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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호미숙-자전거랑 디카랑[호미호미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호미숙 호미호미
호미숙 자전거 예찬-2009. 3. 3
이틀간의 휴식을 뒤로 하고 오늘은 모처럼 다시 장거리 라이딩을 계획했지만 이런! 날씨를 챙기지 않은 불찰로 집안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자전거 예찬론이나 펼치려합니다 제가 처음 자전거를 배우게 된 동기는 초등학교 2학년 시절 9살 때였습니다. 위로 오빠가 넷이었던 저로선 오빠들 틈에 자라 뭐 7남매 막내딸이지만 엄마 일손 돕기보다는 사내처럼 밖으로 뛰어 놀기를 좋아했지요. 게다가 아버지를 무척 따랐기에 들로 산으로 큰 지게를 지고 아버지 쫓아 다녔답니다. 충청도 깡촌의 우리 고향엔 겨우 14집 밖에 안 되는 작은 촌락이었지요. 어느 날 짐받이가 달린 자전거를 사 오신 아버지께서 자전거 타는 모습이 멋져 보여 땡깡을 부려 태워달라고 했었고 결국 배우게 되었답니다. 여아에다 9살이 무슨 자전거를 배우겠다고 얼마나 응석을 부렸는지 아버지께서 결국 허락하셨지요. 큰 자전거는 끌기에도 벅찰 정도이었는데도 밀고 끌고, 처박고 ㅎㅎ 그러길 여러 차례, 하나하나 순서대로 배웠지요 핸들 잡고 페달만 돌리면서 자전거를 굴렸지요 제법 큰 자전거를 끌고 다닐 정도 되니 프레임 속으로 발을 넣어 이상한 포즈로 자전거를 탔지요. 어머니께서는 여자가 자전거 탄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높은 안장에 올라 페달을 밟으려니 발이 닿아야 할 말이지요 ㅋㅋ 아버지와 오빠들이 밀어주고 뒤에 태워주기를 여러 차례 시간만 나면 저는 자전거에 붙어살았지요. 안장 높이 때문에 제대로 탈 수 없어서 삐딱빼딱이면서 타는데 어느 정도 거리를 달릴 수 있었답니다 대신 안장이 높아 올라타기는 어려웠지요. 이젠 크랭크암 연결된 곳에 한발 딛고 오르기를 배웠지요 드디어 혼자서도 자전거를 타게 된 겁니다 신작로를 달려보니 날아갈 듯 기뻤지요. ㅎㅎ 문제는 정차를 제대로 못하는 거였습니다. 달리다 브레이크 잡으니 보나마나 옆으로 꽈당 ㅎㅎ 무릎 높이의 언덕이나 무슨 물건이 하나라도 있어야만 내리곤 했지요 한두 달 걸쳐 배우게 되니 내릴 때는 폴짝 뛰어 내려 탈 수 있었답니다. 그렇게 자전거와 인연이 되어 아버지가 들로 나가실 때면 뒤에 타고 가서 아버지 일손은 하나도 안 돕고 일하시는 동안 내내 자전거만 타고 다녔지요 그렇게 초등시절을 보내고 중학교 입학 후엔 8km 20리 길을 다녀야 했는데 하루 4번 다니는 마을버스 타는 것은 정말 싫었거든요 ㅎ 그래서 자전거 선물을 받았지요. 그때도 짐받이가 있는 자전거였어요. 우리 동네 중학생이 6명이었는데 저만 자전거를 갖게 되었지요. 친구들 책가방을 짐받이에 잔뜩 싣고 다녔답니다. 친구들은 20리 길을 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녔거든요 씩씩대고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 내리막에 달릴 때면 정말 신났거든요. 지나가는 자동차가 일으키는 흙먼지를 뒤집어쓰지 않으려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요. 좁은 논두렁 밭두렁도 비틀거리며 잘만 달렸답니다. 중학시절에는 그렇게 자전거로 통학을 하면서 사내친구들과 자전거 경주를 하곤 했지요.결코 남학생들에게 뒤지지 않았을 정도 실력이었답니다. ㅋㅋ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중학 1년 2학기 때부터 공부에 열중하라고 학교 근처에 자취집을 마련해주시는 바람에 자전거는 집에 압수당했지요. 방학이나 되어야 집에 들러 자전거를 타곤 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이젠 제게 자전거는 추억 속의 하나였을 뿐이었습니다. 결혼 후 두 아들을 키우며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사주게 되면서 맞벌이는 하는 관계로 자주는 못 타도 가끔 함께 타곤 했었지요. 그러다 새 자전거를 두 아이에게 사주었는데 일주일도 안 되어 두 대를 동시에 잃어버리고 나서 7년 동안 자전거를 사주지 않았지요. 그렇게 자전거를 30년을 거의 완전히 잊고 지냈었습니다. 지난 해 2008년 2월 국궁을 하러 남산까지 다니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엇보다 저는 운전면허가 없어서 택시로만 다녔는데 교통비가 만만치가 않았지요. 1월부터 건강유지를 위해 등산 장비를 마련하고 몇 번의 홀로 등산을 했었습니다. 남산의 활터가 아닌 천호동에서 가까운 구리시 활터로 연습을 하러 다니는데 차로 이동하지 않고 도보로 가곤했습니다. 한 시간 넘게 걸어가 두 시간 연습하고 다시 아차산과 용마산을 등산하고 집에 귀가하면 하루 꼬박 8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도저히 비생산적이란 생각이 들어 마실용 자전거를 구입하게 되었지요. 바로 첫 애마 SAAB 미니벨로였지요. 도보로 가면 시간이 한참 걸리던 것을 15분도 안되어 바로 도착하더라고요. 그렇게 자전거와 새로운 인연이 되어 만 1년이 지났습니다. 큰아들의 군 입대와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아들이 군에서 힘들게 훈련받는 만큼 엄마는 자전거로 타겠다고 혼자 다짐했거든요 지금 자전거를 어느 정도 이용하는가 하면요 ㅎㅎ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모든 이동수단은 자전거로 바뀌었다지요. 택시로 이동하던 남산 활터정도야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주행하고 있고요 시간만 나면 자전거 페달을 밟아 한껏 길 위를 날아다니고 있답니다. 1년 주행 거리가 1만키로 하고도 700키로 랍니다 가장 추웠던 올 1월과 2월에는 사고도 있었고 해서 많은 주행을 못했지요. 자전거를 타고 좋아진 것은 말로 다 어찌 표현하겠습니까. 첫째도 둘째도 건강해진 것이지요. 보름 전에 종합건강진단을 받았어요. 검사결과야 흡족하지요 담당하신 분 말씀이 모든 건강이 정상이라고 하고 전문적 운동선수처럼 근육량마저 상당하다고 하네요. 비용절감 택시로 이동했을 때는 한 달 몇 십 만원씩 교통비로 길에 뿌리고 다녔지요 지금은 자전거랑 함께하는 데는 자전거 준비자금만 들었고요 자전거 복장 사실 멋모르고 이것저것 구비를 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안전장비(헬멧,전조등,후미등,장갑,마스크,버프)를 갖춘 뒤 자전거 복장에는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지요. 꼭 쫄티에 쫄 바지 안 입어도 자전거는 탈 수 있습니다. 대신 크랭크에 걸리지 않을 정도 좁은 바지를 입어주면 좋고요 장거리 이동시에는 흡수력과 통기성이 있는 옷이면 어떤 것이든 좋습니다. 여행의 시작 자전거를 타지 않았을 땐 여행다운 여행을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는 한 못했을 정도였지요. 국궁 전국대회를 다니면서 지방을 다녔어도 오로지 경기를 위한 여정이었기에 시간을 넉넉하게 여행을 한 번 못했거든요 자전거를 타면서 하루 100여키로 장거리라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게 되었지요. 사진의 재발견 자전거여행과 동시에 또 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진이었습니다. 초보 사진기술이지만 멋진 풍경을 담아 오며 그날그날 하루를 정리 했습니다 고스란히 나에게 남은 자전거 궤적은 바로 사진과 여행기로 기록되었지요. 아이들과의 대화 엄마가 자전거를 타고 아이들에게도 함께 자전거 타기를 권해보니 아이도 무척 좋아했고 아이와의 벽이 없는 소통의 수단이었지요. 자전거 정책에 관심 자전거 복장하고 타는 동호회 분들이 처음엔 무슨 아마추어 선수들인 줄 알았을 정도였는데 알고 보니 그분들은 취미로 레저용 자전거를 타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사람 중 한사람이 되었고 무엇보다 자전거 도로에 대한 여러 문제점을 실제로 느끼고 체험했습니다. 사진기 들고 다니면서 불편함을 사진고발 형식으로 글을 올리고 민원도 넣었지요. 지금은 서울시 자전거시민패트롤 대원이 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1년 전 저의 모습과 너무 다른 모습이지요. 정적인 국궁과 글쓰기만을 추구했었는데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자전거 거창하게는 지구 온난화방지 지구 살리기의 일환이겠지만 이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아도 소소한 행복들이 있는 자전거입니다 좁은 골목길을 달릴 수 있고 걷는 사람들과 함께 달릴 수 있는 것도 바로 자전거이기에 화려하지도 않고 고급이 아니라도 자전거의 두 바퀴만 굴러가면 세상을 드넓게 펼쳐 볼 수 있고 내안의 행복을 충전하기에 좋은 필수품이라 생각합니다. 어느덧 자전거 예찬론자가 되어 자전거 홀릭에 빠진 호미 아짐이랍니다 저와 같이 자전거 함께 타시지 않겠어요?? 용기를 내어보세요 순간 새로운 세계가 열릴 거예요 스쳐지나가는 액자 속 풍경을 보는 자동차가 아닌 가슴으로 자연을 감동!!! 그 자체를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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