의금부라니요?
정상궁 : ......
최상궁 : 아니됩니다.
한상궁 : ......
최상궁 : 다른 곳도 아니고 대전 퇴선간에서..
더구나 중전마마의 산달을 얼마 남기지도 않고 나온 망측한 부적입니다.
정상궁 : 최상궁은 부적이 중전마마의 출산과 관련된 것이라는 걸 어찌 아는가?
최상궁 : (당황.. 허나 바로 둘러대며) 출산과 관련됐다는 건 모릅니다.
다만.. 산달이 얼마 남지 않아 예민한 때가 아니옵니까?
이는 역모로 몰릴 수도 있는 막중한 일이옵니다.
정상궁 : 허니 사실을 밝혀야지!
최상궁 : 아니되옵니다.
정상궁 : ......
한상궁 : ......
최상궁 : 이는 두 아이의 문제가 아니옵니다. 배후를 캐기 위해 마마님은 물론이고..
저와 한상궁 그리고 수랏간 나인들이 모두 초죽음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정상궁 : ......
한상궁 : ......
최상궁 : 마마님..
정상궁 : ......
최상궁 : 수라간이 쑥대밭이 되옵니다.
한상궁 : ......
정상궁 : 그래도 할 수 없다.
최상궁 : 마마님..
씬82 광(낮)
장금과 금영.. 이젠 앉아 있을 힘도 없는지 누워있다.
입술이 말라버린 장금..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며 마른 눈물 한줄기가 볼을 타고 흐른다.
금영 역시.. 초췌해져서는 눈물 한방울이 흐르고..
씬83 최상궁 처소
최상궁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르고 앉아있다.
순간 벌떡 일어나 나간다.
씬84 정상궁 처소
정상궁 앞에 앉아있는 한상궁. 한상궁 정상궁을 묵묵히 보면..
한상궁 : ..꼭..그리 하셔야 합니까?
정상궁 :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한상궁 : ..연로하신 마마님께는 크나큰 고초일겁니다.
정상궁 : 네 걱정이나 하거라..
한상궁 : ......
정상궁 : ......
씬85 광 앞
한상궁이 장금을 부축한 채 나오고 있다.
금영은 아직 혼자 걸을 수는 있어.. 나오고.. 앞에서는 정상궁이 기다리고 있다.
정상궁 : 지금 이 길을 떠나면 바로 의금부로 가게 된다.
금영 : ......
장금 : ......
정상궁 : 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묻겠다. 누구든 대답을 하거라 퇴선간에서 무엇을 하였느냐?
금영 : ......
장금 : ......
흔들리는 장금의 눈빛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